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이 지난 4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건희 여사의 ‘집사’ 김예성 씨가 임원으로 재직한 IMS모빌리티에 HS효성 자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HS효성 계열사들은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오아시스제3호제이디신기술조합(오아시스 펀드)’에 2023년 35억 원을 출자했다. 이를 두고 HS효성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의식해 투자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HS효성의 신사업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 악화 대책 찾아 나선 HS효성
효성그룹은 지난해 인적분할을 단행해 (주)효성과 HS효성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개편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57)이 (주)효성을, 동생 조현상 HS효성 부회장(54)이 HS효성을 이끈다.
조현상 부회장은 그간 HS효성 사업 재편을 위해 노력해왔다. HS효성의 핵심 자회사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미래전략실을 신설했다. 미래전략실은 탄소섬유, 2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벨기에 양극재 업체 유미코아, 바이오 업체 엣진 등에 투자했다.
하지만 HS효성첨단소재의 최근 실적은 신통치 않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조 677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 6966억 원으로 1.15%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3억 원에서 1079억 원으로 17.26%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30.14%에서 올해 6월 말 265.39%로 6개월 사이 35.25%포인트(p) 늘었다.
HS효성첨단소재의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신소재(아라미드 및 탄소섬유) 사업은 시장 수요의 높은 성장성에 힘입어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해왔지만 최근 경쟁 업체의 증설로 인해 판매 단가가 하락하면서 부문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생산 능력 증설 효과로 매출 규모는 커질 것으로 보이나 과거보다 경쟁이 심해져 이익창출력이 다소 낮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 신사업 투자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나름대로 대책을 찾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 매각 대금은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에 활용될 계획으로 전해진다. HS효성첨단소재는 7월 28일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부문 매각을 위해 베인캐피탈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며 “세부적인 사항은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매각가로 1조 원 중반대를 예상하고 있다. 매각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HS효성첨단소재의 재무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영훈 수석애널리스트는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부 매각 시 외형 및 이익창출력은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매각 대금을 활용해 사업영역 확장 및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불거진 사법 리스크, 신사업에 제동?
이런 가운데 조현상 부회장은 최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더클래스효성, 더프리미엄효성, 신성자동차, 효성토요타 등 HS효성의 4개 계열사는 2023년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 ‘오아시스 펀드’에 총 35억 원을 투자했다. 오아시스 펀드는 이후 IMS모빌리티에 184억 원을 투자했다. IMS모빌리티는 김건희 여사의 집사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하고 임원으로 재직한 곳이다. 이에 HS효성과 오아시스 펀드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의식해 IMS모빌리티에 투자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HS효성 계열사가 오아시스 펀드에 투자한 2023년은 (주)효성과 HS효성이 분리되기 전이다. 다만 오아시스 펀드에 투자한 4개 계열사는 2023년 당시에도 조현상 부회장 지배 아래 있었다. 조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에이에스씨, 신동진 등이 4개 계열사들의 최대주주였던 것. 김건희 특검팀은 4일 조현상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조현상 부회장은 이날 오아시스 펀드 투자 경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조현상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HS효성의 신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대형 인수합병(M&A)이나 투자는 최대주주나 총수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작용한다”며 “총수가 부재하거나 경영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투자를 빠르게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 수사가 HS효성 신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정도 규모라면 모든 직원이 사법 리스크 방어에만 힘쓰지 않을 것이고, 신사업 담당 팀은 별도로 움직일 것”이라며 “당장 총수가 구속된 상황이 아니라면 심각하게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수사의 관건은 투자의 대가성 여부다. 마침 조현상 부회장은 2023년 차명으로 계열사 지분을 보유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오아시스 펀드에는 HS효성 외에 신한은행,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 한국증권금융 등도 투자했는데, 펀드에 투자한 회사들은 모두 투자에 대가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HS효성 관계자는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정보를 입수해 렌터카 사업, 탁송 등 자동차 사업 관련성 등을 고려해 투자한 건”이라며 “로비를 하기 위해 부실한 기업에 투자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로비와 전혀 관련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 집사로 언급된 사람은 투자 당시 전혀 인지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덧붙였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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