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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초역세권? 집값은 제자리인데…" 검단은 왜 아직도 조용할까

교통 호재 선반영되어 거래 정체 장기화…주요 교통 및 인프라 구축까지 시간 걸릴 듯

2025.06.05(Thu) 10:56:39

[비즈한국] “검단신도시에는 자랑할 만한 인프라가 없잖아요. 여기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대부분 단지 가격이 제자리걸음입니다.” (인천시 원당동 공인중개사 A씨)

 

지난 2일 오후, 인천 서구 원당동·불로동 일대는 이달 말 개통을 앞둔 인천1호선 연장선 공사로 분주했다. 이번 연장 구간은 계양역에서 검단호수공원역까지 6.8km로, 중간에 아라역·신검단중앙역·검단호수공원역 등 3개 역이 신설된다. 계양역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20분에서 8분으로 단축되고, 서울역까지도 약 40분 내에 도달 가능해질 전망이다.

 

검단신도시는 인천1호선 연장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부족과 개발 지연, 시장 침체로 집값과 거래가 정체돼 있다. 도로·생활시설 미비와 핵심 사업의 불확실성 속에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신중한 분위기다. 사진=한승구 인턴기자

 

교통 편의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일대 아파트 실거래 분위기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구 원당동 ‘호반써밋1차’​ 전용면적 84.89㎡는 지난해 9월 8억 500만 원으로 최고가(8억 2000만 원)에 근접했으나, 이후 내림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7억 2500만 원에 거래됐다.

 

인근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호우금푸’(호반써밋1차·우미린더시그니처·금호어울림센트럴·푸르지오더베뉴) 4개 단지도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매매 가격 역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검단신도시의 ‘로열단지’로 꼽히는 우미린더시그니처는 올해 1~2월 월 2~3건, 3~4월에는 5~6건의 거래를 기록했지만, 5월 들어 다시 4건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가는 전용 84.97㎡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최고가(8억 1500만 원)를 찍은 뒤, 현재는 7억 원 후반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교통 호재가 이미 선반영된 데다, 탄핵 정국과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겹치며 입주 단지를 제외하면 거래가 거의 멈췄다는 분석이다.

 

우미린더시그니처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인천1호선 연장 호재는 이미 지난해 가격에 반영됐고, 일부 투자자들의 문의가 있을 뿐 실거래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며 “중저가 매물 위주로 간헐적인 거래만 이뤄지고 있고,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거래가 끊긴 상태”라고 설명했다.

 

입주 4년 차에 접어든 검단신도시는 인천 서구 당하동, 마전동, 불로동, 원당동 일대에 조성된 수도권의 마지막 2기 신도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 덕분에 서울 집값에 부담을 느낀 2030세대 실수요자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교통·의료·생활편의시설 등 주요 인프라 부족과 핵심 개발 사업의 잇단 지연으로 시장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인천광역시 서구 원당동 검단호수공원역 아파트 전경. 사진=한승구 인턴기자

 

#인프라·도로 연결 미비…"반쪽자리 호재" 지적

 

인천1호선 연장선 개통을 앞두고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반쪽짜리 호재’라는 불만이 적지 않다. 특히 종착역인 검단호수공원역 인근에는 연결 도로 및 인프라가 부족해, 정작 지하철을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개통 시점에 맞춰 임시도로를 건설 중이나, 이 역시 신검단중앙역에서 검단호수공원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약 360m)과 불로동 방향에 한정된다. 나머지 서쪽과 남쪽 방향의 접근 도로는 여전히 미비하다.

 

더욱이 임시도로는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저소음 아스팔트로 재포장해야 하므로, 향후 철거 및 재설치 작업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개통 이후에도 1년 이상 공사가 이어져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LH 관계자는 “검단호수공원역 서쪽 방향에 연말 준공을 목표로 하는 도로가 있고, 남북을 잇는 도로 한 구간도 추가 검토 중”이라며 “인천도시공사와 협의해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순차 개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월 말 개통 예정인 인천도시철도 1호선 검단연장선 종점 검단호수공원역 인근 임시도로 공사 현장. 사진=한승구 인턴기자

 

#“개발 검토 중이라는데​” 핵심 사업 줄줄이 지연​

 

생활 인프라 확충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대형마트나 상급 병원 등의 시설은 ‘유치 예정’​이라는 말만 무성할 뿐, 눈에 띄는 진전은 없다.

 

서구 불로동에 위치한 의료복합시설 용지(1만 6528㎡)는 한때 상급병원 유치 논의가 있었지만, iH(인천도시공사)가 부지를 분할 매각하려 해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었다. 현재는 매각을 잠정 보류한 상태지만, 상급병원 유치는 수익성 문제로 현실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지방법원 북부지원 역시 2023년 착공 예정이었지만, 완공 시기는 2026년 3월로 미뤄졌다. 지난해 대상 부지의 정지 작업이 시작되며, 실제 개원은 2027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 및 GTX-D 노선 등 주요 교통망 확충 계획 역시 2030년대 중반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업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아 기대를 걸기 어려운 실정이다.

 

아라역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 “대형마트나 상급병원을 가려면 김포나 일산까지 나가야 한다”며 “아라역 주변에도 사람들을 끌어모을 인프라가 없어 수요가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 침체와 인프라 부족이 겹치며, 집값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기 신도시는 노후화가 진행된 1기 신도시나 이제 막 조성되는 3기 신도시와는 달리 주목을 받기 어렵다”며 “시장 회복을 위해선 경기 회복과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요건이 충족돼야 하며, 경제성 검토나 주민 간 협의 등 해결 과제가 많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구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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