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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추적기 '어두운 밤, 그녀는 미승빌딩 안에 홀로 있었다'

최순실 씨 소유 빌딩 6, 7층 거주…관리인 "안전 이유로 늦은 밤엔 외출 안 해"

2017.11.16(Thu) 10:11:08

[비즈한국] “아들과 함께 서울 집에서 지낸다. 갈 곳도 없고, 받아줄 곳도 없어 집안에만 있다. 많이 힘들어 한다.”

 

지난 10월 25일, 최순실 씨(61)의 전 남편이자 정유라 씨(21)의 부친인 정윤회 씨(62)가 ‘비즈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전한 정유라 씨의 근황이다. 그는 정유라 씨가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미승빌딩의 6층과 7층(복층 구조) 자택에서 칩거 중이라고 했다(관련기사 정윤회 단독인터뷰 "최순실 면회 갈 생각 전혀 없어"​).

 

정윤회 씨 인터뷰 보도 이후 정유라 씨의 근황에 대해 물어오는 독자 문의가 빗발쳤다. ‘비즈한국’은 정윤회 씨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정유라 씨를 찾아 나섰다. 

 

지난 10월 25일, 정유라 씨의 부친 정윤회 씨가 ‘비즈한국’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유라 씨의 근황을 알렸다. 정유라 씨는 현재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최순실 씨의 소유 미승빌딩의 6, 7층에 거주 중이다. 아래 정유라 씨 사진은 지난 7월 모습. 사진=구윤성 기자(위)·임준선 기자(아래)

 

10월 31일 오후 3시, 미승빌딩을 찾았다. 정 씨가 거주하는 6층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지상 4층부터 7층까지는 외부인 출입이 통제됐다. 엘리베이터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만 버튼이 눌러졌고, 3층에서 4층으로 통하는 계단은 유리문으로 닫혀 있었다.   

 

미승빌딩 직원에게 정유라 씨의 근황을 물어봤다. 그는 “아침 일찍 외출했다. 외출하는 날에는 밤 늦게나 새벽에 돌아온다”며 “밤새 기다려도 정유라 씨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취재기자들과 마주치기 싫어 비밀작전 펼치듯 몰래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5시간 가까이 미승빌딩 앞에서 기다렸지만 정 씨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밤 8시에도 6층과 7층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다.

 

11월 7일 오후 7시, 미승빌딩을 다시 찾았다. 정 씨가 거주하는 6층에서 커튼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왔다. 불빛이 나온 방을 보니 거실이었고, 7층으로 통하는 복층계단도 보였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건물 뒤편으로 가서 확인해보니 또 다른 방에도 불이 켜져 있었다. 정 씨의 아들로 보이는 아기와 보모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었다. 정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11월 7일, 정유라 씨의 근황을 알아보기 위해 최순실 씨가 소유한 강남구 신사동의 미승빌딩을 찾았다. 이날 미승빌딩의 6층과 7층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사진=유시혁 기자

 

빌딩 직원들에게 다가가 정 씨 근황에 대해 물어봤다. 직원 셋 모두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10월 31일 “정유라 씨가 외출했다”고 얘기해준 직원은 현장에 없었다. 

 

이번에는 미승빌딩 건물관리인을 접촉했다.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가라”고 외치며 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20분을 설득한 후 그로부터 “자정 무렵 정유라 씨가 돌아온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6시간이 지난 새벽 1시에도 정 씨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6층의 불빛은 늦은 시간까지 꺼지지 않았다. 

 

11월 13일 저녁 7시 30분, 미승빌딩을 다시 찾았다. 이날도 6층 방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하지만 아기와 보모 두 사람만 있을 뿐 정 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 씨가 외출한 것인지, 암막커튼을 치고 방 안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관리소로 찾아갔다. 관리인은 일주일 전처럼 “가라. 왜 자꾸 찾아오느냐.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으니까, 그냥 가라”며 화를 냈다. 기자가 관리인에게 명함을 건네자, 관리인은 그제야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정유라 씨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기자들의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수많은 기자들이 정유라 씨를 취재하기 위해 미승빌딩을 찾아왔다. 그들은 소속 매체를 밝히지도 않고 기물을 파손했고,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지하주차장에 쌓인 짐들과 쓰레기봉투를 뒤졌다. 어지럽힌 물건도 정리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따졌지만, 도망치거나 ‘아무것도 안 가져갔다’며 발뺌하는 태도를 보였다. 남의 집에 몰래 들어와 소지품을 뒤져놓고 ‘아무것도 안 가져갔다’고 말한다고 해서 죄가 아닌 게 아니다. 경찰에 신고하려다가 시끄러워질까 싶어 참았다.”

 

평소 취재기자들의 태도에 불만이 많았던 관리인은 그간 겪은 일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정 씨 근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관리인에 따르면 미승빌딩 6, 7층에는 정유라 씨와 정유라 씨의 아들, 보모 세 사람이 함께 지낸다. 앞서 창문에 모습을 보인 중년 여성은 보모였던 것이다. 이 세 사람은 언론에 얼굴이 공개됐기 때문에 외출을 자제한다고 했다. 장보기도 하지 않고 매 끼니 배달음식으로 해결한다고도 했다. 

 

관리인은 “정 씨 아들과 보모가 입국했을 때, 수많은 취재기자들이 아들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 찾아왔다. 그날 아들이 얼마나 놀랬는지, 경기를 일으켰다고 한다. 두 살배기 아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사람을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며 “그날 일 때문에 정 씨와 보모가 많이 힘들어 한다”고 전했다.  

 

마침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지하 1층으로 진입했다. 저녁 8시 30분을 갓 넘긴 시간이었다. 배달원이 관리인에게 하얀봉투에 담긴 음식을 건네자 관리인은 현금 5만 원을 지불했다. 관리인은 배달음식을 들고 엘리베이터로 6층까지 올라갔다. 지하 1층 주차장으로 내려온 관리인은 “정 씨가 집에 있다”며 “보모가 대신 음식을 받으러 나와 정 씨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정 씨가 집에 있는 건 확실하다”고 전했다. 

 

최순실 씨 소유의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 사진=고성준 기자

 

관리인도 정 씨가 머무는 6층을 아무 때나 드나들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음식이 배달됐을 때만 정 씨나 보모가 엘리베이터를 조작해준다고 했다.

 

배달음식 전달이 기분 나쁘지 않느냐고 묻자 관리인은 “언론을 통해 최순실 씨와 정유라 씨가 돈 없는 사람들에게 갑질하는 사람처럼 비쳤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건물 내 직원들에게는 그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 이번 추석에도 구치소에 있는 최순실 씨가 변호인을 통해 건물 직원들에게 선물과 떡값을 전달했다. 최순실 씨는 명절마다 선물과 떡값을 건넸고, ‘감사하다’는 인사도 빠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유라 씨도 최순실 씨 못지않게 미승빌딩 직원들에게 잘한다”며 “최순실 씨와 정윤회 씨가 설립한 얀슨기업도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페이퍼컴퍼니나 유령 회사가 아니다. 미승빌딩 관리를 위해 설립된 회사이고, 미승빌딩 직원들 모두 얀슨기업 소속이다. 월급도 얀슨기업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정유라 씨는 늦은 시간에 외출하지 않는다. 주위 눈치도 있지만, 20대 여성이 늦은 시간에 외출하는 건 위험한 일”이라며 “밤새 기다려도 오늘은 못 만날 것이다. 정유라 씨에게 명함을 전달할 테니 연락을 기다려보라”고 했다. 그러나 기자는 끝내 정 씨를 만나지 못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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