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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토스한테도 밀린 상황…IPO 재도전 케이뱅크, 올해는 성공할까

2월 말 상장주관사 선정, 연내 상장 목표…상장 이후 눈에 띄는 성장 유지할지가 관건

2024.03.05(Tue) 17:38:54

[비즈한국]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숙원 사업인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만큼 빠르게 추진해 올해는 상장에 성공한다는 목표다. 케이뱅크는 1월 18일 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결의하고 한 달 만에 상장 주관사도 선정했다. 처음 시도했던 2년 전에 비해 IPO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점쳐지지만, 새 수장과 재도전에 나선 케이뱅크 앞에 놓인 과제도 적지 않다.

 

올해 케이뱅크의 수장에 오른 최우형 신임 은행장은 케이뱅크의 상장과 성장이라는 과제를 안았다. 사진=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는 2월 21일 상장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5~6월 중 ​상장예비심사에 ​나설 전망이다. 2023년 IPO 시장 대어로 꼽혔던 두산로보틱스는 그해 6월 9일 예비 심사를 청구해 8월 17일 심사 통과, 8월 2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10월 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바 있다. 변수가 없다면 케이뱅크도 2~3개월이 걸리는 예비 심사를 거쳐 10월 전후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2022년 6월 30일 코스피 예비 심사를 신청해 약 3개월 만인 9월 20일 통과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고금리 기조, IPO 시장 침체 등 대외 환경이 악화하자 2023년 2월 상장을 철회했다. 투심이 ​얼어붙어 제값을 받기 어렵다고 봤다. 2년 전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JP모간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삼성증권으로, 대표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을 제외하면 이번 선정에선 전부 교체됐다.

 

케이뱅크의 상장 시계는 멈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2021년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케이뱅크 최대주주(지분 33.72%)인 BC카드는 그해 6월 케이뱅크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들과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지분 매입) 및 동반 매각 청구권(투자자 지분 매각 시 대주주 등의 지분까지 매도 가능) 조항을 담은 신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2026년까지 케이뱅크의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FI가 동반 매각 청구권을 행사하거나, 콜옵션에 따라 BC카드가 FI 지분을 사들이게 된다. 2023년 3분기 기준 BC카드에 동반 매각 청구권으로 발생한 파생상품 부채는 1352억 원이었다. 그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 BC카드는 1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다행히 올해 IPO 시장 환경은 2022년에 비해 낙관적으로 점쳐진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24년 자본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에서 “2023년 국내 증시는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전환 양상을 보였다”며 “2024년은 경기회복 진입, 기업실적 개선의 기대 속에 증시에서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화는 수치상으로도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IPO 건수는 82건으로 전년 대비 12건(17.1%) 늘었다. 1조 원 이상 초대형 IPO는 없었지만 공모 금액도 3조 3000억 원으로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2023년 6월부터 상장 주식 시초가의 가격제한폭을 공모가의 최대 260%에서 400%로 확대한 것도 IPO 시장의 활성화 요인이다. 실제로 상장 첫날 공모가의 300~400%까지 오르는 사례가 나와 투심에 불을 지폈다.

 

케이뱅크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최근 상장 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사진은 케이뱅크 본사가 있는 을지트윈타워. 사진=최준필 기자


문제는 케이뱅크를 둘러싼 상황이 처음 상장 시도 때와는 달라졌다는 점이다. 2021~2022년 투자업계는 케이뱅크의 기업 가치를 7조~8조 원대로 점쳤다.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이 2021년 2분기 흑자(39억 원)로 돌아선 뒤 3분기 16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순조롭게 증가하면서다. 당시 가상자산시장이 ‘불장’이었던 덕에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업비트)와의 협업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증가세를 유지하긴 쉽지 않았다. 2022년 3분기 257억 원까지 오른 순이익은 2022년부터 100억 원대로 떨어졌다. 적자로 돌아서진 않았지만 2023년 순이익은 1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충당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상장 연기와 불확실한 IPO 전망 속에 장외시장에서의 인기도 꺾였다. 2021년 9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과 ‘서울거래 비상장’에서 3만 원대에 거래됐던 케이뱅크 비상장주식 가격은 2022년 말부터 1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다만 올해 상장 소식 등으로 1만 7000~1만 8000원 수준까지 회복했다. 5일 기준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케이뱅크의 추산 시가총액을 6조 4619억 원으로, 언론 기준 기업 가치는 약 3조 5000억 원으로 명시했다.

 

기대 속에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주가를 유지할지 관건이다. 2021년 8월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뱅크는 심각한 주가 하락을 겪었다. 상장 첫날인 2021년 8월 6일 종가 6만 9800원을 기록한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후 급락해 2021년 10월 1만 5800원까지 내려앉았다가, 현재 2만 7550원(5일 종가)으로 올라섰다. 증시 부진과 모기업인 카카오 주가의 급락을 감안해도 하락 폭이 크다. 지난 3년 사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최근 일제히 오른 금융지주들의 주가와는 다른 흐름이었다.

 

후발 주자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에 실적·인지도 면에서 밀리는 것도 고민할 점이다. 실적은 카카오뱅크(2023년 3분기 당기순이익 954억 원)에 한참 밀리고, 가입자 수로는 2021년 출범한 ‘막내’ 토스뱅크가 1월 기준 9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따라잡히는 등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상장 이후에도 눈에 띄는 성장이 필요한 이유다.

 

케이뱅크는 올해 새 수장으로 최우형 신임 은행장을 맞이하고 ‘고객 확대’를 목표로 삼았다. 케이뱅크는 2월 26일 고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고객을 늘려 기업 가치를 높이고 IPO까지 성공적으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최 은행장이 BNK금융지주의 디지털&IT 부문장 출신인 만큼 케이뱅크의 숙원을 해결하고 성장까지 이끌지 주목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2025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관심이 몰린 상황”이라며 “케이뱅크가 먼저 성공해 IPO 대어 역할을 할지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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