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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부재 DB그룹의 '황태자' 김남호 부사장의 '특별한' 경영수업

입사 후 9년간 주요 업무나 조직 이끈 적 없어…DB "승계 위한 장기적 준비과정"

2018.01.17(Wed) 17:48:17

[비즈한국] 비서 성추행 논란으로 2017년 9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김준기 전 동부그룹(현 DB그룹) 회장의 외아들 김남호 부사장(43)의 경영수업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김준기 회장의 퇴임 후 동부그룹은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며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했고 같은 해 11월 명칭을 DB그룹으로 변경했다. 이근영 회장의 나이가 올해 81세라는 점에서 김남호 부사장이 경영 일선에 언제 등장하게 될지 재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DB그룹 김준기 전 회장(왼쪽)과 외아들 김남호 부사장​. 사진=비즈한국 DB·DB그룹


재벌그룹 후계자들이 보통 입사 후 경영 현안과 관련한 보직을 맡아 검증을 받는 데 반해 ​김남호 부사장은 ​​그룹 입사 후 9년이 지났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경영 능력을 선보인 적이 없다. 그는 지금껏 경영 현안과 밀접한 업무를 했거나 특정한 조직을 이끌지 않았다. 

 

1975년생인 김 부사장은 34세 되던 해인 2009년 1월 동부제철 차장으로 입사해 아산만관리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동부제철 인사팀 교육관련 차장을 거쳐 2012년 1월 승진해 동부제철 인사팀 부장이 됐다. 2013년 1월 그는 동부제철에서 그룹의 농업부문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아 동부제철, 동부건설, 동부팜한농 등 비금융계열사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거나 매각되면서 금융업 중심의 그룹으로 변모하자 그의 행보도 달려졌다. 김남호 부사장은 2015년 4월부터 동부금융연구소(현 DB금융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그사이 그는 2017년 1월 상무 승진에 이어 올해 1월 다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DB금융연구소는 별도의 법인체제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각 계열사의 임원과 실무자들이 파견돼 계열사 시너지와 미래성장 전략을 연구하는 곳이다. 김 부사장은 DB손해보험(옛 동부화재)에 재직된 상태에서 DB금융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고 이곳에서도 특정 조직을 총괄하지 않고 팀원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DB금융연구소의 연구 성과나 수립한 전략이 각 계열사에 실제 적용된 사례에 대해선 알려진 게 거의 없다. 

 

김남호 부사장은 17세 때인 1991년부터 계열사 지분을 승계하기 시작해 20년에 걸쳐 그룹 승계에 필요한 지분 확보를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현재 김 부사장은 그룹 지주회사 격인 DB Inc.의 지분 18.21%, 그룹 금융계열사들을 지배하는 DB손해보험의 지분 9.01%를 보유한 두 회사의 최대주주다. 아버지 김준기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훨씬 이전부터 그룹을 실질적으로 소유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남호 부사장으로선 서둘러 경영 일선에 나설 이유가 없다. 그룹에 대한 지배력에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 테헤란로 소재 DB그룹 사옥. 사진=최준필 기자


DB그룹 관계자는 “김남호 부사장은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이자 개인 최대주주다. 현재 경영권을 승계하기까지 총수일가의 판단에 따라 장기적인 준비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며 “그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고 해서 DB금융연구소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나 그룹 내 역할이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기업의 후계 과정은 각양각색의 형태로 진행된다. DB그룹 내 제조업부문이 건재했다면 김 부사장은 동부제철, 동부팜한농뿐만 아니라 다른 비금융계열사에서도 경영수업을 받았을 것”이라며 “그룹이 금융업 중심으로 변모하면서 김 부사장은 금융업을 전체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금융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룹 전체를 승계할 수 있다고 총수일가가 판단할 때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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