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중동 정세의 급변으로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한국을 떠났다는 논란이 뜨겁다. 실제로 어떤 장비가 언제 이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문제의 핵심은 사드가 언제든 전개와 철수가 가능한 ‘유동적 자산’이라는 점에 있다. 2017년 반입 당시의 첨예한 정치적 갈등 탓에 이를 영구 주둔 자산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으나, 사드는 본래 전쟁 지역(전구·Theater)을 방어하는 야전 장비다. 운용 매뉴얼상 1개 포대의 철수는 72시간 내에 완료될 만큼 기동성이 극대화된 무기체계이기도 하다.
당시의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기억하는 국민들에게 이번 이동 소식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사드의 역할을 지나치게 축소하거나 과장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대표적인 오해가 ‘사드가 중국의 핵무기를 완전히 무력화한다’는 주장이다. 사드에 탑재된 AN/TPY-2 레이더는 두 가지 운용 모드를 갖는데, 성주의 사드는 한반도 방어를 위한 ‘종말 모드(Terminal Mode)’로 작동한다. 중국 감시용으로 의심받는 ‘전방 배치 모드’로는 요격 미사일을 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드의 진정한 가치는 현대 미사일 방어의 핵심인 ‘다층 방어(Multi-layer Defence)’ 구현에 있다.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기회가 단 한 번뿐이라면,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피해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 사드가 고고도에서 1차 요격을 시도하고, 실패할 경우 천궁-II나 패트리엇이 나서는 이중·삼중의 방어망이야말로 우리 안보의 핵심이다.
물론 사드 일부의 일시적 공백이 곧바로 안보 공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실전에서 천궁-II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드론 등을 완벽에 가깝게 요격하며 성능을 입증했고, 패트리엇 PAC-3 역시 우수한 요격률을 보여주었다. 다만 북한의 대규모 미사일 위협에 직면한 한국으로서는 요격 확률의 미세한 하락조차 실제 교전 시 사상자 증가로 직결될 수 있다. 미국의 이번 사드 재배치가 아쉬운 이유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사드의 철수 여부가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기술적 한계가 실전에서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번 사드 이동의 배경에는 중동에서 발생한 레이더 파괴 사건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월 28일과 3월 3일, 이란의 공격으로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Muwaffaq Salti) 공군기지에 배치된 사드의 핵심 장비인 AN/TPY-2 레이더가 파괴된 사실이 위성사진과 공개정보(OSINT)를 통해 확인됐다. 미군은 보안을 이유로 공격에 사용된 무기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실전 운용 중인 미군의 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직접 타격을 받아 무력화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다.
천하무적으로 여겨졌던 미국 방공 시스템이 파괴될 수 있다는 사실은 군사사적으로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하늘의 방패’가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다면, 어떤 방어망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러시아나 중국제 방공 시스템의 파괴를 성능 미비나 숙련도 부족 탓으로 돌려왔다. 그러나 4,000억 원이 넘는 고가의 미국제 레이더조차 적의 방공망 제압(SEAD) 작전 앞에서는 취약할 수 있다는 근본적 한계가 이번에 실증됐다.
이제는 사드의 이동보다 사드의 ‘생존’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군의 패트리엇과 천궁은 천호 자주대공포 등으로 보호받고 있지만, 미래 위협에 대응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AI 복합대공무기’나 LIG넥스원의 ‘지상형 CIWS-II’ 등 차세대 방어 체계의 개발과 실전 배치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장기적으로는 대형 레이더를 분산 배치하고 방공 시스템 자체를 ‘저피탐화’하는 방향으로 탐지 자산을 다변화하는 한편, 인공위성을 활용한 대공 탐지 기술에도 도전해야 한다. 나아가 최근 급성장하는 도심항공교통(UAM) 기술을 응용해 자주대공포보다 넓은 범위를 방어할 수 있는 ‘방공·대드론용 UAM’ 도입을 검토하는 등, 미래형 무기 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시점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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