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격투기 단체 ‘AFC 엔젤스파이팅챔피언십(AFC)’ 운영 법인이 해산간주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AFC는 최근 몇 년간 모든 대회를 한국이 아닌 베트남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를 놓고 AFC가 국내보다 베트남에서 더 많은 후원을 받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AFC 회장은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다. 이 덕분인지 AFC는 과거 대회를 개최하면서 삼부토건과 그 관계사의 협찬을 받곤 했다. 하지만 현재는 삼부토건의 재무가 악화되고, 특검 수사 대상에도 오르면서 협찬을 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AFC는 2016년 설립된 격투기 단체로 ‘세계 최초 자선 격투 대회’를 표방하고 있다. AFC는 2016년 10월 첫 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8번의 대회를 개최했다. 이일준 회장은 2017년부터 AFC 회장을 맡고 있다.
AFC는 현재 한국에서의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모양새다. AFC 운영 법인은 ‘주식회사 에이에프씨’다. 그런데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에이에프씨 법인은 지난해 12월 상법 520조를 이유로 해산간주 됐다.
상법 520조에는 “법원행정처장이 최후의 등기 후 5년을 경과한 회사는 본점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아직 영업을 폐지하지 않았다는 뜻의 신고를 할 것을 관보로써 공고한다”며 “공고한 날로부터 2개월 내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해산한 것으로 본다”고 명시돼 있다.
법인등기부나 AFC SNS 등에는 엔젤스파이팅 사무실을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한 건물로 소개한다. 비즈한국은 해당 건물을 방문했지만 AFC 관련 사무실은 보이지 않았다. AFC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이 되지 않고, 소셜미디어(SNS)나 유튜브 채널은 정상 운영 중이다.
AFC는 한국 대신 베트남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AFC는 2023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열린 9번의 대회를 모두 베트남에서 개최했다. 지난 8월 16일에도 AFC 38회 대회가 베트남에서 열렸다. AFC가 처음부터 베트남 시장에 집중했던 것은 아니다. AFC는 설립 초창기부터 2022년까지 대부분의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했었다.
격투기팬들 사이에서는 한국보다 베트남에서 후원이나 협찬을 더 많이 받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AFC 대회는 베트남 방송에서 중계하는 등 베트남 현지에서 꽤 인기를 끌고 있다.

AFC는 국내에서 대회를 개최할 당시 삼부토건과 그 관계사들의 협찬을 받곤 했다. 이는 이일준 회장이 삼부토건 회장이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삼부토건의 협찬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일준 회장은 7월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삼부토건의 현재 상황도 녹록지 않다. 삼부토건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045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466억 원으로 77.24% 감소했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112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596억 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삼부토건의 자본총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마이너스(-) 720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AFC가 협찬 때문에 베트남에서 대회를 개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추측이 사실이더라도 AFC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수익성을 무시할 수도 없어 베트남 대회 개최를 마냥 비판할 수는 없다. 다만 AFC 소속 선수들에게는 이 같은 베트남 개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AFC 주축 선수들은 여전히 한국 선수들이다. 최근 대회에서도 출전한 선수 절반가량은 한국 선수였다. 이들은 대회 때마다 베트남까지 이동해 경기를 치러야 한다.
비즈한국은 AFC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기 위해 SNS에 소개된 전화번호와 이메일 등으로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전화는 받지 않았고, 이메일을 통한 문의에도 답을 받지 못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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