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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울고 일산 웃고, GTX-D에 엇갈린 부동산 가격

국가철도망 계획안 발표…노선 축소 인천 서구·김포 반발, 노선 중복 시흥·고양 상승률 최고

2021.04.29(Thu) 10:43:43

[비즈한국] 22일 공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의 파장이 크다. 기대하던 노선이 계획안에 반영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실망감이 터져 나오며 일부 주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반면 노선안이 반영된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며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다.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한강신도시 총연합회 관계자들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서울 강남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계획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부선’ GTX-D노선에 김포·인천 서부 반발, 인천 남동구는 제2경인선에 매매가 상승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발표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GTX-D노선으로 불리는 광역급행철도 신규노선 구간이다. GTX-D노선은 서부권역 교통난 해소를 위해 구상된 만큼 경기도와 인천시가 경쟁적으로 노선 요구안을 제출했다. 

 

당초 김포, 인천 등을 거쳐 서울 강남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노선은 대폭 축소됐다. 사업비, 기존 노선과의 중복 등을 이유로 김포 장기에서 부천 종합운동장까지 신설된다. 정부는 GTX-D노선을 통해 김포 주민이 부천까지 가는 시간이 현재 69분에서 15분으로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김포, 인천 서부 지역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GTX-D노선 관련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지역구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으로 ‘18원’을 보내고 환불요청, 등기우편으로 영수증을 요구하는 등의 행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천 검단신도시 스마트시티 총연합회, 김포 신도시 아파트 주민 연합체 등은 서울 국회의사당, 세종시 국토부에서 GTX-D노선 축소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백진기 인천총연합회 공동위원장(검단주민총연합회 회장)은 “GTX-D노선은 검단을 지난다는 상징성만 있을 뿐 실질적 교통 대책이 되지 않는다”면서 “누가 김포에서 부천 가는데 GTX를 타겠나. 6월 확정·고시 때는 변경될 수 있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GTX-D노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상승했던 김포, 검단 일대 주민들은 이번 발표로 집값에 타격을 받을까 우려가 크다. 검단 주민 A 씨는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는 1500세대 규모인데 전세물건이 2000개가 넘는 상황이다. 실거주자는 10~20% 수준이고 나머지는 다 투자자”라면서 “GTX-D노선으로 집값을 띄워 비싸게 매매하려던 투자자들이 이번 발표에 특히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 장기동의 공인중개사는  “GTX-D노선이 강남까지 연결되지 않아 실망감이 높지만 일단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다. 아직 새로 나오는 매물은 거의 없다. 5호선 등의 호재로 가격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라고 전했다. 

 

반면 인천 남동구는 ‘제2경인선’이 국가철도망 계획안에 반영되면서 들뜬 분위기다. 제2경인선은 인천 연수구 청학동을 기점으로 연수, 남동공단, 논현, 남촌·도림, 서창 등 인천 지역과 경기 시흥시, 부천 옥길, 광명을 거쳐 서울 구로까지 연결된다. 노선이 개통되면 인천 남부권역 주민의 서울 접근성이 1시간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천대공원~경기 광명~안양을 연결하는 ‘인천2호선’ 연장 노선도 추가검토사업으로 분류돼 호재가 겹쳤다.

 

인천 남동구 논현동 B 공인중개소 대표는 “보름 만에 아파트 매매가가 3000만~4000만 원이 올랐다. 특히 최근 제2경인선 발표로 인해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면서 “서울, 용인 등에서 찾아와 갭투자로 매수를 많이 했다.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 논현, 경기 시흥, 고양 등은 교통 호재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3기 신도시 예정지 전경. 사진=임준선 기자

 

#인천 논현·시흥·고양 교통 호재에 반색, 벌써부터 가격 상승 

 

제2경인선과 시흥대야역, 서울 목동을 연결하는 ‘신구로선’ 신설이 예정된 경기도 시흥시도 한껏 들뜬 분위기다. 이곳 역시 인천 2호선이 추가 검토사업으로 반영됐다. 경기도 시흥시는 3기 신도시 발표로 가장 가격 상승률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19일 기준 전주 대비 1.08%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년 말 대비 10.61% 상승했다. 

 

시흥시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C 씨는 “지금은 서해선만 연결돼 있지만 제2경인선, 인천 2호선이 예정되면서 트리플 역세권으로 뜨고 있다. 특히 저평가된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문의가 많다”며 “지금도 많이 오른 가격이 가을까지 더 오를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취·등록세 부담 때문에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매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이번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고양은평선, 인천2호선 일산서구 연장, 일산선 금릉연장, 신분당선 서북부 삼송 연장 등이 포함됐다. 또 부천대장 지구~서울 홍대선에 고양시 덕은 지역이 추가됐으며 추가검토사업으로 조리금촌선(통일로선), 교외선이 포함돼 고양시가 건의했던 7개 노선 관련 사업이 모두 반영됐다. 

 

인천 2호선의 일산 연장으로 인천·김포·고양은 하나의 노선으로 이어져 서울을 거치지 않고도 경기 서북권을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또 3호선 종점이던 대화역에서 파주 금릉역까지 이어지는 일산선으로 파주지역 교통 이용이 더욱 편리해질 예정이다. 은평구 새절역과 고양시청을 연결하는 ‘고양은평선’으로 창릉신도시 입주자의 서울 출퇴근이 쉬워진다. 10년째 추진 중인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도 그대로 진행된다.

 

인천 서구, 김포 주민들은 고양시의 7개 노선 사업 발표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인천 서구의 한 주민은 “인근 지역인 고양시는 잔칫집 분위기인데 여기는 초상집 분위기다. 지역 간 차별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답답하다”고 한숨지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신규 노선 수혜지역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GTX-D노선 역시 기존 수요보다 노선이 단축됐지만 호재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GTX-D노선은 서울 접근성이 당초 기대보다 떨어졌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른 시일 내 시행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현실 가능한 대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 가능성이 작긴 하지만 6월에라도 노선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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