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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회적 거리 두기' 무색했던 우리금융 첫 주총

참석자 수 예측 못 해 시작 전부터 만석, 나중에 온 주주들 간격 너무 가까워

2020.03.25(Wed) 16:49:25

[비즈한국]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거듭난 우리금융그룹은 25일 오전 10시 우리은행본점빌딩 시너지홀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제1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2019년 감사보고, 영업보고, 내부 회계 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등이 보고사항으로 채택됐으며, 1호 의안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2호 의안 정관 일부 변경의 건, 3호 의안 이사 선임의 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우리금융지주의 제1기 정기주주총회가 25일 오전 10시 우리은행본점빌딩 시너지홀에서 개최됐다.  사진=유시혁 기자


오전 10시가 되자 이정수 IR부장이 단상에 올라 주총 의사성원에 필요한 출석주주 현황을 보고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총 발행 주식은 7억 2226만 7683주, 이 가운데 의결권 없는 발행 주식 1166만 9295주를 제외하면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은 7억 1059만 8388주다. 전자투표와 위임장을 포함해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의 발행 주식은 5억 9492만 1296주로, 의결권 발행 주식의 83.7%에 달해 보통결의사항뿐만 아니라 특별결의사항까지 결의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이어 의장을 맡은 손태승 회장이 “우리금융그룹을 항상 아끼고 사랑해준 주주들과 고객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다. 주주들과 고객들이 적극 지지하고 응원해준 덕분에 자산운용사 2개와 부동산신탁사 1개를 그룹에 신규 편입하는 등 짧은 기간 동안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며 “2020년에도 혁신금융 지원, 서민금융 및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사회적 책임금융을 완수해 항상 고객과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룹 출범 2년 차를 맞아 더욱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따뜻한 격려 부탁드린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개회를 선언했다. 

 

다음으로 우리금융지주 감사위원회 정찬형 위원장이 2019년 감사 결과를 보고했다. 그는 “중요성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감사했고, 법령 및 정관에 위반된 사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업보고, 내부 회계 관리 제도 운영 실태 보고 및 기타보고는 의장인 손태승 회장이 진행했다. 손 회장은 “영업보고사항의 중요 내용에 대해서는 인사말에서 간략히 언급했다”며 “중요성의 관점에서 평가대로 설계돼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자세한 내용은 영업보고서, 내부 회계 관리 제도 운영 실태 보고서, 기타 보고서에 있으니 참고 바란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내용을 보고서로 대체한다는 점에 대해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 전원이 “동의한다”고 의사를 표현했다.

 

#별다른 이슈 없이 24분 만에 종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의장을 맡아 2020년 제1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의결사항인 1호 의안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2호 의안 정관 일부 변경의 건, 3호 의안 이사 선임의 건은 의장인 손태승 회장이 의안에 대해 설명한 후 주주들에게 발언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는 “의안과 관련이 없는 내용에 대해서는 주총 후 회사로 문의하면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금융지주의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6675억 원, 당기순이익은 6282억 9300만여 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이익준비금은 628억 3000만여 원, 현금 배당금은 5055억 87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손 회장은 “배당률은 5.8%, 배당성향은 27%로 금융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에 재직 중인 주주 A 씨(104만 5038주 보유)는 “지난해 여러 가지 악재 속에서도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자산 건전성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한다”며 “금융업계 최고 수준의 시가 배당률 및 배당 성향을 기록한 점에 대해서도 우리금융지주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따라서 1호 의안의 승인에 동의한다”고 밝혔고, 나머지 참석 주주들도 박수와 함성으로 전원 동의를 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정관 일부 변경에 대한 안건도 상정했다. 주식 전자등록 의무화에 따른 주권의 종류를 삭제하고, 주식사무처리 변경 내용을 반영했으며, 주식 전자등록 시 명의개서 대리인에게 주주 등의 제반 정보 신고 의무를 없앴다. 또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명칭을 ‘사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승인했다. 이 사안에 대해 참석 주주들이 동의해줬다. 

 

3안에서는 사외이사로 첨문악 전 중국푸본은행 부회장, 비상임이사로 김홍태 예금보험공사 혁신경영실장, 사내이사로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부사장과 손태승 대표이사 회장 선임, 4안에서는 이사의 수가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남에도 보수 한도를 32억 원으로 고정하는 승인 안건이 상정됐는데 두 사안 모두 참석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속전속결 통과됐다. 주총은 24분 만에 마무리됐다. 

 

#첫 정기주총이라 참석자 수 예상 못해 코로나19 예방수칙 어겨

 

코로나19 확산을 대비하기 위한 우리금융지주의 노력은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리금융지주는 주총장에 입장하는 주주들에게 문진표 작성, 비접촉식 체온 측정, 손 소독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안내했고, 마스크 미소지자에게 KF94 마스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발열 환자 발생을 대비한 의료진이나 구급차는 준비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좌석 배치였다. 주총장에는 102개의 좌석을 52명이 앉을 수 있도록 배치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주주들이 몰리면서 개회 30분 전 만석이 됐다. 9시 30분 이후 입장한 주주들은 비상대기석에 앉아야만 했는데, 20여 명의 주주와 행사요원 간의 간격은 50cm 이내로 매우 비좁았다. 

 

삼성전자가 발언대를 투명 아크릴판으로 차단하는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총장에서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인 것에 비춰보면 우리금융지주의 대처는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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