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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버블' 해도 아직은 '버블'…여행업계 "여전히 매출 0"

여행상품 예약은 사상 최고지만 출발 기약 없어…"가을 겨울에는 회복될 것" 기대도

2021.07.01(Thu) 14:27:40

[비즈한국]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이 시행되며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래블 버블’이란 방역 우수 지역 간에 안전막(bubble)을 형성해 두 국가 이상이 서로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을 말한다. 여행사에는 여행 관련 상담이 쏟아지고, 홈쇼핑 여행상품 판매는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여행업계는 매출이 없어 여전히 생존이 위태롭다며 한숨이다.

 

트래블 버블 시행으로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비현실적 고객 반응’ 홈쇼핑 여행상품 사상 최대 실적

 

정부는 6월 30일 사이판과 트래블 버블 시행 합의문 서명식을 가졌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조치가 우수한 국가 간 여행을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사이판과 트래블 버블을 시행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 후 14일이 지난 여행객은 사이판 여행 시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 가능 시기는 7월 말∼8월 초로 예상된다. 아직은 여행 기간 방역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객만 허용된다. 

 

트래블 버블 시행이 예고되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여행상품 판매도 활발해졌다. 참좋은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하루 여행 문의가 10통 미만이었는데, 정부의 트래블 버블 추진 계획 발표 후에는 문의가 하루 100여 통 이상으로 늘었다”면서 “실제 예약도 하루 100명 선이다. 당장 출발하는 것은 아니고 올겨울, 내년 등에 출발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6일 CJ온스타일이 노랑풍선과 선보인 ‘유럽 인기 일정 3선’ 패키지 방송은 한 시간 동안 5만 2000명이 예약했다. 결제총액은 200억 원으로 국내 홈쇼핑 여행 방송 사상 최대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보통 홈쇼핑 여행상품은 1만 명 정도 예약이 들어오면 좋은 성과로 본다. 그런데 동유럽 여행상품 방송은 5만 명 이상이 예약해 비현실적으로 엄청난 반응을 얻었다”며 “항공권 가격을 제외해 가격이 저렴해 보이는 효과가 있었는데, 해피콜 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설명했음에도 취소 고객이 거의 없었다. 고객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좋은 반응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홈쇼핑 여행상품의 반응도 뜨거웠다. 롯데홈쇼핑의 ‘교원KRT 지중해 패키지’ 예약 건수는 1만 건에 달했다. NS홈쇼핑의 터키·이탈리아 여행상품 예약은 6000건, GS샵의 스페인, 스위스·이탈리아,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패키지 상품은 예약 건수 7000건을 돌파했다.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업계에서는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사진=임준선 기자

 

#여행업계 “출발 전까지는 매출 제로, 언제 출발할 수 있을지 미지수”

 

홈쇼핑의 여행상품 등에 예약이 몰리고 문의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행업계는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상품 대부분이 1~2년 내 출발하는 것으로 출발일에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참좋은여행사 관계자는 “예약금을 받고 있지만 선금이라 매출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여행상품이라는 게 출발을 해야 매출이 나오기 때문에 당장은 여전히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도 “홈쇼핑 등에서 여행상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출발한 고객은 아무도 없다”며 “고객이 출발해야 매출이 발생하는데 언제 갈지 기약 없는 상태지 않나. 여전히 여행사의 매출은 0이다”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여행사는 6월 29일 기준 340개다. 2020년에는 993개가 폐업했다. 여행업계 1, 2위인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도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악화를 겪고 있다. 하나투어는 올 초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모두투어도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트래블 버블 시행으로 이전보다는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업계에서는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이 시행돼도 갈 수 있는 여행지는 한정적이다. 또 전 세계에 각종 변이 바이러스가 생기고 있어 아직은 불안하다”며 “해외에 나간다고 한들 현지 관광지가 어느 정도 운영되고, 방역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트래블 버블 시행에도 변수가 많을 것이란 예상이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4월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었으나 호주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며 트래블 버블도 일시 중단됐다. 홍콩과 싱가포르도 작년 11월과 올해 5월 두 차례나 트래블 버블 시행을 추진했지만 확진자 발생으로 연기한 상태다. 

 

트래블 버블이 시행된다 해도 이전보다 여행의 절차가 복잡해진다는 문제도 있다. 사이판의 경우 여행을 위해서는 출발 72시간 전 받은 음성진단 결과가 필요하다. 입국 시에도 현지에서 진단 검사를 받고 24시간 동안 지정 숙소에서 머물러야 한다. 음성 판정 시 여행을 할 수 있으며 귀국 3일 전 PCR 검사를 실시, 귀국 후에 또 한 번 검사하는 등 최소 4회 이상의 PCR 검사가 필수적이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4번 이상의 검사가 필요하고 추후 트래블 버블 시행 일부 국가에서는 PCR 검사 비용을 개인이 지불할 수도 있다. 비용이나 절차의 번거로움 등이 여행객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항공기에도 예전처럼 승객을 가득 실을 수 없고, 운행 횟수도 줄어들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올지도 예상하기 힘들다”면서 당분간은 여행업계의 경영난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트래블 버블 시행으로 업계 정상화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1년 전에는 언제쯤 회복될 것이다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며 “그래도 지금은 상황이 나아질 거란 기대감이 있지 않나. 가을, 겨울에는 어느 정도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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