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글로벌

[리얼 실리콘밸리] 판도라 상자 연 알파고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

'딥 러닝' 방식이 인공지능 대세로…​인류 신기술 최전선에 선 발명가​

2018.08.06(Mon) 11:37:05

[비즈한국] 인공지능. 이제는 너무 많이 나와서 지겨운 감이 있는 주제인데요. IT 회사에 다니는 입장에서 인공지능 이야기는 오히려 늘어난 느낌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을 필두로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가 전방위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붐을 만든 사람. 알파고의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입니다.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을 통해 일약 인공지능계의 슈퍼스타가 되었습니다. 알파고를 만드는 데에는 허사비스의 다양한 경험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2016년 3월 한국을 방문한 데미스 허사비스. 사진=연합뉴스


어린 시절 허사비스는 체스 천재였습니다. 4살 때 아버지에게 체스를 배운 게 시작이었습니다. 순식간에 아버지보다 실력이 강해졌지요. 13세에는 세계 유소년 체스 대회 2위에 올랐습니다. 

 

경기 때마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이기기 위한 작전을 세우던 허사비스는 한계를 깨달았습니다. 뇌의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대신 자기 머리를 논리로 분석하기로 했습니다. 연구결과를 공식으로 만들어 기계처럼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기계는 자동으로 움직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내 ‘분신’이 될 테지요.

 

허사비스는 8세 때 받은 체스 대회 상금을 털어 컴퓨터를 사 게임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고등학교 수업을 이수한 후 게임 회사에 취직합니다. 게임 회사에서 그는 금방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자 ‘피트 몰리뉴’와 함께 ‘테마파크’라는 게임을 만들었지요. 자신만의 테마파크를 만드는 게임이었습니다.

 

이후 허사비스는 게임을 더 잘 만들기 위해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진학해 컴퓨터를 배웁니다. ‘블랙 앤 화이트’라는 게임 제작에 참여하고, 게임 회사 ‘엘릭서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등 게임 분야에서 활약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게임 프로그래밍 인생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2004년, 그는 돌연 회사 문을 닫았습니다. 큰 회사가 모든 걸 가져가는 대형 게임이 대세가 되는 현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게임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현실 때문이었죠.

 

애초 허사비스가 프로그래밍을 배웠던 이유는 ‘나와 닮은, 나를 능가하는 공식’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이제는 뇌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허사비스는 런던대학교에 들어가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인간 기억에 대한 ​그의 ​연구는 과학지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적 발견’에 선정되기도 했지요.

 

2011년, 허사비스는 다시 회사를 차립니다. ‘딥마인드’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회사였습니다. 그 누구보다 컴퓨터, 게임, 사람의 뇌를 잘 아는 허사비스는 인간과 닮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 유명한 ‘알파고’였습니다. 그 가능성을 믿고 구글은 딥마인드를 인수합니다.

 

알파고는 무서운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사람의 뇌를 이해하기 위해 열정을 바쳐 연구한 허사비스의 디자인, 구글의 지원, 엄청난 데이터 능력을 통해 최강의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과의 경기에서 우승하며 인간을 이긴 최초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 됩니다.

 

알파고를 설명하는 허사비스.

 

신경망을 닮은 허사비스의 딥 러닝(Deep Learning)은 인공지능의 기본이 되었습니다. 1980년대에 이미 논의했던 딥 러닝는 당시에는 하드웨어의 한계로 구현할 수 없었습니다. 

 

알파고가 압도적인 스펙을 보여주면서 IBM의 ‘왓슨’ 등 다양한 인공지능 회사의 연구결과를 뒤집어버렸습니다. 지금도 많은 연구자가 더 나은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의 주도권은 구글로 넘어간 듯합니다.

 

데미스 허사비스의 카이스트 강연.

 

​허사비스의 빠른 성공은 인공지능 분야의 명암을 보여줍니다. ​인공지능은 태생이 승자독식입니다. 몇십 년간 꾸준한 투자로 인공지능 명가였던 IBM이 대표적입니다. 딥마인드가 새로운 학설과 자금력으로 빠르게 추월하자 힘겹게 경쟁 중입니다. 딥 러닝 연구가 대세가 되자, 다른 수많은 인공지능 연구 진행이 어려워졌습니다. 대세가 바뀌었기 때문이죠.

 

모든 분야에 파괴적 혁신을 촉진하는 기술. 하지만 정부 등은 절대 할 수 없는, 오로지 풍부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가진 대형 IT 기업만이 가능한 기술. 이 기술에 대체 어떻게 사회가 대응해야 할지 고민 또한 깊어지고 있습니다.

 

허사비스 또한 그 고민에 동감합니다. 그 또한 구글에게 ‘군사적 사용’ 배제를 요구하는 등 윤리적 기준을 만들고 지키려 노력합니다. 그럼에도 파괴적 기술에 대한 가능성 못지않게 걱정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게임과 뇌과학, 프로그램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로 만든 인공지능으로 인류 신기술 최전선에 선 발명가. 데미스 허사비스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실리콘밸리 게임회사에서 살아남기] 내가 만든 게임 맞아?
· [골목의 전쟁] 실리콘밸리를 통해 본 '뜨는 상권'의 조건
· [리얼 실리콘밸리] 세계 IT업계 호령하는 '싱글맘' 셰릴 샌드버그
· [리얼 실리콘밸리] 베조스는 아마존의 효율성을 어떻게 구축했나
· '아마존과 정글 사이' 쿠팡은 왜 외국인 임원의 무덤이 됐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