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우건설이 무궁화신탁 최대주주인 오창석 회장을 상대로 130억 원 규모 풋옵션 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무궁화신탁 지분을 100억 원에 사들인 뒤 풋옵션과 태그얼롱 권리를 확보했지만, 회사 부실과 경영권 매각 지연이 이어지자 결국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8월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 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우건설이 보유한 무궁화신탁 주식을 오 회장이 정해진 가격에 매수하라는 취지다. 소송가액은 130억 원 수준. 풋옵션은 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오 회장이 대우건설 측 풋옵션 행사에 응하지 않자 소송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 분쟁은 무궁화신탁 주식 거래에서 시작됐다. 대우건설은 2023년 7월 오 회장으로부터 무궁화신탁 주식 7만 8740주(2%)를 100억 원에 매입했다. 당시 대우건설은 오 회장에게 무궁화신탁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과 제3자에게 주식을 동반 매각할 수 있는 태그얼롱(Tag-Along) 권리를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 풋옵션 행사는 무궁화신탁 부실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무궁화신탁 연결 기준 순손실은 2023년 83억원에서 2024년 1507억 원, 2025년 1104억으로 확대됐다. 2024년 3분기에는 순자본비율(NCR)이 69%로 떨어지면서 금융당국 경영개선명령도 받았다. 지난해에는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아지는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오창석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부실도 영향을 미쳤다. 오 회장은 2023년 6월 무궁화신탁 경영권 지분(50%+1주)을 담보로 15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대출 집행 5개월 만에 기한이익상실(EOD)을 맞았다. 유동성이 낮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잡은 터라 반대매매 등을 통한 채권 회수가 쉽지 않았다. 결국 부실은 대출을 주선한 SK증권(자체 대출 869억 원)과 투자자에게 번졌다.
반면 대우건설이 무궁화신탁 주식을 동반 매도할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무궁화신탁 경영권 지분 매각은 2024년 무렵부터 본격화했지만, 현재까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이 재승인한 무궁화신탁 경영개선계획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은 지난해 8월 말까지 경영권 지분 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해야 했다.
대우건설은 자산 동결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풋옵션 대금 청구 소송 제기 한 달 뒤인 지난해 9월 오창석 회장이 보유한 제주도 콘도와 경기 성남시 농지 등 토지 7필지 소유권을 가압류했다. 당시 청구금액은 135억으로 무궁화신탁 주식 풋옵션 매매대금과 지연손해금, 위약벌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자금 회수 불확실성이 커지자 오 회장 개인 자산 가압류까지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계약에 따른 정당한 권리 행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만 말했다. 무궁화신탁 지분 매각 계획 등을 묻고자 무궁화신탁과 SK증권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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