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CJ대한통운의 새벽배송 위탁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CJ대한통운으로부터 SSG닷컴 물량을 위탁받은 운수사가 배송기사들에게 운송료를 지급하지 않은 채 돌연 사업을 중단했다. 현장 기사들 사이에서는 CJ대한통운의 협력사 관리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청업체 2월분 배송료부터 밀려, 기사들 “CJ 관리책임” 지적
최근 CJ대한통운으로부터 SSG닷컴 새벽배송 물량을 위탁받아 운영하던 하청 운수사 A 사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 이 업체는 서울 동작·서대문·종로구와 경기 고양시 일산·파주 일대 배송을 담당해왔다.
A 사는 공지문을 통해 “CJ오네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며 진취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왔으나, 기대와 다른 지속가능한 사업구조 부재,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과 경영 악화로 더 이상 안정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사업 종료 이유를 밝혔다. 업체가 맡았던 배송 물량은 현재 다른 운수사로 이관된 상태다.
문제는 기사들의 운송료를 미지급했다는 것이다. A 사는 2월부터 기사들의 운송료 지급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3월 20일 지급 예정이던 2월분 운송료가 지급되지 않았고, 3월분과 일부 기사들의 4월 초 운송료까지 연이어 밀린 상황이다. 회사 측은 2월분은 4월 10일, 3월 이후 분은 4월 20일까지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 기사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기사는 “지급일이 지났지만 운수사 대표와는 연락조차 닿지 않는다”며 “2월 이후 밀린 금액이 900만 원 수준이다. 기사 중에는 1000만 원 이상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사는 “체납된 운송료를 받을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소송을 해야 하는지, 도움을 받을 곳도 마땅치 않아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CJ대한통운의 협력사 관리 체계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계약상 B 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재위탁을 금지했지만, B 사가 A 사에 물량을 넘기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재위탁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배송 기사는 “현장에 CJ대한통운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체감하기 어렵다”며 “원청으로서 협력사의 경영 상황이나 운영 전반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새벽배송 물량에 대한 대금은 이미 위탁사에 지급이 완료된 상태로, 동일 금액을 다시 지급하는 것은 배임 소지 및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 협력사와의 계약 관계는 종료된 상태지만,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해 기사들이 소송이나 채권 추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법률 자문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협력사 재위탁 관리 부실 등에 대해서는 “물량 변동에 따라 일시적으로 용차를 활용하는 경우 등도 있어 재위탁 여부를 일일이 구분하고 상시적으로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협력사의 운영 전반을 과도하게 들여다볼 경우 경영 간섭 소지가 있다 보니 현실적으로 모든 운영 과정을 사전에 관리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적자 누적에 버티기 한계…쓱배송 운수사 이탈 반복
업계에서는 새벽배송 위탁 구조가 운수사의 적자 구조를 고착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SSG닷컴 새벽배송은 CJ대한통운이 물량을 수주한 뒤, 지역별 운수사에 재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CJ대한통운은 효율성을 고려한 물류 운영 구조라고 설명하지만, 재위탁 과정에서 수수료와 비용이 누적되면서 실제 배송하는 기사가 받는 단가는 낮아지고 있다.
낮은 단가 대비 새벽배송의 업무 강도는 높은 편으로 꼽힌다. 배송 마감 시간에 쫓겨 통상 4시간 내 배송을 마쳐야 하다 보니 휴식 없이 배송을 이어가야 해 체력 부담이 크다. 한 배송기사는 “주간배송과 새벽배송을 모두 하고 있는데, 주간배송보다 새벽배송의 단가가 더 낮다. 말이 안 되는 구조”라며 “이런 구조를 알기 때문에 새벽배송을 하려는 기사들이 없다. 기존에 일하던 기사들도 그만두고 나간다. 기사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사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 운수사는 결국 용차(외부 차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용차 단가는 고정적으로 근무하는 기사 대비 1.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배송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용차를 투입할수록 비용 부담은 급격히 커지고, 결과적으로 운수사가 수익이 남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운수사들이 기사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들지만, 실제로는 인력 유지가 쉽지 않다”며 “결국 용차로 운영을 이어가다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철수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기사들은 현행 위탁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 기사는 “배송을 담당하는 지역의 운수사가 세 차례 바뀌었다. 적자 누적으로 사업을 접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처음에는 SSG닷컴 배송을 담당하는 운수사가 많았는데 지금은 버티고 있는 업체가 몇 곳 남지 않았다. 이 상태가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겠다.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상황이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초기에는 일부 운영상 불안정이 있었을 수 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협력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기사들이 기존 업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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