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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단독] KAI-한화시스템, 전자전기 블록-1 최초 공개

독자적 '군용 항공기 감항인증' 도전…향후 후속 기종 개발도 기대

2025.07.28(Mon) 13:47:42

[비즈한국] 2025년 7월 28일 대전에서 개최된 ‘항공우주 무기체계 기술 발전 컨퍼런스’에서 KAI가 제안 중인 ‘전자전기 블록(Block)-1’이 최초 공개되었다. 한화시스템과 팀을 이루어 대한항공-LIG넥스원과 경쟁 중인 이 사업에서 KAI는 국내 유일 유인항공기 체계개발 업체로서 국내 최초로 ‘민간 항공기를 군용 항공기로 개조하는’ 감항인증에 도전한다.

 

2025년 7월 28일 대전에서 열린 ‘항공우주 무기체계 기술 발전 컨퍼런스’에서 KAI는 한화시스템과 함께 전자전기 Block-1을 최초 공개했다. 사진=김민석 제공

 

전자전기 Block-1은 업체 주관 하에 국내 개발로 진행되는 원격 전자전기(Stand-off Jammer) 항공기 개발 사업이다. 1조 7775억 원의 예산으로 Block-1 2기, Block-2 2기가 제작되는 이 사업의 목적은 ‘적 통합방공망 및 무선 지휘통제 체계 무력화’이다. 쉽게 말해서 적의 대공 레이더를 기만, 방해, 작동 불능화시켜 우리 공군의 전투기가 위협 없이 적 방공망에 진입하도록 하고, 적의 무선 통신장비들을 방해, 기만, 변조해서 적이 무선통신을 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적에게 가짜 통신을 주어 적의 지휘통제를 마비시키는 역할이다. 이런 작업을 흔히 ‘재밍(Jamming)’이라고 하는데, 재밍은 이런 방해 및 무력화 기술의 한 종류이고 정식으로는 전자 공격(Electronic Attack)이라고 부른다.

이 외에도 전자전기는 적 무선통신을 공격할 정보를 얻기 위해 통신정보 수집(COMINT) 기능을 갖추며, 쉽게 말해서 적이 어떤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는지 알아낸 다음 적의 사용 주파수를 먹통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전자전기는 전투 항공기나 군 수송기를 개조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용 비즈니스 제트기를 개조하는데, 이는 통신 및 전파 방해 장비 등 대량의 전자장비와 운용 요원이 탑승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업체 경쟁으로 대한항공-LIG넥스원이 팀을 이루고, KAI와 한화시스템이 팀을 이루어 상용 비즈니스 제트기를 개조한 전자전기를 개발하는데, 두 팀 모두 봄바디어(Bombardier)의 글로벌 6500(Global 6500) 항공기를 개조하는 것을 제안할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전자전기 Block-1 모델은 KAI와 한화시스템이 제안하는 것으로, 상대 팀인 대한항공-LIG넥스원 팀은 이미 지난 2024년 10월 논산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KADEX에서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KAI와 대한항공은 모두 같은 항공기를 개조하지만, 개조하는 방법과 내용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가장 큰 차이는 전자전 항공기의 핵심인 ‘컨포멀 안테나(Conformal Antenna)’의 배치이다. 둘 다 동체 측면에 대형 컨포멀 안테나 두 개를 장착하는 것은 같지만, KAI는 동체 하부에도 하나의 컨포멀 안테나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컨포멀 안테나는 각종 통신 안테나를 동체에 붙여서 장착하는 것으로, 날개나 동체에 따로 장착대를 만드는 ‘포드’(Pod)형보다 제작하기는 어렵지만 항공기의 구조 측면에서는 더 좋고, 비행 성능도 덜 저하되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전자전기는 그 특성상 다양한 주파수를 담당하는 안테나들을 장착해야 하므로, 포드 형태가 제작은 유리하지만, 비행 성능의 저하와 구조적 안정성 문제가 생기기 쉽다.

실제로, 우리보다 먼저 개발에 들어간 튀르키예의 Hava SOJ 전자전기의 경우, 이런 구조 변경으로 문제가 생겨 개발이 지연되고 있어, 업체가 비즈니스 제트기에 어떤 형식으로 안테나를 장착하고 배치하며, 개조된 비행기가 비행 성능의 저하 없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가가 이번 전자전기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 부분에서, 이번에 처음 전자전기 모델을 공개한 KAI는 자신들의 ‘감항인증’ 능력에 대해서 큰 자신감을 가졌다. 감항인증은 항공기가 잘 비행할 수 있는지 안전성을 인증받는 것으로, 이번 전자전기의 경우 민수용 항공기를 개조해서 군용 항공기로 인정받는 감항인증이 필요하다. 과거에도 우리는 701, 일명 ‘백두 정찰기’에서 민수용 비즈니스 제트기를 군용 항공기로 국내에서 개조한 바 있으나, 과거 사업에서는 해외 업체가 감항인증을 사실상 도맡았기 때문이다.

KAI는 이 부분에서 자신감을 강하게 보여줬는데, KC-100 훈련기를 포함하여 각종 훈련기, 전투기, 헬리콥터의 감항인증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시도되는 군용 항공기의 감항인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KAI는 사업 전 선행 연구를 통해 개조 비행기인 글로벌 6500의 특성을 파악하고, 자체적으로 효율적인 안테나 배치와 항공기를 안정적으로 비행하기 위한 벤트럴 핀(ventral fin) 추가를 연구 중이다.

또한 KAI의 파트너인 한화시스템 역시 자사의 전자전기 사업 역량을 홍보했다. 한화시스템은 전자전기의 핵심 장비, 즉 스마트 다중 빔 고출력 송신장치(Smart Multi-Beam High Power Transmitter)를 공개했다. 방해전파를 송신하는 핵심 장비로, 전자전기에 이를 장착하여 동시에 여러 곳에 방해전파를 발산하는 기술로, KF-21 AESA 레이더에 쓰이는 것과 같은 최신의 갈륨 나이트라이드(GaN) 소자를 사용해서 고출력을 실현한다.

전자전기 Block-1 사업은 지난 7월 15일 방위사업청에 의해 처음 입찰공고가 게시되었으며, 9월 중에 입찰이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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