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중국의 희토류 수출 허가제 전환과 이에 맞선 미국의 보복관세 부과 예고로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말 경주 APEC 기간에 예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대해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무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이 희토류 생산 요소를 대상으로 수출 통제를 가하려 한다”며 “전 세계를 인질로 잡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2019년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에 추진되던 트럼프·시진핑 간 대면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무역갈등 재점화는 10월 9일 중국 상무부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 발표에서 비롯됐다. 중국 상무부는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 공고를 통해 희토류의 수출을 허가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희토류는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희귀 금속을 뜻한다.
중국 상무부는 희토류 금속과 관련 합금·화합물 등을 민간과 군사 양용(이중 용도) 물자로 지정하고, 수출 시 상무부의 허가를 의무화했다. 또한 희토류 채굴, 제련, 자성 재료 제조 등 관련 기술과 생산설비 전반에 대해서도 수출 통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산 희토류가 포함된 해외 제조 영구자석 품목 등도 수출 통제 대상으로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희토류 원자재 공급망을 넘어, 제3국에서 중국산 중간재를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회 경로까지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의 조치에 대응해 미국은 강력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부터 중국에 현재 부과되고 있는 관세에 더해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중 수출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희토류의 ‘자원 무기화’에 ‘기술 무기화’로 맞서는 형국이다.
미·중 무역갈등의 재점화는 곧바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대응을 시사한 1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전날 대비 S&P 500 지수는 2.71%, 다우존스는 1.9%, 나스닥은 3.56% 하락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대비 4.89% 급락했고, 테슬라는 5.06%, 애플은 3.45%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역시 각각 2.19%, 4.99% 내렸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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