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했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대출) 업체 크로스파이낸스코리아의 회생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기업 존속 위기에 놓인 크로스파이낸스는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해 인가 전 인수합병(M&A)으로 회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인수 예정자를 찾은 크로스파이낸스는 수차례 지연 끝에 최근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서, 내년 1월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있다.
인가 전 M&A로 기업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크로스파이낸스가 12월 12일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12월 18일 기업회생을 개시한 지 약 1년 만이다. 서울회생법원은 2026년 1월 29일 크로스파이낸스의 회생계획안 심리와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를 개최한다고 공고했다.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자가 회생계획안 승인 여부를 정하며, 이후 법원의 판단을 거쳐 회생절차의 인가와 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인가될 경우 계획안 이행 후 회생절차를 종료하고 새 인수자와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동의안 부결 혹은 회생절차 폐지로 결정되면 파산 수순을 밟게 된다.
매출이 전무한 크로스파이낸스는 외부 자금 조달 없이 기업 존속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을 통한 인가 전 M&A로 기업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인가 전 M&A란 회생계획을 인가받기 전 인수 예정자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매각 절차가 빠르고 자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어 채권 변제에 유리하다. 스토킹 호스란 공개 입찰 전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와 조건부로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입찰 과정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자가 없으면 인수 예정자에게 우선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크로스파이낸스의 최종 인수 예정자는 온투업 관련 회사가 아닌 일반 법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에 따르면 최초 우선 인수 예정자는 전자결제대행사(PG)사였으나, 이 회사가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서 공개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전자상거래 업체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월 열리는 관계인집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따라 인수 확정 여부도 결정된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온투업 재개 가능성을 내려놓지 않은 상태다. 매각을 마무리하고 회생절차를 종결하면 우선 투자자 피해 회복에 힘쓴 뒤 사업을 이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인수 예정자의 운영 방안에 대해 “입찰제안서에 따르면 회생절차 종료 후 새 주주가 회사 경영을 총괄하며, 신규 임원진이 채권 추심에 전사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며 “이후 회사 제도 및 규정을 정비해 새로운 온투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웠다”라고 명시했다.
향후 운영 방안에 관해서는 “인수를 모두 완료하면 증자 후 인수자가 인력 보강, 채권 추심 등을 통해 투자금 상환에 노력해 투자자 신뢰를 얻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온투업 사업도 금융당국과 협의 하에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크로스파이낸스는 한국거래소 자회사인 코스콤 내 사내벤처 기업 ‘한국어음중개’에서 시작한 회사다. 2021년 온투업체로 정식 출범하면서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크로스파이낸스의 기존 대주주는 코스콤과 자동차·전자 부품 제조 기업인 인지그룹으로, 코스콤은 2024년 기준 지분 32.80%를, 인지그룹은 2023년 기준 지분 40.4%를 보유했다. 통상 회생인가 전 M&A를 진행할 경우 기존 주주의 주식은 감자 혹은 소각한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중소상공인에 특화한 금융 서비스를 하면서 카드 매출 선정산 상품을 주로 취급했다. 소상공인 가맹점에서 카드 매출이 발생하면 소상공인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카드 매출을 기반으로 해 비교적 안전한 상품으로 꼽혔다. 크로스파이낸스와 같은 P2P 업체는 펀딩으로 대출금을 모아 선정산업체를 거쳐 소상공인에게 대출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중간에 대출금을 변제해야 할 2차 PG사인 루멘페이먼츠가 2024년 8월 카드 매출 채권을 갚지 않으면서 720억 원대 미정산 사태가 발생했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이들이 정산 대금을 가로챘다고 보고 루멘페이먼츠와 김인환 대표를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김인환 대표는 지난 7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사기·횡령·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징역 15년과 추징금 408억 원을 선고받았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채권 추심, 부동산 가압류 등으로 대출금 회수에 힘쓰고 있다. 회수한 자금은 서울회생법원의 승인을 거쳐 정산받지 못한 투자자에게 분배한다. 그러나 상환은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 7월 크로스파이낸스가 공시한 미분배 내역에 따르면 카드 매출 채권 선정산 상품 146건에 대한 분배 가능 금액은 248만 원으로, 미정산 대출 잔액(724억 원)의 0.003%에 그쳤다. 투자자 수도 9000명이 넘어 사실상 분배가 불가능했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조건부 인가 전 M&A에 성공해 회생을 마무리하고 일부라도 상환을 마무리하기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라며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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