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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끊겨도 국민 불안 폭증" 탄핵 정국에 통신업계 '비상태세'

이통3사 기지국 증설에도 국회 앞 '불통'…오는 주말 대비 특별 관리 체제 가동

2024.12.10(Tue) 17:25:09

[비즈한국]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휴대전화 먹통’ 문제를 겪었다. 인천에 거주하는 양 아무개 씨(32·여)​는 “오후 3시 무렵부터 5G, LTE 모두 안 터져서 탄핵 표결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주최 측에서 전해주는 소식으로 파악했고, 주변 시민들이 데이터가 연결되면 실시간 속보를 알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통화 장애도 나타났다. 회사원 정 아무개 씨(30·여)​는 “메시지도 지연 전송됐고 전화도 소리가 끊겼다. 중간에는 제한구역서비스 표시가 뜨기도 했다”며 “여의도역사에 들어오고 나서야 정상적으로 작동됐다”고 전했다. 

 

지난 7일 국회 앞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에서 통신 지연 사례가 반복되며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 현장. 사진=최준필 기자


#7일 국회 집회 통신 지연으로 시민 불편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진행된 7일 국회 앞 촛불집회에 대규모 인원이 몰리며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15만 명, 주최 측 추산 100만 명의 인파로 시설 용량을 초과하는 통신 수요가 발생해 이동전화 통화와 무선인터넷 이용에 차질이 빚어진 것. SNS·포털 접속과 사진·동영상 전송이 원활하지 않고 전화·문자 불통 사례도 빈번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탄핵안 투표 전후 상황과 위치 정보 확인이 어려워지자 시민들은 엑스(옛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 라디오 접속 방법과 일부 안드로이드 기종에서 인터넷 사용 없이 DMB 뉴스 보는 법, 집회 구간 오프라인 지도 등을 공유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집회 장소에 이동기지국을 증설하고 인력을 배치하는 등 대비에 나섰지만 통신 지연을 막지는 못했다. 앞서 이날 본회의 표결 전후로 여의도 일대 통신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통상 통신3사는 집회 등 인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인근에 통신망을 강화한다. 차량형 이동 기지국 추가 배치, 기존 기지국 용량 증설, 인근 기지국으로 트래픽 분산 등 크게 3가지 방식이 활용된다. 

 

이번에도 집회 당일 트래픽이 몰리는 장소에 각 사의 차량 이동기지국이 추가됐다. 주로 5G와 LTE에 집중됐다. 국회대로 일대 기지국들의 통신 장비 설정값을 상향 조정해 평상시보다 많은 트래픽 수용 환경이 구축됐고 영등포구 주변 기지국으로의 트래픽 분산도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SKT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 인파가 몰리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있다”며 “이동기지국이 필요에 따라 수시로 장소를 옮겨가며 용량 증설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평시에 유선 장비 매설, 포설 등 사전 작업이 진행돼왔고, 집회 당일에는 지속적으로 트래픽을 측정해 최대한 증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집회 당시 국회대로 주변을 가득 메운 인파. 사진=최준필 기자


통신 불통은 집회가 시작된 오후 3시 전후 무렵 나타나 오후 4시~6시까지 극심하다가 이후 완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전송량이 수용 가능한 범위를 일시적으로 벗어나 한계가 있었다”며 “전면 통신 장애 상태까지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신 장비는 위치나 전파 세기, 장애물 등의 요인에 따라 수용 가능한 규모가 수백 명에서 수천 명까지 크게 달라진다. 이동기지국은 건물이나 고정된 위치에 설치되지 않는 만큼 기지국 배치 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공간, 장비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고객 편의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래픽 폭증 완벽 대비 어려워…계엄 선포 직후 비상 체제 돌입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에 접어들면서 통신, 포털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은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통신3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 25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트래픽 변화를 살피며 비상 대응 중이다. 초기에는 여의도와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구 일대에 집중 대응했다. LG유플러스는 계엄 선포 직후 국회 앞에 시민들이 몰릴 것을 예상해 곧바로 이동기지국을 배치했다.  

 

탄핵소추안 부결로 당분간 대규모 집회와 트래픽 폭증 사례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서는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비상계엄령이 발령된 동안 네트워크 차단은 없었지만 시민들은 전화, 인터넷 등 통신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통신 제한 조치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해석이지만 언론 통제를 기술한 포고령이 실제 적용됐다면 통신망이 규제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안정상 중앙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 겸임교수는 “코어망 차단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모든 뉴스가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현실 속에서 인터넷 언론 통제 등을 명분으로 통신3사 주요 기지국 통제, 포털 차단 조치가 시행됐을 수 있다”고 짚었다. 

 

한때 접속 오류가 났던 네이버·다음 포털도 비상근무 인력을 배치하고 서버를 확충하는 등 특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역대 재해·재난이나 주요 정치적 사건을 통틀어 이번 계엄 이후 상황에서 트래픽이 ​최대 규모로 발생하고 있다는 업계 전언이다. 계엄 선포 당시 관련 소식과 온라인 여론을 확인하려는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밤 11시 전후로 네이버와 다음 카페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재난 발생 시 단기적으로 트래픽이 몰리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자정이 가까워지도록 이용자가 꾸준히 유입돼 서버 과부화가 발생했다.

 

탄핵소추안 부결로 당분간 전국 곳곳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트래픽 폭증 사례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우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다시 표결하는 14일을 대비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광화문·용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대규모 인원이 집결하는 만큼 수요 파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인원을 예측하고 있다. 지역 담당자가 현장에 매일 나가서 체크하고 장비 방향 조정 등의 조치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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