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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위워크의 몰락, 손정의는 괜찮을까

소프트뱅크 투자한 위워크 상장 연기, 비전펀드 투자한 우버 기업가치 하락…사우디 자금과 갈등설도

2019.10.04(Fri) 15:49:12

[비즈한국] 최근 미국 월가에서는 기술 기업 거품 논쟁이 뜨겁다.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 회사 위워크가 상장에 실패하는가 하면, 우버·디디추싱 등 승차공유 기업들이 과대평가됐다는 것이다.

 

특히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와 소프트뱅크의 투자 실패 우려도 크다. 고평가 논란을 불러일으킨 회사 대부분이 이 두 곳의 자금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4일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찬하기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애덤 뉴먼 위워크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위워크는 올해 15억 3000만 달러의 매출에 13억 7000만 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위워크는 판매원가 등이 고비용 구조다. 이미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향후 공유 오피스 시장을 장악하더라도 추가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 위워크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지난 2~3년간 매출 증대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뉴먼은 구주 매각을 통해 자신만 차익을 실현했고 개인 전용기 구입, 마리화나 중독 등 논란이 불거지며 이사회로부터 추방당했다. 

 

위워크 대주주는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다. 위워크는 지난 30일 상장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470억 달러로 추산됐던 위워크 기업 가치는 100억~150억 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우버도 최근 주춤하다. 지난해만 해도 시장에서는 우버의 기업 가치를 1000억 달러 이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상장 때 뚜껑을 열어보니 공모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고, 상장 후 주가도 지지부진하다. 현재 기업 가치는 824억 달러로 평가된다.

 

우버 역시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흑자 구조로 자리 잡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위워크와 마찬가지로 우버 창업주 트래버스 칼라닉은 2017년 비전펀드에 의해 쫓겨났다. 

 

우버 창업자 트래버스 칼라닉과 위워크 창업자 애덤 뉴먼(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flickr.com/techcrunch


비전펀드가 투자한 디디추싱도 수익성 악화로 기업가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며, 슬랙 역시 기업 가치가 쪼그라들었다.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의 잇단 투자 실패로 손 회장의 입지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상장을 조율 중인 비전펀드 역시 수익 창출에 부진하다. 비전펀드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성장 가능성 높은 기술 기업들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는 ARM·스프린터 정도다. 

 

그러나 비전펀드는 투자자들에게 높은 배당 수익을 나눠줘야 하는 입장이다. 비전펀드의 최대 투자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다.

 

비전펀드는 1000억 달러 가운데 400억 달러를 연 7%의 수익률을 약속하는 우선주로 모집했다. 투자자들에게 매년 28억 달러의 배당수익을 지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부분 성장기업에 투자했기 때문에 배당 수익을 지급하기 어려운 처지다. 

 

이에 비전펀드는 투자자들의 투자 회수를 돕기 위해 2020년 3월 말까지 포트폴리오사 중 5~6개를, 내년에는 10개를 상장할 계획이다. 또 직상장 방식으로 비전펀드를 상장해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지원하는 한편 일반 투자금도 받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우디 아람코 상장 등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대기 중이고, 글로벌 증시가 부진하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높게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손 회장에게 막대한 자금 운용을 맡기는 게 맞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손 회장은 펀드를 조성하고 운용의 총책임을 맡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펀드의 주인은 PIF 등 돈을 맡긴 수탁자다. 한국의 경우 5% 이상 지분을 가진 수익자라면 총회를 소집해 펀드 운용자나 회사를 교체할 수 있다. 

 

실제 사우디는 손 회장에 적지 않은 불만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하던 위워크 지분을 인수했는데, 당시 사우디 측에선 반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손 회장에 대한 시장의 믿음도 3~4년 전과는 다르다. 손 회장은 제2비전펀드를 1800억 달러 규모로 출범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제1펀드 전체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중동계에서 끌어왔는데, 제2펀드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모으고 있다. 

 

여러 투자자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투자가 결정된 곳은 소프트뱅크와 임직원의 돈 380억 달러가 전부다. PIF도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규모는 제1펀드에 비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손 회장과 사우디의 갈등은 실무적 문제일 뿐,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사우디는 투자 운용을 주체적으로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비전펀드와 거리두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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