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막바지 단계로 알려졌던 상상인저축은행의 매각 협상이 돌연 결렬 국면을 맞았다. OK금융그룹은 상상인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그룹의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동시에 추진해왔다. 지난 7월 언론을 통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마무리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협상은 최근 중단됐다. 중단 이유를 두고 양 사의 입장이 다른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의 인수 협상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 성공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OK금융의 저축은행 인수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을 두고 동시에 인수를 추진했으나 최근 협상이 무산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대상은 상상인저축은행이다.
OK금융은 2024년 말 상상인저축은행의 실사를 진행하는 등 인수를 추진했다. 이후 가격 협상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해왔다. 7월 언론을 통해 OK금융과 상상인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최근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단 사유를 두고는 말이 분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상상인이 OK금융과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 다른 매각 대상을 찾으면서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반면 상상인그룹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의 매각은 계속해서 진행한다”며 “적절한 인수 대상자가 나타나면 매각할 계획이며, 복수의 인수 의향자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OK금융은 수개월에 걸쳐 협상하다가 돌연 다른 대상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반면, 상상인은 우선협상대상자를 특정한 것이 아닌 만큼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측에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페퍼저축은행 인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지 미지수다. OK금융은 3월 페퍼저축은행의 실사를 진행하고 협상을 해왔다. OK금융 관계자는 “페퍼저축은행과의 인수 협상은 진행 중이다”라고 답했으나 진행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언론은 페퍼저축은행 인수마저 사실상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두 저축은행 인수에 차질이 생기면서 저축은행 업권의 지각 변동은 미뤄질 전망이다. OK저축은행은 2024년 기준 자산 규모 약 13조 원으로 업계 2위로 꼽힌다. 만일 7위인 페퍼저축은행(약 3조 원)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계 1위를 지켜온 SBI저축은행(약 14조 원)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영업권 확대의 기회도 멀어졌다. 페퍼저축은행은 2013년 10월 경기도 안산과 분당에 지점을 가진 늘푸른저축은행을, 같은 해 12월 호남 지역의 한울저축은행을 인수해 설립된 금융사다. OK저축은행의 영업 지역은 서울, 충청, 호남으로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경기도까지 진출할 수 있다.

다만 협상이 중단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상상인이 저축은행 지분 매각을 계속해서 추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상인은 2023년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을 90% 이상 매각하라는 명령(주식 처분 명령)을 받았다. 2019년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불법 대출 등의 혐의로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아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상상인은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으며, 유 대표는 상상인 지분 22.67%를 가진 최대주주다.
금융위원회는 대법원에서 직무 정지 처분이 확정된 이후, 상호저축은행법 등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에 따라 주식 처분 명령을 내렸다. 법령은 처분 기한을 6개월로 명시했으나 상상인이 주식 처분 명령에 반발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하면서 기한이 미뤄졌다. 상상인은 1심에서 패소해 현재 2심을 진행 중이다.
한편 OK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최윤 회장의 목표에 따라 여러 금융사에 M&A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2024년 말에는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러 나서자 OK저축은행을 통해 재무적 투자자(FI)로 인수전에 참전했다. OK금융은 그동안 종합금융그룹 전환을 앞두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확보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OK금융의 우회 인수를 우려하는 등 대주주 변경 승인을 미루자, KCGI는 5년 동안 한양증권을 책임지고 경영할 것과 OK금융의 우선매수권 포기 등을 약속한 끝에 심사 신청 5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다. OK금융은 증권사 확보로부터 멀어진 셈이다.
그룹 전신인 대부업 이미지가 마이너스가 된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OK금융이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상인저축은행 임직원 사이에서 이를 우려하는 반응이 나왔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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