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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은 '미등기' 보수는 '등기'…신세계·CJ 총수일가 책임경영 뒷말 나오는 이유

대신경제연구소 "총수 일가 가운데 미등기 임원 다수"…삼성·LG 대해선 "책임경영 긍정적"

2021.06.09(Wed) 09:54:28

[비즈한국]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그룹 내 상장사의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지만 등기 임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챙겨가는 총수 일가가 적잖다. 이에 대해 책임 회피라는 지적뿐 아니라 다른 경영진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현행 제도상 이들의 보수가 공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CJ그룹과 신세계그룹에 책임경영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0대 총수 그룹 가운데 범삼성가인 신세계그룹가 CJ그룹이 책임경영을 위한 개선의 노력이 필요한 그룹으로 꼽혔다. 왼쪽부터 이명희 신세계그룹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비즈한국 DB

 

대신경제연구소는 1일 발표한 보고서 ‘10대 그룹 총수일가의 ‘미등기’ 임원 등재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총수일가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유리한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등기’ 임원인 전문경영인보다 월등한 보수를 받는 경우가 있어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책임경영의 정석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사 결과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이 같은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상장 계열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이를 두고 ‘책임경영 측면에서 다른 그룹에 비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LG그룹은 경영에 참여하는 총수 일가 모두 등기 임원으로 올라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등기’ 임원으로 등재돼 있는 곳은 지주사인 LG 한 곳뿐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LG그룹은 총수가 그룹의 실질적 컨트롤 타워인 지주사의 ‘등기’ 임원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일원화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나머지 10대 그룹 총수 일가 가운데에는 미등기 임원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총수 일가의 정문선 부사장은 미등기 임원으로서 9억 원의 보수를 챙겼다. 전문경영인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유홍종 상임고문보다 1.7배 많은 액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총수로서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미등기’ 임원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 대표이사·이사회 의장으로 경영에 참여하는데, 등기 이사인 강희태 대표이사보다 보수가 1.5배 높은 13억 1300만 원을 받았다. 신 회장은 ​롯데칠성음료에서도 ​미등기 임원으로 이영구 대표이사보다 1.9배 많은 10억 원을 보수로 챙겼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4년 2월 배임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뒤 적용된 취업제한이 2021년 2월 종료됨에 따라 지주사 한화에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했다. 그는 한화솔루션에도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도 한화의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사장의 보수는 확인할 수 없었다. 현행 고액 보수 임직원 명단은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직원 가운데 상위 5명까지 공개하고 있는데, 김 회장과 김 사장은 공개 대상에서 벗어났다. 차남 김동원 상무는 한화생명의 미등기 임원이다. 그는 지난해 한화생명에 재직하면서 보수로 6억 100만원을 받았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보수(8억 원)의 0.8배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정기선 부사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지만 공시 대상에서 벗어나 보수를 확인할 수 없었다. 

 

총수 인척의 경영참여가 활발한 SK그룹과 GS그룹도 총수 일가 다수가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에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그는 SK하이닉스에서 이석희 대표이사의 1.2배 보수(30억 원)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에서는 김준 대표이사보다 낮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최재원 SK·SK네트웍스 수석부회장, 최성환 SK·SK네트웍스 사업총괄, 최창원 SK텔레콤·SK디엔디 부회장 등이 미등기 임원으로 SK그룹 계열사에 재직하고 있으나 보수 공개대상은 최창원 부회장의 SK디엔디 보수 14억 6400만 원뿐이다. 최 부회장은 전문경영인과 비슷한 수준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GS그룹도 허윤홍 사장이 GS건설에서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해 지난해 10억 3900만 원을 보수로 챙겼다. GS건설에서​ 보수가 가장 높은 임병용 부회장의 절반 수준이다. 허서홍 GS 이사,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 허치홍 GS리테일 상무보 등 총수 일가 3명도 미등기로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보수 공개 대상에서 제외돼 보수를 확인할 수 없었다.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는 그룹으로는 신세계그룹이 꼽혔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신세계그룹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사례가 다수 발견(7건)됐지만 총수 본인이 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사례가 없어 권한과 책임을 일원화하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사 결과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는 상장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은 신세계그룹으로부터 각각 39억 54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들의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각각 33억 6800만 원, 29억 6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명희 회장의 사위 문성욱 부사장은 8억 8800만 원을 보수로 받아 총수 일가가 그룹으로부터 받는 총 보수는 151억 2400만 원에 이른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미등기 임원인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로부터 받은 보수는 등기 임원인 차정호 대표이사가 받은 보수의 2배가 넘었고, 미등기 임원인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로부터 받은 보수는 등기 임원 강희석 대표이사가 받는 보수의 1.6배에 달했다”며 “‘책임경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CJ그룹도 개선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사 결과 CJ그룹은 10대 그룹 중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사례가 17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총수 본인이 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계열사가 없어 권한과 책임의 일원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CJ그룹은 총수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누나 이미경 부회장, 이 회장의 딸 이경후 부사장, 이 부사장의 남편 정종환 부사장대우가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이재현 회장의 아내인 김희재 부사장까지 미등기 임원으로 확인된다. 총수의 배우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한 것은 이번 조사에서 CJ그룹이 유일했다. 

 

이재현 회장은 미등기 임원이지만 지주사 CJ로부터 67억 1700만 원을 보수로 받아 등기 임원 김홍기 대표이사보다 3.3배 많은 보수를 챙겼다. CJ제일제당으로부터 받은 보수(28억 원)는 신현재 대표이사의 1.2배, CJ ENM으로부터 받은 보수(28억 6200만 원)는 허민호 대표이사의 2.4배로 집계됐다. 이미경 부회장이 CJ ENM으로부터 받은 보수 29억 7600만 원은 허민호 대표이사의 2.5배에 달했다.

 


#책임은 낮추고 보수는 숨기고

 

미등기 임원인 총수 일가가 CJ그룹으로부터 받은 보수는 총 153억 5500만 원으로 파악되나 실제 액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0대 그룹 중 총수 일가의 미등기 임원 재직 건수가 17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보수 5억 원 이상 임직원 가운데 상위 5명에 들지 않아 13건의 보수 내역 확인이 안 됐기 때문이다.

 

다만 총수의 외숙부인 손경식 회장이 CJ와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서 등기 임원인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점은 경영권한과 책임의 일원화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책임경영을 위해 총수의 등기 임원 등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김남은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소 팀장은 “총수가 실질적으로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될 수 없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총수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등기 임원 등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총수 일가 보수 내역은 5억 원 이상 상위 5인 공개 규정에 관계 없이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고액 보수 임직원 공개 대상은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 제9장 2절에 따라, 개인별 보수가 5억 원 이상인 임직원 중에서 상위 5명만 해당한다.

 

금융감독원이 이 기준의 내용에서 ‘총수 일가’의 범위를 정하고 여기에 해당하는 개인은 상위 5명에 제한 없이 모두 공개하도록 개정한다면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경계할 수 있는 완결성 있는 정보가 될 것으로 대신경제연구소는 판단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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