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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몸값 '여의도 IFC' 새 주인 찾기 안갯속 미래에셋 중재 승리할까

환율·금리 고공행진 금융환경 급변에 리츠 인가 무산 겹쳐, 이행보증금 반환 분쟁 개시

2022.09.30(Fri) 14:16:16

[비즈한국]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의 인수 무산으로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새 주인 찾기가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남은 관심사는 미래에셋과 IFC 매도자인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브룩필드)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 반환 건을 놓고 국제 중재의 승자가 누가 될지 여부다.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전경. 사진= 박은숙 기자


미래에셋은 IFC 오피스 3개동, 콘래드호텔과 IFC몰 5개 부동산 매입을 위해 4조 1000억 원을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 지난 5월 브룩필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행보증금 2000억 원을 납입했다. 미래에셋 제시 금액은 브룩필드가 2016년 IFC를 인수한 가격인 2조 5000억 원대에 비해 1조 5000억 원 이상 높은 액수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유동성 장세 영향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미래에셋은 IFC 매입 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8월 ‘세이지리츠’를 설립했지만 국토교통부(국토부)는 대출 비중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최근 영업인가를 불허했다. 리츠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후 발생 수익을 돌려주는 간접투자 방식으로 운영하는 부동산 투자 전문회사다. 미래에셋은 세이지리츠를 통한 자금 조달 외 나머지 인수대금은 대출 등을 동원해 충당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세이지리츠 인가 무산으로 양측 간 IFC 양수도는 무산됐다. 지난 22일 브룩필드가 협상 결렬 의사를 밝힌데 이어 26일에는 미래에셋도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번 협상 결렬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 5월 말 MOU 체결 후 금리와 환율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금리가 부담이다. 인수대금 중 상당 부분을 대출로 조달해야하는 상황에서 오른 금리만큼 수익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자금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캐나다 자본인 브룩필드는 급등한 환율이 문제다. 고공행진을 보이는 원·달러 환율은 물론 같은 북미권인 원·캐나다 달러 환율 역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브룩필드가 IFC를 인수한 2016년 원 달러 환율은 1200원을 밑돌았고 미래에셋과 MOU를 체결한 올 5월에도 1200원대 중후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달 현재 환율은 1400원을 훌쩍 넘어섰다. 원·캐나다달러 환율도 마찬가지다. 2016년 800원대에 머물던 환율은 이달 현재 1000원을 넘어서고 있다.  

 

매각 후 달러나 캐나다달러로 바꿔야 할 경우 브룩필드로서 매각 차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브룩필드는 매수인 측에 줄곧 높은 매입가를 요구해 왔던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 일각에서는 현재와 같은 시장 환경에서 협상 결렬이 오히려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복수의 IB업계 관계자들은 “올 들어 급변한 금융시장 환경변화가 단기간에 반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IFC 새 주인 찾기는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인수 무산 후 미래에셋은 이행보증금 2000억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브룩필드가 반환을 거부하면서 국제 중재 분쟁으로 번졌다. 미래에셋은 MOU에 명시된 중재 관할지역에 따라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 중재를 신청했다. 중재 판정은 법원 최종판결과 효력이 동일하고 UN협약에 따라 한 나라에서 내려진 중재 판정은 다른 나라에서도 승인과 집행이 보장된다.  

 

다만 SIAC의 중재 판정은 150일 안팎에서 최장 2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으로서는 중재 판정으로 이행보증금을 돌려받는다 해도 상당기간 수천억 원대 자금이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대해 브룩필드는 지난 28일 공식 입장을 통해 “역내 거래를 실행하려 했고 역외 거래를 통해 조세 회피를 시도한 적이 없고 계약상 의무 불이행으로 거래가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미래에셋 측은 “MOU 원문 내용은 거래 쌍방 간 신의 원칙과 중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개가 불가능하다. 당사는 리츠 인가 여부를 떠나 역내 거래 입장을 고수해 왔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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