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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하기에 아름다운…이영수 개인전 '물방울에 깃든 바니타스'

19일부터 7월 11일까지 압구정 칼리파갤러리…신작 10점 통해 사유적 분위기로 확장

2026.06.11(Thu) 15:24:50

[비즈한국] 잎사귀에 맺힌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이영수 작가의 전시회가 열린다. 칼리파갤러리(대표 손경란)는 오는 19일부터 7월 11일까지 서양화가 이영수의 개인전 ‘물방울에 깃든 바니타스(Vanitas)’를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 속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삶과 시간의 흐름을 탐구해온 작가의 회화 작품 20여 점이 대중을 만난다.

 

Natural Image 90.9x65.1cm Oil on canvas 2026. 사진=칼리파갤러리 제공


이영수 작가의 대표적인 그림 소재는 잎사귀에 맺힌 영롱한 물방울, 이슬방울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작가는 이 물방울을 통해 덧없음, 즉 바니타스를 보여준다.

 

‘바니타스(Vanitas)’는 인간 존재의 유한함과 삶의 덧없음을 성찰하는 미술사의 오랜 전통이다. 과거의 예술가들이 해골이나 시든 꽃으로 죽음을 상징했다면, 이영수 작가는 가장 충만한 순간에 이미 소멸을 내포한 ‘물방울’을 통해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이른 새벽 잎사귀 위에 맺힌 이슬은 햇빛을 받아 아름답게 반짝이지만, 금세 증발해서 사라지고 만다.

 

그의 물방울은 죽음을 직접 표현하기보다 사라질 수밖에 없기에 더욱 소중하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을 조용히 역설한다. 이는 데미언 허스트가 삶과 죽음을 다룬 맥락과도 닿아있다. 다만 이영수 작가는 거대한 선언 대신 한 방울의 물속에 순환을 담아내는 정적이고 깊은 사유의 방식을 취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의 정밀한 극사실 회화를 넘어선 작가의 예술적 확장을 볼 수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10점은 대상의 외형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자유로운 붓질과 유연한 색채의 흐름을 더해 빛과 공기, 바람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순간을 회화적으로 포착했다. 

 

극도의 사실성이 자연스럽게 추상으로 전환되고, 추상적 감각은 다시 자연의 실재감으로 환원된다. 이는 단순한 화풍의 변화를 넘어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더 내면적이고 사유적인 영역으로 깊어졌음을 증명한다.​ 

 

Natural Image 65.1x90.9cm Oil on canvas 2026. 사진=칼리파갤러리 제공


이영수 작가는 “이전 작업에서 물방울은 그 내부에 비친 세계를 극도로 치밀하게 확장해 우주적 스케일의 질서와 감각을 담아낸 소우주로 인생을 돌아보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물방울 안에 비친 세계를 극사실로 좇기보다는 물방울이 맺히는 풀, 바람과 공기의 결을 넓은 화면으로 펼쳐 더 사유적인(비구상적인) 분위기로 확장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작가는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처럼 맺히고 스러지는 순간들을 한눈에 펼쳐보였다. 관람객들이 내 작품을 보며 자신의 시간과 기억을 더 깊이 마주하고 사유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칼리파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물방울 속에 담긴 또 하나의 세계를 경험하게 할 것”이라며 “유한한 삶이 지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기록을 통해 삶과 시간, 존재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깊은 사유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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