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한민국은 ‘빠른 이동’에는 익숙하지만 ‘고른 이동’에는 취약하다.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촘촘히 깔렸지만, 수도권과 대도시를 벗어나면 선택지는 급격히 줄어든다. 심지어 섬과 접경 지역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고립’에 가까운 상황을 반복한다.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가 수요 중심의 하늘길을 넓혀온 사이, 교통 소외 지역을 잇는 항공 네트워크는 사실상 공백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좌석 제한 완화라는 제도 변화의 순풍을 타고 3년 만에 프로펠러 여객기가 다시 등장했다. 지역항공 모빌리티(Regional Air Mobility, RAM)를 표방한 신생 항공사 ‘섬에어’가 ‘수익성 없는 하늘길’로 여겨졌던 소형항공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신생 항공사인 섬에어가 15일 김포공항에서 1호기 도입식을 개최했다. 섬에어는 섬과 같은 항공 교통 소외지역을 연결하겠다는 목표로 2022년 설립됐다. 지난해 2월 소형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했으며, 올해 1월 1호기를 도입하며 사업 시작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9월 신청한 운항증명이 나오면 올해 상반기 안으로 ‘김포~사천’ 노선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8년에는 울릉도와 백령도, 흑산도, 일본 대마도까지 취항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섬에어는 대형항공사나 기존 LCC와 경쟁하는 대신 다른 국내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도서 지역이나 지역공항을 연결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 KTX가 운행하지 않는 동서 노선 및 호남~강원 노선 등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최용덕 섬에어 대표는 “섬 지역과 항공 교통 소외지역을 위주로 국내 항공사들이 취항하지 않은 곳을 공략할 것”이라며 “지역공항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섬에어가 관광뿐 아니라 도서 지역의 생활 인프라 개선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백령도는 해병대 수송 수요가 있고, 울릉도에는 병원이 없다”며 “긴급 의료 상황을 지원하는 필수 이동권을 보장하는 역할도 한다”고 짚었다. 섬에어는 주주사인 부민병원과 의료 협력을 통해 응급 환자 수송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1호기는 72석 규모의 터보프롭기인 ATR 72-600으로 새로 제작했다. 제트기에 비해 경제성이 높고, 1200m 정도의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섬에어는 기존 소형항공사의 실패 사례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과거 소형항공사들은 프로펠러기에 대한 소비자 편견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ATR 72 기종을 운용하던 하이에어도 안정적인 수익을 만드는 데 실패하고 2023년 운항을 중단했다. 섬에어는 2024년 소형항공운송사업자의 항공기 좌석 제한이 50석에서 80석으로 완화됨에 따라 기존 소형항공사보다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섬에어가 운항을 시작하면 면허 기준 완화 이후 첫 수혜 항공사가 된다.
섬에어는 지역 수요 창출을 위해 지난해 울산광역시와 경상남도 등 지자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협력하고 있다. 항공권 가격은 도서 지역으로 가는 기존 교통수단과 견줄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용덕 섬에어 대표는 “여러 지자체로부터 취항 제안을 받고 있는 만큼 노선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항공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며 “항공권이라는 이유로 부담되는 가격이 아니라, 서울에서 울릉도로 이동할 때 KTX와 페리를 이용하는 비용인 14만~15만 원대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항공 운임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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