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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자회사가 사들인 투자회사, 후계 승계와 무슨 관계?

정몽윤 회장 장남 정경선 전무 창업한 HGI, 현대씨앤알이 220억에 인수…현대해상 "절차 적법" 일각 "승계자금 우회지원"

2023.12.21(Thu) 17:03:02

[비즈한국] 현대해상이 후계 승계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 씨가 현대해상 CSO(최고지속가능책임자) 전무로 경영 일선에 등장하면서다. 이와 동시에 앞서 현대해상 자회사 현대씨앤알(C&R)이 벤처투자회사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를 인수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인다. 사회적기업 등을 대상으로 투자 활동을 펼치는 HGI는 정경선 전무가 창립해 운영해온 회사다. 현대씨앤알은 ​6개월 전 ​220억 원을 주고 HGI를 인수했다. 당시 정 전무는 140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자금 지원을 위한 승계 시나리오라는 뒷말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해상은 “투자사 인수는 이번 인사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 씨(사진)가 CSO 전무로 경영일선에 나서는 가운데 그가 창업한 투자사 HGI​도 현대해상 자회사 ​현대씨앤알이 ​인수해 승계 시나리오라는 말이 나온다. 사진=현대해상 제공

 

정 전무는 내년 1월 1일자로 현대해상에 합류한다. 정 전무가 담당할 CSO직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업계 최초로 신설됐다. 비재무적인 요소나 장기적인 성장 등 이른바 ‘ESG 경영’이 부각되는 자리다. 정 전무는 대학 졸업 후 사회적 혁신가를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사회적기업 등에 투자하는 HGI를 세워 운영한 경험을 기반으로 경영 능력 입증에 나설 전망이다. 

 

#콜센터 운영사가 임팩트 투자사 인수, 왜?​

 

정 전무가 현대해상에 입사하기 6개월 전 현대씨앤알​이 HGI를 인수한 것을 두고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현대씨앤알은 지난 6월 30일 HGI의 지분 100%를 취득했다. 현대해상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인수가는 약 222억 3000만 원이다. 지분율을 적용하면 정 전무(64%)가 약 141억 원, 정 회장의 장녀 정정이 씨(11.9%)​가 26억 원대의 자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 

 

HGI는 정 전무가 9년 전 설립한 벤처캐피털(VC)로 그가 2021년 2월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직원 수 11명의 비상장사로 2022년 매출 43억, 당기순손실 10억을 기록했다. 일명 ‘임팩트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HGI는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셜벤처 투자를 내세운다. 지난해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실버케어 서비스, 배양육 사업, 베이커리 자영업 솔루션 기업 등에 투자했다. 

 

하지만 현대씨앤알과는 사업적 연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서 인수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현대씨앤알은 현대해상이 지분 100%를 소유한 완전자회사로, 빌딩 및 각종 시설관리용역 사업과 현대해상 보험 상담 등 콜센터를 운영한다. 

 

지난 10월 말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도 자금 지원 성격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아무리 봐도 현대해상 자회사가 임팩트 투자를 하는 회사를 왜 인수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는 회장의 아들 회사를 회장의 자회사가 사준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현대해상 본사. 사진=비즈한국DB


#적법했다지만…일각에선 “법망 피한 승계전략” 지적

 

현대씨앤알은 왜 222억 원을 들여 회장 장남의 투자사를 샀을까. 현대해상은 지속 성장을 고민하던 현대씨앤알이 지난해 외부 컨설팅 결과 미래 성장성이 높은 VC에 진출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국내에서 임팩트 투자에 강점이 있는 여러 후보의 운용자산 규모나 업력, 투자 포트폴리오 및 수익률 등을 객관적으로 심사해 HGI​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해상 측은 “신사업 검토 및 추진을 위한 현대씨앤알의 내부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을 선별하고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VC가 적합하며, 가용 자본을 활용한 소규모 VC 인수로 기존 인력과 포트폴리오 이관을 통해 단기간에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HGI 인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적절한 시장가가 없을 때 근거로 삼는 비상장주식평가기준을 적용해 매입가가 결정됐다. 기관 펀드 등 모든 주주의 지분은 동일한 가격과 조건으로 인수가 진행됐다. 현대씨앤알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회계법인 및 법무법인 등에 세 차례 이상 검증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절차상 적정성 논란으로 번지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현대해상은 자회사가 대주주 특수관계인 소유 법인을 인수한 것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현대해상 측은 “외부에서 그런 우려가 나올 수 있겠지만 특수관계인에게 절대 유리하지 않도록 엄격한 과정을 거쳐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현대씨앤알의 자문사가 추천한 후보업체들 중 객관적 기준을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했고 회계법인 등에 ‘크로스체크’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룹사 자금이 승계를 준비하는 후계자 몫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측면에서 우회적인 지원이 이뤄졌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비상장사 기준을 적용한 건 ​상법상으로도 ​적법한 방식이다. 다만 규제 범위를 벗어난 회색지대에서 이뤄진 자금 지원으로 볼 수 있다. 절차상 문제는 없을 수 있지만 법망을 회피한 승계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강성희 의원실도 “콜센터나 건물 관리를 하는 회사와 임팩트 투자는 접점을 찾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소 이례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며 “현대해상 측이 국정감사 이전 의원실에 HGI 인수 과정에는 여러 가지 우연이 겹쳤다고 해명했는데 정 전무의 입사로 (일련의 일들이) 커리어 쌓기였다는 윤곽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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