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부 항경련제에 대해 복용을 중단해도 자살 충동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항경련제는 뇌전증, 신경병증 통증 치료 등에 사용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약물은 국내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포함해 400여 종의 개량 신약과 제네릭(복제약)으로 출시됐고 시장 규모가 1800억 원에 이른다. 약을 복용 중인 환자와 처방하는 의료진 모두에게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5일 FDA에 따르면 지난 4월 리리카와 뉴론틴, 그랠리즈, 호리전트에 ‘복용을 계획 중이거나 중단하려는 환자에게 약물 복용을 중단한 후에도 자살 충동과 자살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추가됐다.
리리카의 프레가발린 성분과 뉴론틴·그랠리즈·호리전트의 가바펜틴 성분이 환자의 자살 충동과 자살 행동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우려는 오랫동안 제기됐는데, 현재 복용 중인 환자뿐만 아니라 복용을 중단한 환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FDA는 시판 후 조사를 통해 복용을 중단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이상 반응 사례도 추가했다. 자살 충동 및 자살 행동은 물론 발작과 우울증, 방향 감각 상실, 정신병적 증상, 현기증, 권태감 등을 보일 수 있다.
임산부가 분만 직전 이들 약물과 오피오이드 성분의 마약성 진통제를 병용하면 신생아에게 과민성, 과행동성 및 이상 수면 패턴, 높은 톤의 울음, 진전, 구토, 설사, 체중 미달 등의 신생아 금단 증후군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경고 문구도 추가됐다.
프레가발린과 가바펜틴 성분은 항경련제에 사용되는데, 주로 뇌전증 및 신경병증 통증 치료에 활용된다. FDA가 이들 약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면서 국내 출시된 치료제의 안전성 강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리리카는 글로벌 제약사 비아트리스가 국내에도 출시한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연 매출은 700억 원이 넘는다. 리리카 외에 △가바뉴로(한림제약) △가벨린(삼일제약) △뉴로가발린(마더스제약) △뉴로카바피지(삼진제약) △뉴카펜(경동제약) △동광프레가발린(동광제약) △라라카(유영제약) △리가린(한국파마) △리카프리(대웅제약) △유한프레가발린(유한양행) △제이가바(제일약품) △카발린(HK이노엔) △프가바린(비보존제약) 등의 프레가발린 성분의 제네릭 260여 종이 국내 허가를 받았는데, 이들 제품까지 더하면 국내 프레가발린 시장은 연간 1400억 원대로 추산된다.
가바펜틴 성분의 뉴론틴과 그랠리즈도 국내에 출시돼 있다. 비아트리스의 뉴론틴이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출시돼 있으며, 캡슐이 아닌 서방 정제형으로 제형을 바꾼 그랠리즈는 알보젠이 출시했다. 국내 가바펜틴 성분 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간 400억 원이고, 뉴론틴은 이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뉴론틴과 그랠리즈 외 △가바페닌(한미약품) △뉴로가펜(셀트리온제약) △동아가바펜틴(동아에스티) △메가펜틴(일동제약) △알피가바펜틴(알피바이오) △위더펜틴(위더스제약) △현대가바펜틴(현대약품) 등의 개량 신약과 제네릭 140여 종이 국내 출시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동 성분 제제의 해외 허가 변경 정보에 대해 국내 제약사의 제출 자료, 국내외 허가 사항 및 국내 이상 사례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검토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반영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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