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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용 전 KAI 대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은 분식회계 덕?

미수 대금 매출로 잡은 정황…하 전 대표 연봉도 6억 원에서 12억 원대로 올려

2017.08.02(Wed) 16:55:29

[비즈한국] 국내 최대 방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조직적 분식회계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도 같은 의혹에 대해 정밀감리에 착수했다. 

 

지난 7월 20일 오후 방산비리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서울 중림동 사무소에서 관계자들이 임시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회의실 앞에 서 있다. 이날 오전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KAI의 원가 부풀리기와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2일 “KAI의 부품 원가 부풀리기 등 분식회계가 포함된 경영상 비리를 살펴보고 있다”며 “금감원과도 유기적으로 협조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과 금감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금감원은 지난 5월부터 KAI의 회계처리가 제대로 됐는지 심사감리에 착수했다가 최근 경남 사천 본사에 머물며 강도 높은 분식회계 관련 정밀감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KAI가 들어오지도 않은 사업 대금을 미리 매출로 잡는 방식 등으로 분식회계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과 금감원 등의 의심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은 이라크 활주로와 공항관제시스템 등 재건 사업이다. KAI는 이 사업과 관련된 주요 건설사 등에 하청을 줬지만, 대금은 아직 받지 못했다. 금감원은 KAI의 회계장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사업과 관련된 허위 기재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사업을 수주 이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계약금과 별도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중도금 등이 지급되는데, 이를 받지 않았음에도 미리 매출로 반영하거나 처음부터 전체 사업비를 매출로 잡는 방식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며 “KAI 내부에서도 연간 수천억 원가량의 분식회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 역시 지난 7월 KAI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회계장부와 전산자료 등 분석과정에서 분식회계와 관련된 부분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AI가 고등훈련기 T-50 계열 항공기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 주력 제품의 원가를 부풀려 이익을 과대 계상하거나, 보잉사로부터 ‘보잉777’ 등 주요 기체 부품 등 수출 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원가를 낮춰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영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7월 18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KAI 협력업체 T 사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정황들은 2013년 5월 취임한 하성용 전 KAI 대표 재임 시절 ‘성과 부풀리기’ 의혹과 연결돼 있다. 하 전 대표 부임 이후 KAI는 최근 3년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데, 이 성과들이 앞서와 같은 방식으로 부풀려진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개된 지난 5년간 KAI의 사업보고서 등을 보면, 하 전 대표가 부임하기 전인 2012년 KAI의 영업이익은 1257억 원 이었다. 2013년 1245억 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2014년 1612억 원으로 올랐다. 이후 2015년엔 2856억 원, 2016년 3149억 원 등의 실적을 냈다. 

 

매출액 역시 2012년 1조 5346억 원에서 2013년 2조 163억 원으로 뛰었고, 매년 올라 2016년엔 3조 1006억 원으로 급등했다. KAI는 하 전 대표 부임 후 매년 이 같은 성과를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하 전 대표의 연간 보수는 2013년 6억 원대에서 2016년 12억 원대로 두 배 넘게 급등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KAI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하 전 대표 등 경영진이 성과를 부풀리려는 의도에서 조직적으로 분식회계를 지시했거나 구체적인 정황을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에 주목해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수사가 확대되면 이러한 성과 부풀리기가 하 전 대표의 재임에 영향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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