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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건물 용도변경 허가 취소 2심 승소

모친 남긴 주택 두고 용도변경 관련 행정재판…부친 사망 후 형제 간 진흙탕 싸움 이어져

2023.01.27(Fri) 17:15:58

[비즈한국]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여동생 정은미 씨의 서류 위조를 주장하며 제기한 건물 용도변경 허가 취소 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2019년 2월 모친 사망으로 두 사람을 포함한 정씨 일가 4명이 상속받게 된 이 건물은 이듬해 11월 정은미 씨가 업무를 위임한 건축사 신청으로 용도가 주택에서 사무소로 바뀌었다. 정 부회장은 은미 씨가 지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신청서를 조작해 용도 변경 처분을 받아냈다고 주장해왔다. 부친 정경진 종로학원(현 서울PMC)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유산을 둘러싼 자식 간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정태영 페이스북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재판장 김대웅)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용문장학회가 서울 종로구청을 상대로 건물 용도변경 허가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지난 12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0년 11월 24일 원고 정태영 및 정경진, 정해승, 정은미에 대해 한 건물에 관한 용도변경 허가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판시했다.

 

법적 분쟁 대상 건물은 이들의 부모가 살던 단독주택이다. 정경진 회장은 1972년 12월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324㎡) 규모로 집을 지었다. 이 집은 2004년 6월 아내 조 씨에게 증여됐고, 조 씨는 2019년 2월 세상을 떠났다.

 

조 씨 사망 이후 건물은 정태영 부회장을 포함한 정씨 일가 4명이 상속했다. 지분은 남편 정경진 회장이 9분의 3을, 장남 정태영 부회장과 차남 정해승 씨, 막내딸 정은미 씨가 각각 9분의 2를 나눠 가졌다. 정 회장 지분은 1년여 뒤인 2020년 11월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용문장학회에 유증됐다. 정 부회장도 이듬해 4월 상속한 지분을 이곳에 증여했다. 용문장학회는 정경진 회장이 종로학원 설립 초기인 1967년 8월 설립한 학술장학재단이다. 

 

문제는 네 사람이 지분을 나눠 가진 건물의 용도가 바뀌면서 발생했다. 종로구청은 정경진 회장 사망 9일 전인 2020년 11월 건물 용도를 주택에서 사무실(2종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하는 내용의 신청을 받고 같은 달 허가 처분을 냈다. 건축사로부터 접수된 당시 신청서에는 정태영 부회장과 해승 씨, 은미 씨 등 3명의 인장이 날인된 건축주 연명부와 정 회장이 민원 관련 권한을 건축사에게 넘긴다는 내용을 담은 위임장이 포함됐다.

 

정태영 부회장과 용문장학회는 당시 소유권을 공유하던 건물의 용도 변경이 은미 씨 독단으로 이뤄져 무효라고 주장해왔다. 지분 9분의 2만을 가진 은미 씨가 다른 공유자들 신청서를 위조해 신청 자체가 효력이 없다는 취지다. 정 부회장과 용문장학회는 2021년 9월 종로구청이 내린 용도변경 허가 처분을 취소하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1심은 공유자 동의 없이 신청했다고 볼 사정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정은미 씨가 공유 건물의 용도 변경을 단독으로 신청했다고 결론지었다. 신청서 작성 과정과 당시 정경진 회장의 건강 상태, 건물 공유자들 관계를 종합한 결과다. 신청서를 접수한 건축사는 은미 씨로부터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정보를 제공받아 건축주 연명부와 위임장을 작성했는데, 당시 은미 씨를 제외한 공유자들에게 용도변경 신청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 더욱이 정 회장은 민원 신청 무렵 건강이 위중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는데, 간호기록지 기록에 따르면 정 회장은 신청 18일 전 무렵부터 시간, 사람, 장소에 대한 인지력이 없었다.

 

정은미 씨와 정해승 씨가 용도변경 신청 8일 전인 2020년 11월 정경진 회장을 대상으로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도 판결 근거가 됐다. 이들은 심판청구서에 “정경진은 중증 치매 상태로 의사능력이 전혀 없고, 정경진과 원고 정태영이 2020년 8월 7일 정은미와 정해승을 상대로 고 조 아무개(어머니)의 재산 상속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사건 본인인 정경진은 당시 인지능력이 매우 떨어져 있어 사건 본인의 의사로 위와 같은 소송을 제기하였을 리 없다”고 적었다. 당시 정 회장의 건강 상태와 공유자들의 분쟁 상황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재판부는 “신청서류 작성 경위 및 당시 정경진의 건강 상태, 공유자들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신청은 이 사건 건물의 9분의 2 지분권자에 불과한 정은미가 단독으로 한 행위로서, 다른 공유자들인 원고 정태영 및 정경진 등의 동의 없이 신청서류 중 정경진 명의의 위임장, 건축주 연명부 등이 작성됐으므로, 신청행위 자체가 효력이 없다. 따라서 그 신청을 받아들인 이 사건 처분은 유효한 대상이 없는 것으로서 이 사건 처분 자체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는지 여부를 따질 것도 없이 당연히 무효다”고 판시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부친 사망 이후 형제들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딸 정명이 씨와 결혼해 현대차그룹에서 입지를 다져온 정 부회장이 서울PMC 학원 사업을 승계하면서 기존 경영진인 동생들과 다툼이 시작됐다. 

 

앞서 서울PMC 지분 17%가량을 보유한 은미 씨는 회사 대주주이자 사내이사인 정태영 부회장 등 경영진의 부적절한 자금 집행과 법령·정관 위반 여부를 파악하겠다며 회계장부 열람과 등사를 요구했는데, 정 부회장이 이에 응하지 않자 2018년 2월 서울PMC를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에서 기각된 이 청구는 2022년 5월 대법원에서 결국 받아들여졌다. 은미 씨는 이 재판 2심 선고를 앞둔 2019년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서울PMC 대주주인 정 부회장 갑질 경영을 막아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2020년 9월 동생들을 상대로 어머니가 남긴 상속 재산 10억 가운데 2억 원가량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이 재산은 어머니 유언에 따라 전부 동생들 몫으로 돌아갔다. 이 소송은 현재 1심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다. 반대로 동생들은 이듬해 2월 부모님 장례식 방명록을 열람·등사하게 해달라며 정 부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방명록과 관련한 소송 1심에서는 동생들이 승소했지만 2022년 11월 2심 재판에서는 1심을 뒤집고 패소했다. 이 밖에 정 부회장은 앞선 건물의 용도변경 과정에서 자신 건축주 연명부를 위조했다며 2021년 11월 은미 씨를 형사 고소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022년 5월 은미 씨를 사인 위조 및 위조사인행사 혐의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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