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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시제기 공개 앞둔 KF-X, 성공한 전투기가 되기 위한 조건

검증된 안정성과 수출 경쟁력 갖춰야 진정한 완성…공대지 탄도탄 등 국산 항공무장 필요

2021.02.01(Mon) 16:39:26

[비즈한국] 오는 2021년 4월에는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 70년 역사 종 가장 큰 쾌거라고 할 수 있는 한국형 전투기(KF-X)의 시제기 공개, 일명 롤아웃(roll-out)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항공우주산업의 후발주자로서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했던 대한민국이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KUH-1 수리온 헬기에 이어, 현대 무기체계 중 가장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전투기를 우리 손으로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한다는 것은 이제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것을 증명한 것과 같다.

 

그러나 롤아웃한 KF-X 전투기 앞에는 지금까지보다 더욱 큰 고난과 역경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 각국의 항공우주산업 역사를 돌아보면, 야심 차게 자국산 전투기 개발을 추진하다가 고꾸라진 다음, 영원히 독자 모델 개발을 포기하거나 심지어는 항공우주산업의 기반이 무너진 사례도 흔하기 때문이다.

 

조립 중인 KF-X 시제기.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가령 1950~60년대에 이집트, 아르헨티나, 캐나다, 인도는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제트기 연구 과학자를 초청하거나 영국 혹은 미국과 공동개발을 시도하여 국산 제트전투기를 제작하려고 했다. 이들 모두 시제 비행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으나, 시제기 제작 이후 프로젝트를 취소하거나 소수만 양산하며 결국 실패했다.

 

이 나라들은 모두 2차 세계대전 이후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맞춰 과학기술력이 크게 발전하였으나, 엔진 등 핵심 부품에 대한 공급 부족, 공동 개발 파트너의 비협조, 그리고 검증된 외산 전투기를 선호하는 군에 의해 좌절했고, 양산에 겨우 성공한 전투기들도 성능 부족으로 수출에 실패했다.

 

이렇게, 과거 다른 나라들의 국산 전투기 개발 실패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탈 만한 비행기’를 만드는 것, 즉 군용 항공기로서의 기본적인 감항인증(Airworthiness Certification) 을 검증하여 KF-X가 전투 중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을 철저하고 자세하게 증명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한국은 그간의 항공기 개발 과정에서 충분한 노하우와 데이터를 쌓아 큰 고민거리는 아니지만, 고등훈련기보다 더욱더 격렬한 기동을 하고, 더 무거운 무장을 달아야 하는 전투기의 특성상 안심하긴 어렵다.

 

다행히도 한국항공산업(KAI)과 대한민국 공군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시험비행 조종사와 테스트 시스템을 마련했기 때문에, 조종사들이 KF-X의 안정성을 믿고 전투에서 목숨을 맡길 수 있는 신뢰성을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더 크고 중요한 두 번째 문제는 ‘사고 싶은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다. 검증되고 신뢰받는 제품만 인기를 얻는 냉혹한 전투기 시장에서 KF-X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고, 또 KF-X가 한국 공군의 핵심 전투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전투기에 장착할 무장은 그냥 파일론(Pylon, 무장 장착대)에 붙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공기 장착 및 분리 안정성, 장착 적합성, 전자파 간접 및 적합성 등 수 많은 고려요소를 반영하고, 많은 테스트로 이를 검증해야 하는 몇 년이 걸리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하다. KF-X가 경쟁할 해외 전투기들은 이미 이런 테스트를 거친 다양한 무장이 이미 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돈과 시간을 무작정 들여 많은 종류의 무장을 통합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일부 해외업체들은 기존에 한국 공군이 결정한 KF-X 탑재 무장 외에 각종 공대공, 공대지 무장을 추가하자고 적극적인 제안을 하는데, 이런 무기 중 대부분은 한국 공군이 구매할 예정이 없는 무장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수백억 원의 통합비용을 쓰면서, 정작 쓰질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우리 공군이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많은 미국제 정밀유도무기의 경우 미국 정부가 KF-X의 개발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빌미로 통합에 대한 자료 제공과 절차를 중단시켜 우리 군이 곤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피할 수 있으면서도, 우리 방위산업은 물론 공군 전력에도 이바지하는 좋은 방안이 바로 국산 항공무장을 개발해서 장착하는 것이다. 실제로 LIG 넥스원이 개발한 KGGB 유도폭탄의 경우, 국내 독자적으로 전투기에 통합을 진행해서 비용도 아끼고, 이미 단종된 구형 전투기에도 통합할 수 있어서 공군의 공대지 작전능력이 크게 향상된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런 국산 무장의 장점에 대해서 당연히 우리 국방부도 잘 알고 있다. KF-X의 개발에 발맞추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LIG 넥스원과 탐색개발을 수행 중인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ALCM)이 그것이다. ADD와 LIG 넥스원이 만든 ALCM은 한국 공군이 이미 운용 중인 KEPD-350K 타우러스보다 약간 작은 크기로, 지하 관통 특수탄두와 정밀유도 항법장치를 사용하여 적 지하기지의 환풍구나 지휘소 건물의 창문을 맞힐 수 있는 정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ALCM은 먼 거리에 깊숙이 자리 잡은 적의 지휘부나 지하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으로, 북한의 중요 시설 공격에 위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가 관심을 가져 KF-X의 강력한 수출경쟁력을 갖출 핵심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ALCM 사업이 논란 속에 조기 전력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개발 방식에 대해서 ADD와 국방부, 방위산업체 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있고, 이 와중에 해외업체가 공대지 유도탄 기술협력 생산을 제안하는 등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ALCM의 미사일 자체에 관한 기술은 대부분 확보되었지만 ALCM과 전투기의 임무 컴퓨터와 통합하여 정밀한 작전계획과 표적 정보를 옮기는 통합 작업에 대한 경험이 없다. 게다가 ALCM에는 마치 비행기와 같은 터보제트 엔진과 활공 날개, 연료탱크와 정밀 항법 장비를 갖춰 복잡하고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다.

 

대책은 있을까. 가장 우선적인 대책은 무엇보다 방위사업청과 ADD, 국방부와 탐색개발 업체가 머리를 맞대어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야 하겠지만, 또 다른 대안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바로 공대지 탄도탄이다.

 

KF-X에 공대지탄도탄을 가상 장착한 모습. 사진=국방과학기술연구소 제공

 

공대지 탄도탄은 공군 및 ADD가 KF-X의 차세대 무장으로 연구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무기체계다. 2019년 ADD는 한 학회에 공대지 탄도탄의 개발 가능성에 대한 짧은 논문을 발행한 바 있고, 같은 해 10월 열린 항공우주 심포지엄에서도 KF-X의 미래 무장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다만 ADD는 ALCM 미사일보다 공대지 탄도탄이 더 기술력이 낮다고 발표했는데, 이것은 관련 기초기술 연구가 아직 미진하고 ALCM과 달리 실용화에 성공한 국가가 이스라엘과 러시아뿐이라 해외 기술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대지 탄도탄은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ALCM보다 훨씬 기술적 장벽이 낮으면서도, 강력한 잠재력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탄도탄의 경우 ALCM보다 유도방식이 훨씬 간단하며, 현재 한국 육군이 운영 혹은 개발 중인 현무2 탄도 미사일, KTSSM 미사일의 유도 장비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 탄두 역시 복잡한 이중구조 탄두가 필요해 기술적 장벽이 높은 ALCM과 달리, 역시 기존 탄도탄의 탄두를 그대로 적용해도 강력한 지하 관통능력을 갖출 수 있다. 이것은 탄도탄의 장점인 빠른 속도가 공대지 탄도탄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마하 2 이상, 개발 내용에 따라서는 마하 4 이상의 ‘준’​ 극초음속 수준의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워낙 빨라서 적이 움직이기 전에 타격할 수 있고, 지하 표적도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공대지 탄도탄 개발에 성공한 국가들은 자신들이 가진 지대지 탄도탄을 비교적 빠른 속도로 개조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가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조한 킨잘(Kinzhal) 미사일, 이스라엘 IAI의 램페이지(Rampage)미사일, 이스라엘 라파엘(Rafael) 사의 락(Rocks) 미사일이 바로 그것인데, 세 가지 미사일 모두 기존 미사일을 모두 간단하게 개조해서 개발 기간은 물론 가격까지 절감했다. 탄도 미사일의 경우 워낙 속도가 빠르고, 원래 발사 시 큰 충격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어 항공기에 장착해도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공대지 탄도탄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통합 과정을 단순하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ALCM은 저고도 비행을 위해서 정밀한 전자지도에 매우 복잡한 초저고도 비행경로를 설정하고, 목표 표적의 영상 정보를 미사일에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공대지 탄도탄의 경우, 마치 KGGB와 같이 간단한 통합 작업을 거치거나, 발사 전에 표적 정보를 미사일에 직접 입력하고 조종사는 정해진 위치와 고도에서 투하만 해도 운용이 가능하다. 체계통합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KF-X에는 쌍방 중형 전투기인 만큼 공대지 탄도탄을 장착할 무장 능력도 충분하다. 이미 한화는 KF-X의 파일론에 여유 있게 장착 가능한 중량의 천무-2 미사일을 상당 부분 개발했고, 1.5톤의 KTSSM 미사일도 타우러스 미사일과 중량이 비슷해 장착이 가능한 무게를 가지고 있다. 경쟁사인 LIG 넥스원 역시 항공기용 공대지 탄도탄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정책적 결정만 이루어진다면 매우 짧은 시간 내에 국내 업체들의 경쟁이 시작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KF-X는 강력한 쌍발엔진을 가져 무장 탑재량과 기동성이 우수하고, 상당한 스텔스 성능을 갖추었지만, 대량 생산된 4세대 전투기들과는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고, 우수한 성능의 5세대 전투기와는 성능 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는 한계가 있다. KF-X가 이런 한계를 오히려 기회로 바꾸는 혁신적 고려와 정책 결정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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