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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쿠팡·위메프·티몬, 누가 '치킨'을 먹을까

자본잠식 '치킨게임'…쿠팡 김범석·위메프 박은상·티몬 유한익 대표의 동상이몽

2018.06.12(Tue) 10:58:06

[비즈한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뒤적이다 보면 ‘핫딜’ 광고가 심심치 않게 뜬다. 내가 갖고 싶었던 ‘블루투스 이어폰’이 반값. 이런 횡재가! ‘단, 오늘까지만’이라는 단서가 따라붙는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잠시 고민해봐도 이런 좋은 기회가 없다. 냅다 지른다.

 

2010년 100억 원이던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5년 8조 원으로 성장했다. 소셜커머스는 일정 수의 고객이 모였을 때 특가를 진행하는 전자상거래의 한 형태였다. ‘야, 이거 같이 사자’며 고객이 스스로 SNS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게 만들어 광고비용을 줄이고 박리다매로 이익을 남겼다. 국내 선두주자가 쿠팡, 위메프, 티몬이다.

 

왼쪽부터 김범석 쿠팡 대표, 박은상 위메프 대표, 유한익 티몬 대표 사진=각 사 제공

 

소셜커머스 업체가 ‘믿기 어려운’ 가격을 내세워 고객 마음을 사로잡자 시장은 급격히 불었다. 각 업체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출혈경쟁을 펼쳤다. 그 결과 소셜커머스는 조건 없이 할인 쿠폰을 얹어주는 오픈마켓으로 변한다. 핵심 경쟁력이던 큐레이션(상품 선정) 능력 중요도는 떨어졌다. ‘소셜커머스’ 간판만 유치한 채 사실상 70조 규모 오픈마켓 시장으로 편입됐다.

 

쿠팡, 위메프, 티몬의 지난해 합계 순손실액은 총 7958억 원이다. 부채는 2조 3899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쿠팡이 자본잠식으로 돌아서며 세 업체 모두 자본잠식 굴레에 허덕이는 중이다. 세 업체 중 누구 하나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더 낮은 가격과 더 빠른 배송으로 승부를 이어갈 전망이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치킨게임’ 전장에서 최후까지 살아남아 ‘치킨’​을 먹을 승리자는 과연 누가 될까.

 

# ​매출 1위, 적자 1위’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40)는 소셜커머스 ‘빅3’​ 중 유일하게 창업자이면서 현재까지 경영을 도맡고 있다. 김 대표는 1978년생으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2004년 빈티지미디어컴퍼니를 설립해 2009년 매각했고 2010년 쿠팡을 설립했다. 그는 ‘도전 정신’을 최우선에 두고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40). 사진=쿠팡 제공

 

쿠팡은 2012년 업계 최초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김 대표는 흑자 유지에 만족하지 않고 성장을 선택하며 투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1조 1000억 원)를 끌어온 것 이외에도 총 1조 8000억 원가량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쿠팡은 타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 6846억 원을 기록했다. 

 

큰 몸집을 자랑하지만 고민은 있다. 몸집만큼 큰 적자가 쌓여가는 중이다. 지난해 순손실 6735억 원에 달하며 지난 3년간 1조 7614억 원을 잃었다. 적자 폭이 점점 커지는 중이다. 부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채는 1조 3336억 원으로 2016년과 비교해 6314억 원 늘었다. 결국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쿠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3사 중 유일하게 올해도 흑자전환이 아닌 규모 확대 기조를 운영 방침으로 세웠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공개 투자금이 넉넉하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1조 원 이상 들여 확보한 3600여 명 ‘쿠팡 로켓배송’ 인력과 물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다른 업체 물건을 배송해주는 ‘제3자 물류 사업’ 진출 계획까지 세운 상태다. 

 

김 대표는 “쿠팡의 도전은 비단 쿠팡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직원들에게 항상 말한다. 이 도전에서 실패하면 해외투자자들이 다시 오지 않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강조한다”며 “우리는 특별한 기회를 부여받은 회사다. 이 기회를 성공시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되고, 한국 경제사에서 두 번째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데 한 자리라도 차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 ‘배송보다는 가격​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

 

박은상 위메프 대표(37)는 1981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세계 3대 경영컨설팅 회사 가운데 하나인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경험을 쌓았다. 나제원 요기요 대표와 함께 만든 소셜커머스 슈거플레이스가 2011년 위메프에 인수되면서 박 대표는 위메프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2012년 공동대표 자리에 오른다. 위메프 창업자 허민 공동대표가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2013년부터 박 대표 단독체제가 자리 잡았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37). 사진=위메프 제공

 

지난해 위메프 매출액은 4730억 원으로 업계 두 번째 규모다. 쿠팡과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거래액을 기준 삼으면 쿠팡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위메프 거래액은 4조 원을 조금 넘었다. 같은 기간 쿠팡 거래액은 4조 원 중반에서 5조 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거래액 10~15% 수수료만 매출로 잡히는 사업 특성 때문에 매출액보다 거래액을 업계 주도권 판단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쿠팡은 100% 매출로 잡히는 로켓배송 같은 직매입 비중이 크기 때문에 매출이 높다.

 

박 대표 체제 위메프는 ‘낭비 없는 성장’을 기조로 사업을 꾸려가는 중이다.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흑자전환을 노린다. 지난해 순손실 417억 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6년과 비교해 매출액 대비 순손실 비율을 큰 폭으로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순손실 비율은 18% 수준에서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기를 특정하기 힘들지만 3사 중 가장 빠르게 수익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점으로 미뤄 흑자전환도 가장 먼저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가 배송에 힘쓰는 반면 위메프는 배송을 외주로 돌리고 제품 가격 경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위메프는 ‘특가데이’, ‘투데이특가’, ‘타임특가’ 등 매월 월과 일 숫자가 같은 날 파격 할인을 진행하거나 ‘디지털데이(1일)’, ‘리퍼데이(21일)’ 등 매달 각 날짜에 맞는 특가 기획전을 운영하며 ‘특가대표’ 이미지를 굳히는 중이다. 

 

박 대표는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겠다. 수익을 가격 혜택에 투자해 고객을 모으고, 그로 발생한 추가 수익을 또다시 가격 혜택에 재투자해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파트너사에게 더 큰 매출성장을 제공하겠다”며 “연내 월 6000억 원을 달성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단일 채널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감성 만족 미디어커머스 전략​ 유한익 티몬 대표이사

 

유한익 티몬 대표이사(34)는 2017년 7월 취임했다. 1984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2011년 쿠팡 창립을 함께했고 2012년 9월 티몬 경영전략실장으로 영입됐다. 2015년 생필품 최저가 채널 ‘슈퍼마트’ 사업을 1년 만에 연 매출 2000억 원으로 만들며 능력을 인정받아 2016년 CBO(경영총괄) 자리에 올랐고 티몬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 2.0’을 이끌었다. 

 

유한익 티몬 대표이사(34). 사진=티몬 제공

 

유 대표는 차곡차곡 쌓은 실무 경험을 바탕에 둔 수장으로 내부 신뢰가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 처리가 빠르고 추진력이 뛰어나 다시금 티몬을 1등 소셜커머스로 이끌 적임자란 판단이다. 유 대표에게 경영권을 내준 티몬 창업자 신현성 전 대표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티몬 중장기 목표 설립과 달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티몬 매출액은 3572억 원으로 순손실 1205억 원을 기록했다. 초기 소셜커머스 최강자였던 티몬은 3위로 밀려났지만, 부채가 5195억으로 3사 중 가장 적고 2016년에 비해 경영 개선이 이뤄지면서 점점 반등하는 추세다. 티몬 강점은 서비스에 있다. ‘소셜 최저가’, ‘배송지연 보상제’ 등을 초기부터 운영했다. 아울러 업계 최초로 멤버십을 만들어 VIP가 되면 무료배송, 무제한 반품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왔다. 

 

유 대표 체제 티몬은 ‘마켓플레이스 2.0’ 성장을 당면한 과제로 삼았다. 마켓플레이스 2.0은 판매자 진입이 자유로운 오픈마켓과 상품기획자 큐레이션 서비스 장점이 합쳐진 특성을 가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상품 제공에 그치지 않고 감성을 자극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여 고객 이탈률을 잡겠다는 의도다.  

 

유 대표는 “유통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업종 간 경쟁이 치열해진 시기에 대표직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성장동력으로 투자 중인 ‘슈퍼마트’와 ‘투어’를 안정적인 궤도에 안착시키고, ‘스토어’에서는 고객 펀더멘털의 핵심 과제인 가격과 구색,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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