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질 빚는 육군 지작사 무인기, 해외 도입으로 선회할까

[비즈한국]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에서 사용될 무인정찰기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애초 육군은 대한항공이 만든 중고도 무인기를 기반으로 작전 요구도에 맞춰 개조 개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고도 무인기의 시험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이 속출하면서 꼬여가고 있다.

공군이 운용하게 될 중고도 무인기는 지난해 10월 시험 평가 중 착륙과정에서 한 대가 추락한 바 있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우선 공군이 운용하게 될 중고도 무인기는 지난해 10월 시험 평가 중 착륙과정에서 한 대가 추락했으며, 비행 시 발생한 방빙(防氷) 및 낙뢰문제와 느린 데이터 전송속도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일단 공군의 경우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를 도입한 상황이라 시간을 가지고 중고도 무인기의 문제점들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육군의 경우 지작사 무인기 사업이 전시작전권전환과 맞물려 있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서둘러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의 핵심조건 중 하나인 독자적인 정찰 및 감시 능력 확보가 차질을 빚으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작사 예하 화력여단에는 추후 북한 장사정포 진지를 단 한발로 정밀하게 파괴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유도탄도 배치될 예정이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지작사 무인기는 한반도 유사시 서울과 수도권을 노리는 북한의 장사정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중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지작사는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비할 목적으로 지난해 1월 3일 부대 예하에 화력여단을 창설했다. 화력여단에는 추후 북한 장사정포 진지를 단 한발로 정밀하게 파괴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유도탄도 배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작사 무인기의 배치가 지연되면 화력여단의 운용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화력여단의 눈이 사실상 지작사 무인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작사 무인기로 국산을 사용할 경우 한미연합작전에도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산 무인기의 경우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데이터링크를 사용함에 따라, 유사시 연합작전을 펼쳐야 하는 미군에 중요한 전장정보를 바로 제공할 수 없다.

그레이 이글-ER의 최대 비행고도는 8.83km이며 비행시간은 최대 42시간에 달한다. 사진=미 제너럴 아토믹스 항공 시스템 제공

이는 한반도 유사시 지상전을 주도하고 주한미군과 연합작전을 해야 하는 지작사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군 일각에서 전작권 조기전환과 한미연합작전을 고려해 지작사 무인기로 해외 무인정찰기 도입이 조속히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는 이유다.

군 당국은 주한미군이 현재 운용중인 그레이 이글(Gray Eagle)을 기반으로 탑재중량을 늘리고, 비행 반경을 넓힌 최신형 무인기 그레이 이글-ER(Extended Range)을 주목하고 있다. 그레이 이글-ER은 미 육군이 운용중인 검증된 차세대 무인기로,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와 전자광학장비는 군사분계선 인근에 존재하는 북한군 장사정포 진지를 정찰 및 감시하는데 매우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 이글-ER의 최대 비행고도는 8.83km이며 비행시간은 최대 42시간에 달한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