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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푸마·빈폴스포츠…패션업계 '메가브랜드' 잇단 철수 이유

'플렉스 아니면 가성비' 소비패턴 양분화로 중고가 시장 무너지고 코로나 영향까지

2020.06.19(Fri) 12:35:23

[비즈한국] 라푸마에 이어 빈폴스포츠도 퇴각 행렬에 동참했다. 대기업 계열 패션 브랜드들이 잇달아 사업을 접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패션 산업이 침체에 빠진 데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소비시장의 구조적 변화 때문이다. 이에 패션업계에서는 중고가 브랜드의 도미노 철수로 번질 수 있다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물산 빈폴스포츠(사진), LF 라푸마 등 대기업 계열 패션 브랜드들이 잇달아 사업을 접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홈페이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1년 2월 빈폴스포츠 사업을 정리하고, 빈폴액세서리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는 내용의 사업 조정안을 최근 발표했다. 100여 개에 달하는 빈폴스포츠 백화점 매장과 로드숍을 순차 정리한다.

 

빈폴액세서리도 올해 하반기까지 50여 개 매장을 모두 정리하고 유통은 온라인으로 일원화 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에는 YG엔터테인먼트와 공동 투자한 캐주얼 브랜드 회사 내추럴나인을 해산했고, 20년간 운영한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을 정리했다.

 

삼성물산뿐만 아니라 LF도 지난해 15년간 운영한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사업을 중단했다. 라푸마는 아웃도어 열풍이 한창일 때는 연 매출 2500억 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1000억 원 아래로 쪼그라든 상태다.

 

이처럼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잇달아 물러나는 것은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와 관련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중들의 외부 활동이 줄어든 데다 의류 시장 전체 판매가 감소했고, 아웃도어 브랜드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는 단기적 이슈로, 그에 앞서 패션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사업 조정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경기 악화와 양극화 심화 등 소득 구조의 변화로 일점호화 소비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점호화 소비란 평소에는 소박하고 절약하는 소비활동을 하다가 특정 물건이나 서비스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고 호화로움을 추구하는 소비 유형을 뜻한다. 평소에는 온라인을 통해 저렴한 의류를 구입하지만, 가방은 명품을 고집하는 식이다.

 

이런 소비 방식은 국내 대기업 계열 패션 업체들에게는 부정적이다.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의 명품 브랜드와 동대문의 보세 브랜드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서다.

 

대기업 계열 패션 브랜드들은 중고가 시장을 축소하는 대신 10~20대 청소년 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빈폴액세서리의 온라인 판매를 강화키로 했고, LF는 라푸마 사업 종료로 생긴 잉여역량은 청소년 패션으로 돌린 상태다. 사진=LF몰 홈페이지


국내 패션 대기업들은 주로 백화점에 입점하는 중고가 브랜드 시장을 공략해왔다. 유럽 패션 브랜드와는 경쟁이 어렵지만 하이엔드급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의 심리를 공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이 전략은 적중했고 지난 20~30년간 대형 패션 브랜드들의 먹거리가 돼줬다. 

 

특히 중고가 브랜드는 중국·베트남 등 신흥국 대상의 라이선스 판매도 수월했다. 라이선스 판매는 패션 산업의 알짜배기로 불리는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이다. 패션회사들이 판매 부진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고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이유다. 

 

그러나 소비 패턴의 변화와 이(e)커머스의 부상, 브랜드의 지각변동 등으로 중고가 시장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실제 백화점 브랜드로 인기가 높았던 여성 의류 브랜드 후라밍고나 지보티첼리, 디데무 등이 철수를 결정했다. 이 일환으로 국내 패션 대기업들도 사업 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대기업 계열 패션 브랜드들은 중고가 시장을 축소하는 대신 10~20대 청소년 시장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빈폴액세서리의 온라인 판매를 강화키로 했고, LF는 라푸마 사업 종료로 생긴 잉여역량은 청소년 패션으로 돌린 상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패션 대기업의 수익 발생 분야는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매뿐이며, 국내 자체 브랜드는 회생이 어려울 정도로 부진하다”며 “수출 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지만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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