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뷰티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는 단연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다. 창업자금 5000만 원으로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을 코스피에 상장시키고, 최근에는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까지 넘어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병훈 대표에게는 ‘30대 뷰티 재벌’이라는 수식어까지 따라붙는다.

#Character(인물)
1988년 11월 5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2007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는데, 재학 중 사업을 시작해 학교를 졸업하진 못했다. 하지만 연세대학교 상경·경영동창회, 동문멘토링 등의 학교 행사에 지속해서 참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 재학 중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창업에 대한 의지를 갖게 됐다. 능력 문제가 아닌 사내 정치적 이유로 아버지가 실직을 당했다고 전해 들은 김 대표는 능력이 우선시되는 조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 결심이 창업의 원동력이 됐다.
워커홀릭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영, 자전거 등의 운동을 좋아한다. MBTI는 ESTJ다.
#Career(경력)
대학교 재학 중인 2009년 미국 교환학생 경험을 통해 인터넷과 모바일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가상 착장 서비스 ‘이피다’, 데이트 중개 앱 ‘길하나사이’, 미팅 주선 앱 ‘미스앤미스터’등을 론칭하며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4년 스타트업 모임에서 만난 이주광 공동대표(2019년 사임)와 함께 화장품 회사인 이노벤처스(현 에이피알)를 설립했다. 당시 김 대표의 나이는 스물다섯 살이었다. 2016년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를 론칭하고, 다음 해 패션 브랜드 ‘널디’, 즉석 포토부스 브랜드 ‘포토그레이’ 등도 선보였다. 사명은 에이프릴스킨에서 에이피알로 변경했다.

#Capability(역량)
창업자본금 5000만 원으로 시작한 에이피알을 10년 만에 코스피 상장기업으로 키워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2월 상장 이후 연일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이다. 현재 에이피알 주가는 공모가 대비 200% 이상 올랐다. 23일 기준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6조 8165억 원으로 LG생활건강(5조 1696억 원)의 시총을 훌쩍 뛰어넘었고, 아모레퍼시픽(7조 8790억 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에이피알의 지분 31%를 보유한 김 대표는 최근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에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김 대표를 ‘K‑뷰티 기기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30대 창업자’로 소개했다. 김 대표는 국내 MZ 창업가 최초로 억만장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MZ세대 타깃의 SNS 마케팅으로 유례없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이피알은 설립 초기부터 SNS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전개해 화장품 제품을 히트시켰다. 최근에는 틱톡 등의 채널을 통해 해외 셀럽 마케팅을 전개했고, 이를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큰 폭으로 확대하는 효과를 얻었다.

#Critical(비판)
에이피알은 창사 이래 첫 현금 배당에 들어간다. 특히 이번 배당은 자본준비금을 활용한 ‘감액배당’ 방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감액배당은 일반 배당과 달리 주주가 회사에 납입한 자본금을 돌려받는 성격이라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지 않고, 금융소득종합과세(최대 49.5%)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금 없이 배당금 전액을 받을 수 있다.
에이피알은 이번 감액배당에 대해 주주환원정책 실행의 일환이라고 설명하지만, 김 대표의 절세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감액배당 방식의 세금 면제가 최대주주인 김 대표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1195만 3660주를 보유한 그가 1주당 3645원을 배당받게 되면 세금 없이 현금으로 수령하는 금액만 435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세법 개정을 통해 감액배당을 실시할 때도 최대주주에게는 일정 비율의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올해 에이피알이 감액배당을 준비하는 것을 두고 김 대표가 세제 혜택의 마지막 기회를 노린 전략적 행보라는 말이 나오는 것. 대주주 개인의 이익 극대화에 치중한 결정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Challenges(도전)
에이피알이 단기간에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도약한 비결은 SNS 바이럴 마케팅이었다. 최근 북미 매출 급증도 방송인 겸 사업가인 카일리 제너와 모델 헤일리 비버 등이 메디큐브 뷰티 디바이스 사용 영상을 틱톡에 올린 것이 기폭제가 됐다. SNS 마케팅이 에이피알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는 만큼 투자액도 상당하다. 지난해 7228억 원의 매출을 올린 에이피알이 광고선전비로 사용한 비용은 1260억 원이다. 전체 매출의 17%가량을 마케팅 비용으로 쓴 것이다.
하지만 SNS 바이럴에 대한 투자는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지난해 말 북미 틱톡을 중심으로 일부 사용자가 메디큐브 미용기기를 사용한 뒤 부작용을 겪었다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급속도로 퍼져 기기 안전성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이 내용이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보도되자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글로벌 공식 계정을 통해 ‘오해를 부르는 허위 정보’라며 반박 자료를 올리며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SNS·인플루언서 중심 전략은 매출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고 있지만, 부정적인 논란이 발생하면 실적이 급락할 수 있는 구조라는 한계점을 가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매출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채널 다변화 등의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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