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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KB금융 주총, 노사 설전에 뿔난 주주들

KB손해보험·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 윤종규 회장 옥신각신…주주들 "힘 합쳐야"

2020.03.20(Fri) 18:13:25

[비즈한국] KB금융지주(KB금융)이 2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제1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주총회는 1시간가량 진행됐다. KB손해보험,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해 주주들과 마찰이 빚어지면서 다소 격앙된 분위기에서 마무리됐다.

20일 오전 9시 30분 KB금융 여의도 본점 앞마당에는 많은 직원이 나와 있었다. 주주총회 참석장과 함께 본인 신분증을 제출하고 나서 체온을 측정한 후 총회장에 입장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4층 주주총회장까지 가는 길목에도 수십 명의 직원이 배치돼 있었다.
 
KB금융지주의 제12기 정기주주총회 모습. 사진=KB금융지주 제공


주주총회 시작 전 KB금융 측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안내방송으로 참석자 모두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조했고, 주주들이 발언권을 얻어 질문할 때도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KB금융 직원들은 마스크뿐만 아니라 위생장갑을 착용한 채 주주의 질문이 끝날 때마다 소독용 물티슈로 마이크를 닦았다.

20일 오전 KB금융지주 주주총회장에는 코로나19 관련 체온 측정 안내문이 게시돼 있었다. 사진=정동민 기자


총회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개회 인사로 시작해 영업보고, 감사보고 등의 보고사항과 6개의 안건 결의로 마무리됐다. 윤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여전하다. 국내 경제 또한 저금리·저성장·저물가 현상이 더욱 고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B금융은 위기상황에서도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룹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 국내외 전략적 M&A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고객중심에 기반한 디지털 혁신을 2020년 전략방향 키워드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2019 회계연도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안)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승인됐다.

그러나 승인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대성 KB손해보험 노조위원장은 KB금융이 19일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 입찰에 참여한 것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시가평가 전환으로 기업 부채규모가 늘어나고, 저금리 상황 속 역마진 가능성이 있다”며 “윤 회장의 3선 목적으로 성과 부풀리기를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주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윤종규 회장. 사진=정동민 기자


이에 윤종규 회장은 “시가평가를 했을 때 자산과 부담을 계산하지 않고 비딩(Bidding, 입찰)을 했겠느냐”며 “노조위원장이 경영진을 가볍게 보신 것 아니냐”고 받아쳤다.​ KB손해보험 노조 관계자가 추가 발언을 하려 하자 일부 주주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며 말을 끊었다.

의결이 진행되는 도중 다른 한 주주는 “코로나19 때문에 갖고 있던 주식이 반 토막 났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고 물었다. 윤종규 회장은 “모든 금융업이 비슷한 상황이다. 국가가 흔들리는데 KB금융이라고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최대한 주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새로 선임하려는 사외이사가 2008년 KT에서 윤 회장과 근무한 적 있고, 한국채권연구원 출신이 KB금융 사외이사가 된 경우가 많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 더 투명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종규 회장은 “KB금융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은 3단계로 구성된다. 주주와 외부 서치펌(Search Firm)을 통해 후보를 추천받아 후보군을 구성한다. 이렇게 구성된 후보군에 대해 외부 인선자문위원의 평가 및 평판조회 등을 통해 숏 리스트(Short List)를 압축한 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의 자격검증 및 사추위원 투표 등의 엄격한 절차를 거쳐 최종후보를 추천한다”며 “KB금융의 가족인 노조 관계자가 사실을 왜곡해서 표현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주주총회는 다소 격앙된 분위기에서 끝났다. 한 주주는 “노사가 서로 갈등을 빚을 시기가 아니라 협조해야 할 시기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발언했다. 노조 관계자가 추가 발언을 하려 하자 일부 주주들이 그만하자고 말을 쏟아냈고 신임 사외이사의 인사로 총회는 마무리됐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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