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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일주일 남은 직무대행이…' 강원랜드 대규모 투자에 우려 나오는 까닭

최철규 부사장 3조 사업계획 발표…차기 경영진 선임 여부에도 관심

2025.11.25(Tue) 13:50:31

[비즈한국] 강원랜드가 얼마 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수익성 악화와 재무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규모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강원랜드는 현재 대표이사가 없는 경영 공백 상태다.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부사장)은 12월 임기가 끝난다.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전에 굳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필요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철규 강원랜드 부사장이 'K-HIT 프로젝트 비전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원랜드 제공


강원랜드는 19일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 ‘K-HIT 프로젝트 비전 발표회’를 열고 종합 발전전략인 ‘K-HIT 마스터플랜’을 공식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2035년까지 약 3조 원을 투입하고, 이를 통해 연간 방문객 1300만 명, 매출 3조 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집적한 그랜드코어존 조성 △친환경 웰니스 리조트 개발 △사계절 레포츠파크 구축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최철규 강원랜드 부사장은 “K-HIT 마스터플랜은 폐광지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할 전략이자 국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이라며 “이를 성공적으로 적시에 수행하기 위해서는 신규 시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국가전략산업 지정 추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카지노 규제 완화 등 범정부적 종합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강원랜드의 투자 계획을 놓고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조 원 투자가 가능한지부터가 의문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해 9월 말 기준 1621억 원으로 3조 원에 턱없이 못 미친다. 최근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3분기 2431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2055억 원으로 15.46% 감소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예상했던 하반기 경영평가성과급 설정액이 상향됐다”며 “명예퇴직금에 더해 광고선전비, 안전보강 공사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전년 대비 비용이 확대되며 이익이 ​다소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공기업이 앞장서서 사행성 사업을 확대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강원랜드가 제시한 그랜드코어존에는 새로운 그랜드카지노가 들어설 예정인데, 최철규 부사장은 여기에 공개적으로 정부 지원까지 요청했다. 사실 강원랜드는 그간 꾸준히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현행법상 내국인의 도박은 금지돼 있음에도 강원랜드에만 카지노가 허가됐기 때문이다. 

 

강원랜드의 3조 원 투자에 철저한 계획 수립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현재 수장이 공석인 점도 관심을 끈다. 강원랜드는 이삼걸 대표가 2023년 12월 사임한 후 2년 가까이 대표이사직이 비어 있다. 올해 8월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했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은 최철규 부사장​도 ​임기가 올해 12월 4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아직 부사장 채용 공고도 내지 않았다. 최 부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대표이사도, 대표이사 직무대행 부사장도 없는 초유의 경영 공백 상황이 벌어진다.

 

재계에서는 강원랜드가 차기 대표이사나 부사장을 선임할 때까지 최 부사장의 임기를 일시적으로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공공기관의운영에관한법률(공운법) 제28조에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고 명시돼있기 때문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강원랜드 전경. 사진=강원랜드 제공


한편에서는 최철규 부사장이 직무대행에서 벗어나 정식 대표이사로 취임할 가능성도 언급한다. 최근 강원랜드 수익성은 악화했지만 매출이 증가하는 등 성과가 없지 않았고 특별한 사건사고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부사장이 대표로 취임하면 강원랜드의 투자도 직접 수행할 전망이다.

 

다만 최 부사장의 이력을 고려했을 때 대표 임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원랜드 대표는 임추위의 추천을 받아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의 심의·의결과 주주총회 의결을 거친 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부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최철규 부사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여성가족부 장관정책보좌관을 맡았고,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년에는 대통령비서실 국민통합비서관을 지냈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정치적으로 반대 진영에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강원랜드의 3조 원 투자 발표가 섣불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총수가 있는 기업도 아닌데 곧 물러날 경영진이 향후 10년의 투자 계획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며 “계획은 현 경영진이 수립했는데 실행과 책임은 차기 경영진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차기 대표이사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며 “여태 종합 발전 전략이 없다 보니 사업이 중구난방식으로 진행된 부분이 있는데 이번에 정리를 하게 됐다. 선언적 의미에서 투자 발표를 했다는 것 자체가 강원랜드로서는 의미 있는 진일보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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