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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맥시멀리스트를 위하여' 에이수스 젠북 UX580G 리뷰

세컨드 모니터 역할 '스크린 패드'로 차별화…발열처리, 메모리 확장 불가 단점

2019.01.25(Fri) 10:57:54

[비즈한국] 에이수스의 젠북 시리즈는 그동안 가볍고 얇은 노트북 라인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오늘 소개하는 ‘젠북 프로 UX580G’는 가벼운 쪽에 무게를 둔 모델이 아니다. 15인치 크기로 18.9mm의 두께에 1.88kg의 무게로 꽤 두껍고 묵직하다.


글 쓰는 용도로 노트북을 쓰는 내게, 무겁고 두꺼운 모델은 크게 눈길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내게 맞는 노트북은 11mm의 두께의 ‘젠북 플립S’다. 하지만 UX580G의 독특한 기능이 눈길을 끌었다. 스크린 패드다. 스크린 패드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겠다. 

에이수스의 젠북은 첫 모델부터 공통된 상판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디자인을 살펴보자. 젠북 특유의 알루미늄 상판은 여전하다. 젠북의 상판에는 로고를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는 듯한 미세한 문양이 있다. 이는 일본식 정원인 ‘가레산스이’에서 모래로 동심원을 그린 문양과 비슷하다. 이 정원 기법은 선불교 사원에서 확립된 양식이다.

에이수스의 젠은 ‘Zen(선, 禅)’을 뜻한다. 상판의 동심원은 젠 철학을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가 분명해 보인다. 젠북은 알루미늄 상판에 동심원 문양을 초기부터 고수했다. 하지만 사실 효과적인 디자인은 아니다. 손때가 잘 묻고 이물질이 끼기도 한다. 그래서 상판을 항상 갈고 닦아야 한다. 선(禅)철학의 수양을 은유하는지도 모르겠다.

맥북 프로와 델 XPS 15와 비교될 만한 우수한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디스플레이는 정말 뛰어나다. 정확한 색감과 화려한 화질을 자랑한다. 게다가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4K 디스플레이다. 100% 어도비(Adobe) RGB에 450니트 밝기를 지원한다. 또 노트북 하단에는 팬톤 인증(PANTONE Validated)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팬톤은 미국의 색채 연구소이자 회사로 정확한 컬러를 구현하는 제품에 인증을 부여한다. 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더라도 디스플레이 품질은 확연히 좋게 느껴진다. 이 정도로 선명하고 색재현성이 높은 디스플레이는 흔치 않다. ‘프로’ 모델답게 디자이너가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다.  

포트 구성은 충분하다. 풀사이즈 HDMI 포트와 2개의 USB 단자, 마이크로 SD슬롯도 있다. 게다가 2개의 USB타입C 단자는 썬더볼트3 겸용 인터페이스다. 이 정도면 데스크톱 대신 써도 부족하지 않을 구성이다.

키보드는 조용한 편이다. 그리고 반발력이 좀 강해서 손맛이 있다. 무난한 키보드다. 키보드 백라이트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스피커 성능도 무난하다. 출력도 높고 저역도 어느 정도 나온다. 특히 게임용 스피커로는 제격이다. 

스크린 패드에 유튜브나 영화를 계속 틀어놓고 작업을 해도 좋다. 스크린 패드는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기능이다. 사진=김정철 제공


다른 부분 소개를 대강 넘어간 것은 ‘스크린 패드’​ 설명을 하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기 때문이다. 스크린 패드는 노트북에 흔히 있는 터치 패드에 5.5인치 정도의 스크린을 박아 넣었다. 말하자면 노트북 하단에 별도의 스크린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이 스크린은 다양한 기능이 있다. 우선 일반적인 터치패드 역할을 한다. 스크린패드 모드에서는 음악 플레이어, 달력, 계산기 등을 쓸 수 있다. 다른 앱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크게 유용한 앱은 없을 듯하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하지만 스크린을 확장할 수 있는 점은 정말 큰 장점이다. 만약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뭔가를 검색하고 싶거나 소위 온라인 게임 ‘레벨 노가다’​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성능도 충분하기 때문에 멀티태스킹에 의한 성능 저하도 크지 않다. 만약 4K 해상도로도 화면이 부족한 ‘맥시멀리스트’라면 UX580G의 스크린 패드는 정말 유용한 기믹(장치)이 될 것이다. 

성능을 알아보자. 리뷰에 쓰인 모델은 인텔 코어 i9-8950HK 프로세서, 그래픽도 엔비디아 GTX 1050Ti를 달고 있다. 그래픽 옵션이 하드코어 게이밍 PC라고 칭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콘셉트상 게이밍 PC라기보다는 프로용 제품이라고 보는 게 옳다.

계산기나 달력, 기타 앱이 몇 가지 있지만 스마트폰 앱보다 효과적이지는 않다. 사진=김정철 제공


6개의 코어와 12개의 스레드를 갖춘 프로세서는 멀티태스킹에 강하고 터보 클럭시에 4.8GHz까지 연산이 된다. 노트북에 쓰이는 프로세서 중에는 가장 상위 제품이다. 최신 3D 게임은 중간 옵션 정도로 구동이 가능하고 동영상 편집, 사진 편집 등의 작업 시에 특히 위력을 발휘한다. 프로용 제품에 걸맞은 성능이다.

다만 램은 16GB 온 보드 형태다. 램을 향후에 추가할 수 없다. 젠북 시리즈는 대부분 온 보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리고 NVMe SSD도 최상의 성능은 아니다. 하지만 아주 하드코어한 작업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문제점은 두 가지다. 팬 소음과 발열이다. 게임을 고사양으로 돌리면 팬이 이내 크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젠북 UX580G는 통풍구가 힌지(경첩) 사이에 들어 있는데 화면을 열면 힌지가 통풍구를 막는 구조다. 그래서 열이 잘 빠져 나가지 않아 발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

일반적인 작업 시에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고사양 게임이나 영상 편집 시에는 신경이 거슬린다. 단순히 온도만 높아지는 게 아니라 발열이 심하면 CPU는 과부하를 막기 위해 스로틀링을 통해 연산을 늦춘다. 따라서 쿨러 받침대 등을 활용해서 온도를 적극적으로 낮춰줄 필요가 있다.  

배터리 소모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71와트아워의 평균적인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배터리 소모 요소가 너무나 많다. 코어 i9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그래픽 칩셋, 여기에 별도의 스크린 패드와 밝은 화면까지.

에이수스가 주장하는 배터리 시간은 9.5시간이지만 실제 사용 시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배경화면만 봐야 비슷한 시간을 볼 수 있다. 60% 밝기로 풀HD 영상을 재생하는 테스트에서 3시간을 간신히 넘겼다. 시간을 좀 더 늘리려면 스크린 패드도 꺼야 하고 화면 밝기도 줄이는 게 좋다. 

에이수스 젠북 UX580G는 300만 원에 가까운 가격에 온갖 고급 사양을 다 집어 넣은 하이엔드 노트북이다. 경쟁이 될 만한 모델은 델 XPS 15와 맥북 프로 정도다. 성능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20% 정도 저렴하다. 게다가 스크린 패드는 다른 제품에 없는 젠북의 장점이다.

사실 스크린 패드가 얼마나 유용성이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솔직해지자. 어차피 최신 기술이 들어간 제품을 사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던가. 맥북 프로의 터치바가 정말 필요해서 맥북 프로를 구입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1분 정도는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다. 에이수스 젠북 UX580G의 스크린 패드는 3분 정도는 충분히 자랑할 수 있는 신기한 기능이다.​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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