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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림·GS '한남3구역' 입찰 3사 제안 분석해 보니

'이주비 무이자' '임대주택 제로' '조합원 분양가 반값' 등 국토부 고시 위반 가능성 제기

2019.11.02(Sat) 13:57:46

[비즈한국] 서울 강북 재개발 최대어 ‘한남3구역’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국내 2, 3, 4위 건설사의 각축전이 시작됐다. 현대건설이 10월 29일 대림산업, GS건설에 이어 입찰제안서의 주요 내용을 조합원에게 공개하면서다.  시공 수주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정부가 입찰제안 내용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은 강북 최대 재개발 지역이다.(관련기사 [현장] 4대 건설사 물밑 경쟁 한창, 달아오르는 한남3구역 수주전) 전체 한남뉴타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업지(38만 6395㎡, 11만 6884평​)에는 지하6층~지상22층 아파트 197개 동(5816가구)이 들어선다. ​공사비만 1조 8880억, 총 사업비는 7조 원에 달한다. 한남뉴타운 5개 구역 중 가장 먼저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업장이기 때문에 한남3구역 시공사는 향후 다른 구역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10월 18일 마감된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2019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2, 3, 4위인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제안서를 접수했다. 조합은 11월 28일 입찰 건설사의 합동 설명회를 열고, 12월 15일 총회 표결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앞서 올 3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은 한남3구역은 시공사 선정 이후 △분양 신청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의 재개발 절차를 밟게 된다.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 전경. 사진=차형조 기자

 

국토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 관할 용산구청과 갈현제1구역 관할 은평구청에  ‘정비사업 조합운영 특별점검 계획’을 고지했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합동점검반을 꾸려 오는 4일부터 3주간 각 구역 입찰과정에서 위법사항이 있는지 확인한다는 내용이다. 총 두 개 조로 편성되는 점검반에는 국토부‧서울시‧관할구 직원과 변호사, 회계사 등 건설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한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입찰제안 서류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시작한다. 둘째 주부터는 국토부와 기술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이 현장에 나가 세부사항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점검반은 위법사항이 발견될 경우 행정처분과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번 합동점검으로 입찰에 한남3구역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는 시공사 선정 투표 전에 입찰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문에 따르면 한남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국토부의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과 서울시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 등을 위반 할 경우 건설사의 입찰자격을 박탈한다. 이 경우 1500억 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은 조합에 귀속된다. 입찰(선정)이 무효(취소)된 부정당(不正當)업자는 향후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타사와 차별화해 내놓은 제안이 독이 될 수 있는 것. 국토부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규정상 금지된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것인지, 시공과 관련 없는 부분이 제안된 것인지를 중점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 ‘추가이주비 무이자, 상가조합원 현금지원, 분담금 1년 무이자 제공’

 

현대건설은 10월 29일​​ 추가로 내놓은 제안 안내서에서 추가이주비에 대한 이자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10월 18일 입찰 마감 당시 LTV 70% 보장을 약속한 데 이어 30%에 해당하는 추가 이주비를 무이자로 대출하겠다고 선언한 것. 금융기관 조달 금리수준으로만 이주비 지원을 하게끔 제안한 국토부 고시의 위반 소지가 제기됐다.

 

현행법상 건설사는 이주비를 무이자로 빌려줄 수 없다. 2017년 ‘8‧2부동산대책’에 따라 재개발‧재건축구역 철거가 시작될 때 기존 거주민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40%(기존 60%)까지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30조 3항에 따라 재개발 사업의 건설업자는 금융기관에서 조달하는 금리 수준으로 추가 이주비 대여를 제안할 수 있다.​ 

 

각사 입찰제안서 안내문에 따르면 한남3구역에서 현대건설은 LTV의 30%(최저이주비 5억 원 보장), 대림산업은 60%, GS건설은 50%의 추가 이주비를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추가 이주비를 직접대여(10% 확정)나 보증을 통해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신용공여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이 배포한 임찰제안 안내서. 사진=차형조 기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서 금지한 ‘재산상 이익 제공’ 위반 소지도 있다. 현대건설은 29일 공개한 제안 내용에서 한남3구역 상가 조합원 500여 명(전체 13%)에게 인테리어 비용으로 현금 5000만 원을 지원(환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조합원 추가 분담금을 입주 1년 후 납부하도록 유예하고, 유예기간 동안 발생하는 금융비용(이자)은 현대건설이 부담하겠다고도 제안했다.

 

도정법 132조에 따라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 등을 해선 안 된다. 인테리어 비용과 추가 분담금에 대한 무이자 혜택이 금품 등 재산상 이익인지 검토 대상이 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추가로 공개한 제안서를 검토하고 있다. 제기된 문제에 대해선 세심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림산업 ‘임대주택 제로’, GS건설 ‘분양가 최저 금액보장’ 

 

대림산업은 ‘임대주택 제로’ 공약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대림산업은 계열사인 ‘대림AMC’를 통해 한남3구역 임대주택 876가구 전량을 매입하고 8년간 민간임대해  분양 전환하겠다고 제안했다. 도정법 79조 5항에 따르면 조합이 요청하는 경우 국토부장관·관할지자체장 또는 토지주택공사등은 재개발사업의 시행으로 건설된 임대주택을 인수해야 한다. 대림산업은 조합이 요청하지 않으면 조합이 임대주택을 직접 운영하거나 처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이조차 서울시 조례와 도정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28조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시행자는 임대주택을 건설해 시장에 처분하거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시행자로 지정해 건설할 수 있다. 도정법(10조)에 따라 재개발사업을 할 때는 주택수급의 안정과 저소득 주민의 입주기회 확대를 위해 전체 30% 이하로 임대주택을 건설하게끔 한다. 현재 서울의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건립비율은 10~15%다. 세입자 수가 과다할 때에는 5%포인트(p) 범위에서 추가 부과할 수 있다. 정부는 4월 이 의무비율 상한을 각각 5%p 높이는 내용의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토부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재개발사업지에 기반시설은 물론 용적률 완화 등 혜택이 부여된다. 그만큼 영세사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공적 역할을 하라는 것이 임대주택 의무비율 도입 취지다. 무주택자가 가진 청약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공공기여 부분마저 조합의 이익창출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 안타깝다”며 “법망을 벗어나더라도 앞선 취지에서 정비계획이 수립됐기 때문에 계획을 고수하려면 정비계획 변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둘 모두 반대 입장”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이 배포한 입찰제안 안내서. 사진=차형조 기자

 

GS건설의 분양가 보장도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 GS건설은 조합원 분양가로 3.3㎡(평)당 3500만 원, 일반분양가는 7200만 원을 확정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반분양가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타 건설사와 달리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했는데 적정가의 차액만큼 재산상의 이익이 될 수 있다.

 

국토부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분양가 보장이 법에 위반되는지, 조합원에게 일반분양가 보장의 전제 등을 설명했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한 공인중개사는 “건설사가 지지를 얻기 위해 현실성 없는 공약을 남발하면서 조합원 기대가 한껏 높아졌다. 덕분에 시공사 선정 입찰 후 ‘알짜 매물’은 사라지고 호가가 5000만~1억 원 가량 오른 매물만 남았다. 종전에 15억 원에 매물을 내놓았던 사람이 ‘16억을 받아도 아쉽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현실성 없는 공약을 걸러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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