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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위기' 피플바이오, 대입학원 임대 부동산 매수로 발등의 불 끄기

재무구조 개선 목적 달성 의구심…연간 임대 수익 26억 원, 이자 비용이 40억 원 상회

2025.12.26(Fri) 11:21:26

[비즈한국] 알츠하이머 혈액진단 키트 전문기업 피플바이오가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부동산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했지만 사실상 방치 상태나 다름없던 폐건물이 있는 부동산에서 대치동 한복판 대입 전문학원이 통으로 임대 중인 부동산으로 목적물을 바꾼 것. 피플바이오로서는 자본을 늘림으로써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 요건에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인수과정에서 떠안은 부채와 이자 비용은 또다른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피플바이오가 대입학원이 임대로 사용하고 있는 부동산으로 양수계약 목적물을 변경했다. 연간 26억 원 이상의 임대수익이 기대되지만 40억 원가량의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해 재무구조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피플바이오가 양수하기로 한 건물 및 부동산. 사진=최영찬 기자

 

피플바이오는 지난 23일 비주거용 부동산 관리업을 하는 휴먼데이타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939-24, 939-30, 939-11번지의 토지 및 건물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토지 면적은 1197㎡이며, ​건물은 연면적 5191.25㎡​​​로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다. 현재 강남대성학원이 운영하는 단과 대입 전문학원이 건물을 임대 사용 중이다.

 

전체 매수 대금 983억 원 가운데 계약금 및 중도금 ​356억 원은 제8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영구전환사채의 발행대금과 상계처리하고, 잔금 627억 원은 부동산에 설정된 대출금을 승계하는 것으로 갈음한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6억 원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10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 피플바이오는 앞서 지난달 12일에도 대출금 620억 원이 붙은 89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양수하기로 했다가 목적물을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피플바이오가 법차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분석한다. 상장 기업은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을 5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최근 3년간 2회 이상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후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 피플바이오의 법차손 비율은 2023년 88.4%, 2024년 159.7%에 이른다. 올 3분기 기준으로도 자본총계가 17억 원에 불과해 법차손 비율이 338.8% 수준이다. 법차손 비율을 낮추려면 법차손을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늘려야 한다. 피플바이오는 부채가 620억 원이 증가하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해 자본 356억 원을 채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법차손 문제를 넘어선다고 해도 피플바이오가 이번 부동산 양수목적으로 밝힌 ‘재무구조 개선’을 달성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해 부담해야 하는 이자와 부동산 대출금에 붙은 이자 때문이다.

 

계약금 및 중도금 명목으로 발행한 356억 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에 부담해야 하는 이자(연이율 2%)는 연간 7억 1200만 원이다. 여기에 잔금 627억 원 대신 떠안은 부동산 대출금 이자도 내야 한다. 휴먼데이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장기차입한 대출금의 연이율은 5.18~6.76%여서 피플바이오가 내야 하는 대출금 이자만 연간 32억~36억 원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인수로 피플바이오가 연간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총 40억 원이 넘는다. ​건물 임대수익으로 연간 26억 4000만 원이 들어와도, 매년 현금 15억 원가량이 유출되는 셈이다.​

 

피플바이오는 혈액을 기반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키트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국내와 중국 하이난 의료특구에서 치매 진단키트 ‘알츠온’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020년 12월 코스닥 상장 이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2021년 매출 6억 원, 영업손실 72억 원 △2022년 매출 44억 원, 영업손실 117억 원 △2023년 매출 45억 원, 영업손실 152억 원 △​2024년 매출 37억 원, 영업손실 11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7억 원, 영업손실은 66억 원을 기록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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