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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뷰티에 밀리나' K뷰티 대표주자 LG생활건강 실적 회복 변수는?

중국 시장 성장 둔화·면세 판매 부진·화장품 수요 감소…"비대면 강화와 중국 외 해외 시장 확대"

2021.10.15(Fri) 15:26:05

[비즈한국]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성장이 둔화된 중국 시장에서 중국 화장품 ‘​​C-뷰티’​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라인 ‘​​후’​와 ‘​​숨’​, ‘​​오휘’​ 등 대표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던 LG생활건강도 국내외 시장 변화에 위축된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계획이지만 화장품 수요 감소, 중국 시장의 성격 변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다.

 

화장품 업계가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중국 사업 부진, 수요 감소 등 악조건을 타파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LG생활건강 광화문 직영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LG생활건강은 지난 5월 ‘​2020년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12위에 이름을 올리며 아모레퍼시픽을 넘어서 국내 화장품 1위 기업이 됐다. 코로나19로 뷰티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최근 실적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국내 화장품 업계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성장세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실적은 비교적 견조하지만 중국 사업에 타격을 입으면서다. 하나금융투자는 LG생활건강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2조 1320억 원, 영업이익은 2% 증가한 33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 증가해 2조 1200억 원, 영업이익은 4% 증가해 3395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10월 초부터는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중국 사업 부진과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위드 코로나’와 하반기 중국 온라인 소비 행사인 ‘광군제’를 기점으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업계는 시장의 체질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성숙기 접어든 중국 시장, C-뷰티까지 급성장

 

화장품 시장 둔화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흐름이 아닌 업황 변화에 따른 근본적 위기라는 시그널은 곳곳에 있다. 2016년 7월 ‘한류’에 힘입어 중국 시장에서 호황을 누릴 당시 선두기업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합산 시가총액은 63조 원에 달했다. 중국 사드 보복에 따른 유커 급감으로 주가 급락까지 경험한 2017년에도 코스피 비중은 3%를 지켰다. 하지만 올해 9월 기준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40조 원, 코스피 대비 1.8%에 그쳤다.

 

세계 2위 화장품 시장인 중국에서 큰손으로 통하던 국내 화장품 업계는 최근 중국 화장품 기업의 급성장에 밀리고 있다. 2016년 중국 내 한국 문화 금지령인 한한령 이후 시장의 판도가 변한 결과다. 여기에 코로나19가 뷰티 산업을 이커머스로 전환시키면서 온라인 기반의 신흥 업체들이 경쟁에 가세하는 추세다. 이를 증명하듯,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주문자 개발생산)에 의존하는 중국 브랜드들이 시장에 뛰어들자 ODM 전문 기업 코스맥스가 수주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젊은 소비자들은 중저가 중국 브랜드나 고가의 서구 브랜드를 선택하고, 중국 정부는 자국 화장품 산업 보호를 위해 올해만 12차례 관련 법안을 제정·개정했다. C-뷰티는 중국 광고모델을 기용하고 애국주의 마케팅을 본격화하며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뷰티의 ‘카피캣(copycat·모방해 만든 제품)’으로 비아냥을 샀던 과거와 달리 기술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K-뷰티의 주 무대였던 중국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화장품 산업 보고서를 통해 K-뷰티의 프리미엄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안 연구원은 “중국 내 화장품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 비중이 60% 가까이 상승했다. 이 가운데 MZ세대의 럭셔리 소비는 15%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이커머스 기반 중국 신규 브랜드 출시 확대로 내수 브랜드 비중이 급상승한 반면, K-뷰티의 시장점유율 축소는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전년 대비 해외 매출액 10% 증가, 면세점 매출액은 0%대 성장에 그쳐, 여전히 큰 폭으로 감소하는 국내 매출을 상쇄하기에 부족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역신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 소비 부진과 경쟁 심화 우려로 전년 대비 3분기 실적 하락세가 진행 중이지만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시점은 4분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드 코로나’와 하반기 ‘광군제’를 통해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업계는 시장의 체질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문화재청과 LG생활건강이 함께 전개한  디지털 궁중 문화 캠페인의 한 장면. 사진=LG생활건강 홈페이지


#화장품 수요 감소…마스크 벗으면 해결될까

 

LG생활건강 앞에 놓인 낙관적인 요소는 ‘위드 코로나’와 ‘광군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됐던 ​화장품 소비가 대면 활동이 확대되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지난해 광군제 당시에도 중국에서 보복소비가 일어나 LG생활건강의 5개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174% 증가하는 등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과 화장품 수요 확대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업계는 새로운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ESG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한·중·일 중심으로 비대면 채널에 역량을 집중하고, 클린뷰티·더마화장품 등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출시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인수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에이본 USA를 통해 북미 사업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북미, 유럽까지 해외 시장을 확보하려는 행보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럭셔리 라인 ‘후’를 통해 주요 온라인 채널 행사에 적극 참여했다. 2019년 인수한 북미 헤어케어 에이본(AVON)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해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등 현지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피지오겔의 북미 사업권을 인수해 4분기부터 미국 내 판매에 착수했다.

 

다만 ‘후’와 같이 킬러콘텐츠 계보를 잇는 비기가 없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자국 기업이 육성되고 있고 인기도 올라가고 있지만 후의 경우 한방 화장품의 특성상 중국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실적을 견인한 브랜드 ‘후’의 성장 둔화에 이어 ‘후’​​를 이을 세컨드 브랜드가 없다”며 “중국 전자상거래법 강화 기조와 다이공(중국 보따리상) 활동 위축 등도 악재”라고 평가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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