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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은하철도 999가 토성에 가면 몇 시간을 머물러야 할까

하루 약 10시간…자기장 회전축-행성 자전축 일치해 자전주기 관측 어려워

2019.09.09(Mon) 10:45:50

[비즈한국] 이제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 도착하게 됩니다. 체류시간은 지구 시간으로 16일입니다. 이번 정차 역은 타이탄!” -‘은하철도 999’ 제3화 ‘타이탄의 잠자는 영웅’에서 

 

어릴 적 만화영화 한 편으로 인해 우주라는 낯선 세상을 만났다. 증기기관차 모양의 하이 테크놀로지 우주 기차를 타고 기계 몸을 찾으러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소년의 모험을 담은 ‘은하철도 999’다. 

 

이 만화 영화 시리즈에는 한 가지 재미있는 설정이 있다. 은하철도가 어떤 행성의 정거장에 정차하면 그 행성의 딱 하루에 해당하는 시간만큼만 정차를 한다. 그래서 그 행성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 돌아온 주인공 철이와 메텔은 항상 머무르는 행성에서의 하루가 끝나기 직전, 겨우 정거장으로 돌아와 다시 우주로 출발하는 열차에 아슬아슬하게 올라타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만약 실제로 우주를 여행하는 은하철도가 있다면, 은하철도 관리국에서 열차의 운행 시간표를 짤 때 가장 난감한 곳이 하나 있을 것이다. 바로 우리 태양계의 아름다운 가스 행성, 토성이다. 

 

은하철도 999가 토성에 정차한다면, 대체 몇 시간을 머물러야 할까?

  

# 우리는 아직 토성의 하루 길이를 모른다

 

만약 은하철도가 토성에 가게 된다면 얼마 동안 체류해야 할까? 토성에서의 체류 시간을 정하려면 토성의 하루의 길이가 정확히 몇 시간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우리는 아직 토성의 하루가 정확히 몇 시간인지를 모른다. 

 

태양계 안쪽에서 궤도를 돌고 있는 수성이나 금성, 지구, 화성과 같은 암석 행성은 상대적으로 그 하루의 길이를 알기 쉽다. 딱딱한 고체 행성이기 때문에, 그냥 간단하게 행성의 표면이 얼마의 시간을 주기로 한 바퀴씩 자전하는지를 재면 된다. 우리 행성 지구의 정확한 하루의 길이는 24시간이 조금 안 되는, 약 23시간 56분 4초 정도다. 즉 지구를 방문한 은하철도는 23시간 56분 4초 동안 체류해 있다가 지구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태양계 외곽의 거대한 가스 행성은 그 자전 주기를 알기가 훨씬 까다롭다. 표면이 딱딱한 고체가 아니고 두꺼운 구름으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또 빠르게 부는 바람으로 인해 구름 역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겉에서 봤을 때 구름이 움직이는 속도와 두꺼운 구름에 감싸여 숨어있는 행성 중심의 딱딱한 고체 핵이 자전하는 속도는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목성이나 토성처럼 두꺼운 구름으로 뒤덮인 가스 행성의 자전 주기를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 행성의 자기장을 활용한다. 

 

지구를 비롯한 많은 행성들은 그 중심에 많은 금속 물질을 머금은 핵을 품고 있다. 이런 거대한 금속 덩어리가 제자리에서 자전을 하면, 그 주변에 강한 자기장이 형성된다. 우리 지구의 자기장도 이렇게 발생한다. 그리고 행성이 돌아가면서 그 안의 핵이 함께 자전하면, 핵에 의해 만들어진 행성의 자기장도 함께 자전한다. 

 

태양계 행성들의 자전축이 기울어진 각도와 자전하는 속도를 비교해 보여주는 영상. 정지한 것처럼 아주 느리게 자전하는 수성과 금성에 비해 좀 더 빠르게 도는 지구와 화성, 그리고 훨씬 더 빠르게 자전하는 외곽 가스 행성들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다. 영상=Dr. James O'Donoghue using NASA imagery

 

그런데 자기장이 돌아가는 자기장의 회전축과 실제 행성이 자전하는 자전축은 조금씩 틀어져 있다. 또 행성 중심의 핵이 어떤 속도와 방향으로 틀어져 돌면서 자기장을 형성하는지에 따라 실제 행성의 자전축과 자기장의 회전축이 틀어지는 각도도 계속 변화한다. 현재 지구의 경우 자기장의 회전축과 실제 지구의 자전축은 약 11도 틀어져 있다. 그래서 실제 지리적인 북극과 나침반의 바늘이 가리키는 자북이 일치하지 않는다. 단순히 나침반의 바늘만 보고 따라가면 진짜 북극이 아닌, 자기장의 북극에 도착하게 된다. 

 

이처럼 실제 행성의 자전축과 자기장의 회전축이 조금씩 틀어져 있다면, 그 행성이 얼마나 빠르게 자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탐사선이 행성 곁을 돌면서 꾸준히 행성의 자기장 세기를 측정하면, 자전축에서 약간 틀어진 자기장의 회전축이 탐사선 쪽으로 기울어질 때와 탐사선 반대쪽으로 기울어지는 때가 규칙적으로 반복된다. 따라서 탐사선은 행성의 자기장이 규칙적으로 강해졌다가 약해지는 자기장의 주기적인 떨림(wobble)을 통해 그 행성의 자기장이 자전축을 중심으로 얼마나 기울어져 있으며, 자기장이 얼마나 빠르게 자전하고 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실제 행성의 자전축에서 자기장의 회전축이 약 9.2도 기울어져 있는 목성을 비롯해, 천왕성과 해왕성도 바로 이 방법으로 행성의 자전 주기를 구했다. 목성, 천왕성, 해왕성의 자전주기는 각각 지구 시간으로 9시간 55분 29초, 16시간 6분 30초, 17시간 14분 24초로 추정된다. 

 

문제는 토성이다. 토성은 놀랍게도 자기장의 회전축과 실제 행성의 자전축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래서 행성 주변에서 자기장의 주기적인 미세한 떨림이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토성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자기장의 회전축을 실제 행성의 자전축에 맞춰 자세를 유지하며, 자신의 자전 주기를 측정하는 것을 쉽게 허락해주지 않는다.[1] 

 

토성의 자기장은 중심의 무거운 액체 금속 수소 핵의 회전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토성의 내부 핵에서 만들어진 자기장은 주변의 고리와 위성, 토성에 도달한 태양풍과 상호작용을 하며 다양한 현상을 일으킨다. 토성은 하나의 거대한 자석 발전기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특이하게도 토성은 다른 행성과 달리 자기장의 회전축은 토성의 자전축과 거의 일치한다. 이런 유별난 토성의 상황은 토성의 자전 주기를 유추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미지=David J. Stevenson

  

앞서 천문학자들은 1980년대 토성을 방문했던 보이저(Voyager) 1호, 2호 탐사선의 관측 데이터로 토성의 자전 주기를 유추하는 시도를 했다. 당시 토성 곁을 지나며 토성 주변의 자기장의 회전을 측정했던 두 대의 보이저 탐사선들은 토성의 자전 주기가 약 10시간 39분 24초(오차 범위 7초) 정도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시 두 대의 보이저 탐사선들은 토성에 계속 오래 머무르면서 탐사를 한 것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토성을 스쳐지나가며 단 며칠 간 만 토성의 자기장에 머물렀다. 그래서 보이저 탐사선의 측정 결과는 신빙성이 많이 떨어진다. 

 

이후 1990년 발사된 태양계 탐사선 율리시즈(Ulysses)는 토성의 자기장을 멀리서 관측하면서, 토성의 자기장의 회전 주기가 일정하지 않고 조금씩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2004년 토성에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13년 동안 토성 곁에 머물렀던 탐사선 카시니(Cassini)는 오랫동안 토성의 자기장과 구름의 움직임 등을 면밀히 관측했다. 하지만 카시니는 앞선 선배 탐사선들과는 약간 다르게 토성의 자전 주기를 추정했다. 카시니의 데이터에 따르면 토성의 자기장은 약 10시간 45분 45초(오차범위 36초)로 추정했다. 앞서 탐사선 보이저가 토성을 방문한 이후 불과 20~30년 만에 토성의 자전 주기가 약 6분 더 느려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카시니도 토성의 정확한 자전 주기를 알아내는 데 애를 먹었다. 천문학자들은 카시니가 13년에 걸친 긴 미션을 끝내고 토성의 구름 속으로 추락하는 마지막 비행, 그랜드 피날레(Grand Finale) 과정에서 토성의 정확한 자전 주기를 측정하는 최후의 시도를 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류의 탐사선이 토성의 고리보다 더 안쪽으로 토성에 접근하면서 토성의 자기장의 변화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토성의 강한 자기장에 붙잡힌 입자들은 약 100킬로헤르츠의 주파수에서 전파를 방출한다. 2017년 9월 토성의 구름 속으로 추락하며 산산히 부서지고 교신이 끊어지던 그 마지막 순간까지 카시니는 이 특정한 주파수의 전파를 측정하며 토성의 자기장을 추적했다.[2] 

 

토성 구름 속으로 추락하기 직전, 토성의 고리 안쪽을 비행하는 카시니 탐사선의 모습을 그린 상상도. 토성의 하늘에서 조각이 나며 부서지기 직전, 카시니 탐사선은 바로 이런 광경을 마주했을 것이다.

 

카시니 탐사선의 마지막 비행, 그랜드 피날레 비행의 궤적. 파란선을 따라 점점 토성에 접근하며 고리 안쪽까지 접근한다. 마지막 경로는 주황색 선으로 표시했다. 이미지=NASA/JPL-Caltech

 

카시니의 그랜드 피날레 과정에서 측정한 토성의 자기장 분포. 빨간색에서 하얀색, 보라색으로 이어진 선이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 고리 안쪽으로 들어가 토성에 접근했던 경로를 나타내며 색깔은 자기장이 측정된 세기를 의미한다. 알파벤 D, C, B, A는 각각 토성 주변의 D, C, B, A 고리를 의미한다. 이미지=Michele K. Dougherty et al.


그 결과 토성 자기장의 회전축은 실제 토성의 자전축에 대해 불과 0.0095도 이내의 아주 미세한 각도 차이만을 보인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사실상 두 축이 틀어져 있지 않고, 일치한다고 이야기해도 될 정도다. 이처럼 자기장의 회전축이 실제 자전축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행성의 자기장의 회전을 감지하기가 더 까다롭다. 게다가 당시 카시니는 토성의 남반구와 북반구에서 측정한 자전 주기가 달랐다. 심지어 같은 남반구와 북반구라 하더라도, 토성의 계절에 따라서 자전 주기가 조금씩 다르게 측정되었다.[3]

 

토성의 구름 속으로 추락하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과학적 데이터를 수집해준 카시니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까탈스러운 토성의 정확한 자전 주기는 태양계 최고의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 토성의 하루는 서서히 길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추정한 목성이나 토성 등 가스 행성의 하루는 지구의 약 24시간보다는 훨씬 짧은 것처럼 느껴진다. 은하철도가 목성과 토성에 방문한다면, 겨우 10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만 머무를 수 있다. 이 가스 행성들은 지구에 비교하면 훨씬 더 빠르게 자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사실 목성과 토성 등 가스 행성들은 굉장히 느리게 돌고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이들이 원래 돌아야 할 자전 속도보다 훨씬 느리게 돈다. 

 

현재 많은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외곽의 거대한 가스 행성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크게 세 단계로 추정한다. 

 

우선 약 50억 년 전 거대한 가스 분자 구름이 수축하면서 중심에 아기 태양이 만들어지면, 그 주변에 태양을 만들고 남은 잔해들이 원반 형태로 모여 갓 태어난 아기 태양 주변을 맴돈다. 이렇게 형성된 원시 행성 원반(Protoplanetary disk)에서 크고 작은 티끌들이 충돌하고 부딪히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원시 행성 원반에 미세한 중력적 불안정(Gravitational instability)이 발생하면, 불안정이 발생한 영역을 중심으로 서서히 물질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중력에 의해 우선 무거운 금속 물질이 모여들면서 금속 핵이 반죽된다. 이후 점차 성장하는 금속 핵의 더 강해진 중력에 의해 주변 가스 물질이 끌려오면서 거대한 가스 행성으로 성장한다. 이러한 세 단계의 레시피를 거쳐 거대한 가스 행성이 만들어진다고 추정한다. 

 

먼지 원반에서 발생한 미세한 중력적 불안정에 의해 가스 행성이 빚어지는 시뮬레이션. 원반의 중심에는 갓 태어난 어린 태양이 있고, 그 주변 원반 사이 틈 사이에 반죽되고 있는 작은 덩어리가 갓 형성된 가스 행성이다. 이미지=Frédéric Masset

 

그런데 문제는 중심에 금속 핵이 만들어지고 주변에 가스 물질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과정이 굉장히 빠르고 효과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심의 금속 핵의 강한 중력에 의해 멀리까지 퍼져 있던 어마어마한 양의 가스가 순식간에 빠르게 모여들면서, 갓 형성된 가스 행성은 방금 회전을 시작한 팽이처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자전을 시작하게 된다. 이처럼 가스 행성이 빚어지는 초기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중심 핵을 향해 가스 물질이 모여 들어가는 과정을 급격한 응축(Runaway accretion)이라고 한다.

 

목성이나 토성처럼 지구의 거의 10배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로 성장하는 경우, 초기 행성의 자전 속도가 얼마나 치솟는지를 계산해보면 거의 그 행성의 중력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 속도에 버금가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빠르게 돌아야 한다. 즉 단순히 중심 금속 핵의 중력에 의해 가스 물질이 모여들면서 가스 행성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갓 만들어진 가스 행성은 너무 지나치게 빠른 자전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곧바로 으스러지고 파괴되어야 한다. 팽이가 너무 지나치게 빠르게 회전하는 나머지, 팽이 자체가 아예 쪼개지고 깨지는 것과 비슷하다.[4]

 

하지만 현재 태양계 외곽의 거대한 가스 행성들은 수십억 년째 파괴되지 않고 거대한 모습을 무사히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목성과 토성처럼 가스 행성들이 무사히 오래도록 살아남아 있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제자리에서 맴돌면서 행성들이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도록, 행성들의 자전 속도를 늦춰주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천문학자들은 이 브레이크 역할을, 행성 스스로의 자기장과 원시 행성 원반의 자기장이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촬영한 토성 극지방의 오로라. 토성의 자기장을 따라 우주 공간에 돌아다니던 전기적으로 하전된 입자가 토성의 상층 대기 분자와 충돌하면서 특정한 빛을 만든다. 이미지=NASA, ESA, J. Clarke(Boston University), and Z. Levay(STScI)

 

천문학자들은 초기 태양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해 대체 무엇이 가스 행성들의 자전을 늦추는지를 확인했다. 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중심에 금속 핵을 품고 빠르게 자전하는 초기의 행성은 주변에 강한 자기장을 형성해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행성이 만들어낸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그 주변에 남아 있는 원시 행성 먼지 원반에서는 행성 자기장의 회전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힘이 작용하기 시작한다.[5]

 

실제로 당시 토성을 면밀하게 탐사했던 탐사선 카시니의 데이터에 따르면 행성의 자기장이 주변의 물질과 상호작용하면서 서서히 행성의 자전이 느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토성 주변을 맴도는 얼음 위성 중 하나인 엔셀라두스(Enceladus)는 토성의 강한 중력에 의해 표면에 갈라진 틈이 많이 나 있다. 얼음 표면의 갈라진 틈 사이로 엔셀라두스 지하 깊은 곳에 녹아 있는 물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엔셀라두스가 우주 공간으로 뿜어내는 얼음 물 줄기의 물질은 그대로 토성 주변으로 흩뿌려진다. 현재 엔셀라두스가 토해내는 물질은 토성 주변의 E 고리를 채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엔셀라두스가 흘려보낸 물질 중 일부는 특히 토성의 극지방에 모여 있는 자기장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그 결과 토성의 극지방에서는 지구의 극지방에서처럼 굉장히 뚜렷하고 독특한 오로라가 만들어진다. 

 

이처럼 행성의 자기장이 주변 물질과 상호작용하면서 서서히 각 운동량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통해 거대한 가스 행성은 꾸준히 자전이 느려진다. 토성은 지금 당장의 하루 길이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은 채 서서히 하루의 길이가 더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6][7]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서 분출된 물질이 토성의 자기장을 따라 토성의 극지방에 모여 오로라를 일으키는 모습을 그린 그림. 토성의 오로라는 토성의 자기장과 함께 그 주변 위성들이 흘려보낸 물질이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 이미지=NASA/JPL/JHUAPL/University of Colorado/Central Arizona College/SSI

 

토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유별난 행성이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고리로 우리를 밤하늘의 세계로 유혹하지만,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까다로운 녀석이다. 대체 토성은 어떻게 저 거대하고 또렷한 고리를 갖게 되었는지, 토성의 극지방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육각형 모양의 태풍은 어떻게 긴 시간 동안 깨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지, 정말 토성 주변의 얼음 위성 지하에는 우리가 그토록 찾고 싶었던 외계생명체가 살고 있을지. 그리고 과연 토성의 하루는 몇 시간일지. 토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비밀을 품고 있는 가깝고도 먼 특별한 세상이다. 

 

2017년 9월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의 구름 속으로 추락하면서 긴 탐험을 마무리한 이후, 토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다음 탐사는 아직 예정된 것이 없다. 당분간은 인류의 토성에 관한 지식, 토성에서 얻을 수 있는 탐사 데이터는 지금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을 것이다. 

 

인류의 탐사선이 다시 토성 곁을 지키게 되기 전까지, 한동안 은하철도 관리국의 열차 시간표 속 토성은 공백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오묘한 세계, 우리의 눈을 밤하늘로 인도하지만 정작 자신의 비밀은 쉽게 내어주지 않는 행성, 토성의 실제 탐사 데이터와 사진을 이용해 만든 영상이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토성은 지금의 모습 그대로 가장 비밀스러운 행성으로 우리를 유혹할 것이다. Adagio for Strings, Composed by Samuel Barber, Published by G. Schirmer, Inc. (ASCAP). Recording Copyright SV2 Studios, LLC and In Saturn's Rings, LLC.

 

[1] https://www.sciencemag.org/news/2018/10/how-long-saturn-s-day-search-reveals-even-deeper-mystery?utm_source=youtube&utm_medium=digital&utm_campaign=campaign-21846[7] https://agupub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029/2018JA0258371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galaxy.wb.z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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