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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HMM 주가 상승, 본사 이전이 다가 아니다

미·중 무역 협상 완화 소식 및 실적 반영…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안갯 속'

2025.05.19(Mon) 14:52:19

[비즈한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HMM이 정치권 안팎은 물론 국내 증시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북극항로가 열릴 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해운회사들이 들어와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해운사인 HMM을 부산으로 옮겨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물론 민간회사라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 출자 지분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사를 옮기는 데 가장 큰 장애요인은 직원들인데, 직원들이 동의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HMM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본사 부산 이전 발언과 미·중 무역 협상 완화 소식에 주가가 반등했지만, 글로벌 물동량 정체와 관세 정책 불확실성, 운임 변동성 등으로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진=HMM 홈페이지

 

북극항로는 얼음이 녹으며 새로 열리는 항로로, 기존 수에즈 운하보다 유럽까지 열흘 빨리 도착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 후보는 동아시아 최대 환적항인 부산항을 북극항로의 출발점으로 만들기 위해 HMM 본사 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발언 직후 HMM은 장중 3%대 급등하기도 했지만, 결국 1.96% 오른 2만 80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HMM 주가가 들썩인 이유는 이 후보의 발언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미·중 간 관세 전쟁과 관련이 있다. HMM을 비롯한 해운주들은 그동안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따라 출렁였다. 관세율 인상과 중국 국적 선박에 대한 항만 수수료 부과 등으로 인해 물동량 둔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컨테이너선 운임을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해상 물류망 재편에 따른 운임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물동량 증가율 전망은 0%에 불과하고, 글로벌 경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수에즈 운하 통항 재개 시점도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수요와 공급 모두 예측이 어려운 구간”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이후 우하향하고 있던 HMM 주가는 지난달 9일 미·중 간 관세율이 125%까지 상승하면서 장중 1만 756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12일 미·중 간 무역 협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세를 탔다. 미국과 중국이 상호 부과한 고율 관세를 90일간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하면서,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업계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실적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HMM은 지난 14일,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5248억 원(23%) 늘어난 2조 8547억 원, 영업이익은 2069억 원(51%) 증가한 613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장기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컨테이너 운임 약세에도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업황은 미·중 관세 협상과 이에 따른 글로벌 선사들의 항로별 선대 배치 변화, 미주 공급 변화에 따른 운임 시황 변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아직까지 향후 업황에 대한 예측을 하기에는 불확실한 면이 많아 추정 실적의 신뢰도는 높지 않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대중 관세는 축소됐지만,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에서는 여전히 중장기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물동량 둔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 아직 구조적 시황 반등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 기대감은 주가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HMM은 배당,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의 방법으로 향후 1년간 2조5000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서연 연구원은 “단기 운임 반등 가능성과 함께 HMM의 자사주 매입 기대감을 고려할 경우, 단기 트레이딩 대응은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증권은 HMM에 대해 투자의견을 ‘뉴트럴’, 대신증권은 ‘마켓퍼폼’, 상상인증권은 ‘홀드’로 유지했다. 모두 중립 의견을 나타내는데, 매수 의견이 대다수인 주식시장에서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해석된다. 다만, 하나증권과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2만 원, 2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트레이딩 관점에서의 투자가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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