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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조 쏟아붓는 전 세계 'AI 쩐의 전쟁' 한국은 어디쯤?

2강 미국·중국 투자액 '압도적', 한국 3위 목표 "정책 일관성, 자금집행 효율성 관건"

2025.07.22(Tue) 18:01:32

[비즈한국] 인공지능(AI) 분야에 100조 원 규모 민관 공동 투자를 약속한 이재명 정부의 구상이 AI 기업 육성을 위한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 신설로 본격화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AI·딥테크(첨단 원천기술) 관련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에 나선다. 모태펀드 3100억 원에 민간 자금을 더해 약 5700억 원 규모의 벤처 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AI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증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의 우선순위도 재편됐다. AI를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기술 주도권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주요국들은 AI에 얼마나 돈을 쓰고 있을까. AI 정책 자금 운용 현황을 살펴보고, 각국의 투자 전략이 글로벌 AI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가늠해본다.   

 

주요국들이 AI를 자국 경제 성장의 기회이자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분야로 보고 전략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주요국들은 AI를 자국 경제 성장의 기회이자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분야로 보고 전략적 투자에 나섰다. 투자시기를 놓칠 경우 장기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정책 대응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PwC는 AI가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 최대 15조 7000억 달러(약 2경 1794조 7400억 원)를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 생산량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미국, 압도적 투자와 혁신 구조로 AI 선도 

 

AI에 대한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미국은 그야말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다. AI 연구개발(R&D)과 인프라 투자를 주도하는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정책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미 스탠포드대학의 ‘AI 인덱스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민간 AI 투자는 1091억 달러(151조 4200억 원)를 기록했다. 뒤를 이은 중국(93억 달러·12조 9000억 원)의 12배, 영국(45억 달러·6조 2460억 원)의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격차는 생성형 AI 분야에서 더 벌어진다. 미국이 한 해 290억 달러(40조 2520억 원)를 민간 생성형 AI 분야에 투자하는 동안 중국과 유럽은 각각 21억 달러(2조 9100억 원), 15억 달러(2조 820억 원)를 썼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미국은 실제로 압도적인 수의 AI 모델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미국 내 연구기관 및 기업들은 총 40개의 주요 AI 모델을 개발해, 중국(15개)과 유럽 전체(3개)에 한참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다음 날 발표한 5000억 달러(692조 원) 규모의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본격적인 추진으로 미국의 AI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AI와 일본 투자회사 소프트뱅크그룹, 미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주도로 AI 합작법인 스타게이트를 세우고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 등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추격하는 중국, 정부 주도 전략으로 잠재력 증명

 

정책 집행력이 뛰어난 중국은 투자와 기술혁신 측면에서 미국과 함께 2강을 굳히고 동시에 성능 격차를 줄이고 있다. 올해 초 딥시크의 등장 등 최근 중국은 잠재력을 증명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탠포드 보고서에서 중국은 2013년 이후 10년간 누적 투자액 1193억 달러(165조 5884억 원)를 집행하며 미국(4709억 달러·653조 6000억 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위 영국(282억 달러·39조 1416억 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최근 중국은 AI 등록 특허의 70%를 보유하며 연구개발 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AI 계획을 추진하며 국가적 AI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 초부터 국가 지원 투자 및 계획을 통해 AI 도입 및 개발을 추진 중인데 수치로는 잡히지 않는 정책 자원이 총동원되고 있다는 평가다. 양적으로는 미국에 뒤처지지만 정책적 지원, 대규모 인센티브 등을 포함하면 벤처 투자나 예산 규모 등을 뛰어넘는다는 것. 

 

중동 최대 규모 민간 싱크탱크 트렌드리서치는 “중국의 차세대 AI 계획은 부처 간 협력을 긴밀히 조율하고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지능형 제조 등 핵심 분야의 AI 연구에 자금을 할당한다”며 “미국의 첨단 AI 칩 수출 규제에 대응해 중국은 국내 반도체 산업과 고성능 컴퓨팅 시설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가속화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AI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국회사진취재단


#AI 3강 경쟁 본격화, 글로벌 판도 어떻게 바뀔까

 

이재명 정부는 한국을 세계 ‘AI 3강’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술로 추격하고, 정책자금과 인재, 산업 생태계 등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3강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AI 선도국’으로 지목된 나라는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호주, 프랑스, 독일, 일본, 말레이시아, 대만 등과 ‘AI 안정적 경쟁국’으로 묶인다. 

 

10년간 AI 투자액 기준으로 ​영국(282억 달러·39조 1400억 원)과 캐나다(153억 달러·21조 2400억 원)는 ​5위권을 지키고 있는 국가다. 그다음으로는 이스라엘(150억 달러·20조 8200억 원), 독일(113억 달러·15조 6866억 원), 인도(111억 달러·15조 4100억 원), 프랑스(90억 달러·12조 4920억 원), 한국(73억 달러·10조 1340억 원), 싱가포르(73억 달러) 등이다.

 

2023년 기준 민간·공공 투자에 영국은 72억 달러(9조 9950억 원), 캐나다 34억 달러(4조 7200억 원), 한국은 13억 달러(1조 8000억 원)를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은 유럽을 대표하는 AI 혁신 국가로 꼽힌다. 유럽 국가 중에서 AI 기반 기업 수가 두 배 이상이다. 2014년 이후 AI 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23억 파운드(4조 3020억 원) 이상을 할당했고, 재작년 예산에서는 AI 연구에 10억 파운드(1조 8704억 원)의 정부 자금을 투자한 바 있다. 캐나다는 토론토, 몬트리올과 같은 도시를 중심으로 탄탄한 학술 기관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주요 지역별 상위 100위 내 고피인용 논문 수. 사진=스탠포드대학 ‘AI 인덱스 2025’ 보고서


한국과 투자 규모가 비슷한 싱가포르는 다수의 글로벌 통계에서 10위권 안팎에 나란히 위치한다. 하지만 인구 대비 성과나 정책 일관성 등에서 ​싱가포르가 ​한국에 우위를 보인다. 싱가포르는 GDP 대비 AI에 가장 많은 재정을 투입하는 나라다. GDP 1000달러당 15.01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미국보다 16% 더 높다. 질적 지표에서도 경쟁력이 드러난다. 싱가포르는 최근 3년간 상위 100위에 포함된 AI 관련 논문을 연평균 3~4편씩 발표했고, 1만 명당 AI 특허 보유 수도 0.98건으로 글로벌 상위 5위권에 진입할 만큼 연구·개발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논문과 특허 실적에서 증가세가 돋보이지만 여전히 국제적인 선도국에 비해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투자 확대와 더불어 지원의 효율성과 질적 성장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정부는 하반기 3000억 원 규모의 ‘AI 자립 마중물’ 정책 자금 투입과 함께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 등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범정부 협업 구조 강화와 ‘AI국’ 신설 등의 정책 카드를 통해 AI 인재와 특화 창업, 첨단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별 버티컬 AI 육성, 창업 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등 현장 중심의 전략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정책자금의 신속한 집행과 효율적인 배분, 그리고 기업과의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이 AI 경쟁력 강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2792억 2000만 달러(387조 6100억 원)로 성장한 글로벌 AI 시장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5.9%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AI 지출은 지속적으로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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