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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사내이사 물러나 두 재단 이사장 취임

서암윤세영재단과 SBS문화재단 이사장직 승계…재단 자산 출연 가능성은 "논의된 바 없다"

2024.05.08(Wed) 15:43:19

[비즈한국]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과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아버지 윤세영 창업회장이 맡던 에스비에스(SBS)문화재단과 ​서암윤세영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창업회장은 2019년 3월 아들에게 태영그룹 회장직을 물려주고 두 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다, 같은 시기 직을 사임하고 티와이홀딩스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과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왼쪽)이 최근 아버지 윤세영 창업회장(오른쪽)이 맡던 서암윤세영재단과 SBS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최준필 기자

 

건설업계에 따르면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지난 3월 25일과 4월 3일 각각 에스비에스(SBS)문화재단과 ​서암윤세영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두 재단은 각각 SBS가 1993년 10월, 윤세영 창업회장이 1989년 8월 현금을 출연해 설립한 학술·장학재단이다. 윤 창업회장은 30여 년간 이들 재단 이사장을 맡아오다 윤 회장 취임 직전 사임했다. 윤석민 회장은 윤세영 창업회장 임기를 이어 받아 2025년 10월까지 두 재단 이사장을 맡게 된다.

 

두 재단은 태영그룹 자본이 투입된 비영리법인이다. 자산 규모는 총 1965억 원 수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암윤세영재단은 391억 원, SBS문화재단은 1574억 원의 자산을 보유했다. 서암윤세영재단은 윤세영 창업회장(주식 130억 원, 현금 14억 원)과 태영건설(현금 150억 원), SBS문화재단은 SBS와 옛 SBS미디어홀딩스 출연으로 자산을 쌓았다. 서암윤세영재단은 현재 태영건설과 그룹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주식을 각각 7%, 5% 보유했다. 지난해에는 두 회사로부터 각각 6억 원, 4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두 재단 이사장 교체와 동시에 태영그룹 수장 교체도 이뤄졌다. 윤석민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28일과 29일 각각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 사내이사직을 사임했다. 두 회사 미등기임원이었던 윤세영 창업회장은 같은 시기 태영건설 임원에서 사임하고 티와이홀딩스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워크아웃 절차를 밟는 태영건설은 앞서 윤 창업회장과 윤 회장 부자 면직을 비롯한 임원 감원과 급여 삭감을 채권단에 자구 방안으로 제시했다. 두 회장은 향후 티와이홀딩스에서만 창업회장, 회장직을 맡기로 했다. 윤 창업회장은 2019년 3월 아들에게 태영그룹 회장직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었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창업회장 경영일선 복귀로 기존에 맡고 있던 재단 사무까지 맡기 어려우니 자연스럽게 2세 회장이 대신 업무를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채권단에 대한 서암윤세영재단과 SBS문화재단의 자산 출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재단에 들어온 자금은 법적으로 사적 출연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한편 태영건설 채권단은 최근 기업개선계획 일환으로 태영건설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태영건설 대주주 주식은 100대 1로, 기타주주는 2대 1 비율로 줄이는 내용이다. 지난해 말 태영건설 자본총계는 -6356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기 때문에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태영건설 최근 시가총액이 900억 원임을 고려하면 기존 대주주 지분 가치는 4억 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채권단은 지난달 제3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이같은 기업개선계획을 통과시켰다. ​

 

하지만 태영그룹 대주주 경영권은 오히려 강화될 전망이다. 무상감자와 함께 대출 채권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병행되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에 대한 무상감자와 동시에 대주주 대여금 채권 100%, 금융채권자 무담보 채권 50%를 출자전환해 회사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다.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대여한 자금 4000억 원 전액과 채권단 채권 7000억 원 절반이 태영건설 주식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 대주주 지분율은 현재 41.8%(티와이홀딩스 27.8%, 윤석민 회장 10%, 윤석민 회장 부인 3%, 윤세영 창업회장 1% 등)에서 60% 내외로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워크아웃 기간 의결권이나 경영권을 채권단에 위임해 이 기간 경영권 행사는 불가능하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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