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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두나무는 승소했는데 빗썸은? 영업정지 취소 소송 첫 공방

집행정지 사건 심문기일서 FIU와 설전 "제재 수위 과해" VS "미신고 사업자 대응 충분치않아"

2026.04.23(Thu) 17:00:52

[비즈한국]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금융당국 간의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현장 검사 이후 빗썸에 영업 일부 정지 6개월, 과태료 368억 원, 대표이사 문책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빗썸은 영업 정지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으로 대응했다. 23일 본소에 앞서 양측의 주장을 엿볼 수 있는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기일이 열리면서 업계의 눈길이 쏠렸다.

 

빗썸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부과한 영업 일부 정지 6개월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3월 17일 FIU는 2025년 3~4월 실시한 자금세탁방지 현장 검사에서 빗썸이 2021년 12월~2025년 4월 사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의무 △특금법상 고객 확인 의무 및 거래제한 의무 △자료 보존 의무 등을 위반한 내역 약 665만 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FIU는 3월 16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빗썸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으로 영업 일부 정지 6개월, 과태료 368억 원을 부과하고 대표이사 문책 경고, 보고 책임자 정직 6개월 등의 신분 제재 처분을 결정했다. 영업 일부 정지의 경우 신규 고객의 외부 가상자산 이전을 제한하는 것으로, 가상자산 매매·교환이나 원화 입출금은 가능하다.

 

그러자 빗썸은 영업 정지 처분을 취소하는 소송과, 본소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영업 정지 효력을 중단하는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다만 영업 정지는 4월 30일까지 중단된 상태다. 빗썸이 소송을 제기하자 이튿날인 3월 24일 법원이 집행정지를 임시 인용했기 때문이다.

 

4월 23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집행정지 첫 심문기일이 열렸다. 본안 소송에 앞서 양측의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빗썸과 FIU는 △영업 정지 처분의 손해가 심각한지 △처분과 제재 수위가 적법한지를 중심으로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빗썸은 영업 정지 처분으로 인한 손해의 심각성부터 강조했다. 빗썸 측은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 어렵다. 시장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커져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입는다. 점유율이 하락하고 거래처와 법적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며 “영업 정지 기간이 6개월이나 돼 집행되면 본안 소송을 진행하는 실익도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빗썸은 특금법 적용에 당국의 자의적 판단이 있었다며 영업 정지 처분의 부당성도 주장했다.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거래를 수작업으로 검토하는 등 범죄 예방에 노력했으나 당국이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도 언급했다. ​100만 원 미만의 거래는 송·수신인이 동일한 경우가 많아 자금 세탁 위험이 낮다는 점, ​두나무는 영업 정지 3개월에 그쳤으나 빗썸은 최대치인 6개월을 받은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내놨다.

 

반면 FIU는 자금 세탁 방지라는 특금법 취지를 들어 ‘규제 공백’이라는 말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FIU 측은 “특금법은 마약 거래, 테러 등 범죄 자금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규제 공백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법의 취지에 어긋난다. 본안 소송에서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빗썸이 시행한 조치에 대해서는 “사업자마다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에 대한 조치는 다를 수 있다”면서도 “빗썸이 대응한 시기나 내용이 충분했는지는 논란의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FIU는 영업 정지가 전체 거래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빗썸이 주장하는 심각한 수준의 손해는 생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두나무는 4월 9일 FIU에 제기한 영업 일부 정지 취소 소송의 1심에서 승소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만일 빗썸이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지 않으면 본안 소송과 상관없이 영업 일부 정지 6개월이 적용된다. 집행정지 심리 종결일도 영업 정지 임시 중단이 끝나는 전날인 4월 29일로 정해졌다.

 

업계에선 빗썸의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두나무(업비트 운영사)가 FIU를 상대로 한 영업 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두나무는 2025년 2월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거래 등으로 FIU로부터 영업 일부 정지 3개월·대표 문책 경고·직원 면직 등의 처분을 받았다. 빗썸과 두나무가 FIU로부터 받은 적발 사항이 흡사해 두나무의 승소 근거가 빗썸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두나무-FIU 소송의 쟁점은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을 만한 고의·중과실이 있는지 △적발 사항에 따른 필요 조치를 했는지였다. 지난 4월 9일 서울행정법원은 100만 원 미만 거래에 대한 규제가 미비해, 업비트에서 발생한 미신고 사업자와의 100만 원 미만 거래가 고의나 중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금법에서는 자금 세탁을 막기 위해 100만 원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에 송수신인 정보를 의무적으로 기록·공유하는 ‘트래블룰’을 시행한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불법 자금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100만 원 미만 거래에도 자체적인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왔다. 실제로 두나무가 100만 원 미만 거래에서도 검증 절차를 거쳤다는 점이 재판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두나무는 FIU 조사 당시 △고객에게 확약서 요청 및 수령 △블록체인 데이터 솔루션 업체(체이널리시스)를 통해 가상자산을 출고한 지갑이 미신고 사업자로 확인될 경우 거래 차단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었다. FIU는 재판에서 두나무의 조치 수준이 타사보다 미흡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조치 수준이 충분한지를 떠나 두나무가 대책을 마련했다는 사실 자체를 중요하게 봤다. 빗썸이 이번 심문에서 모니터링 시스템 마련 등 노력을 강조한 배경이다. 

 

빗썸은 이번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남은 법적 절차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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