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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화 선언한 토종 액티비티 앱 '와그' 성공의 조건

135억 투자 유치 발판…홍콩계 클룩의 '규모', 대만계 케이케이데이 '현지화'와 경쟁

2019.04.29(Mon) 09:02:24

[비즈한국] 토종 여행 액티비티 예약 앱(애플리케이션) 와그(WAUG)가 최근 135억 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와그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토종 여행 플랫폼으로는 최초의 해외진출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 초기인 온라인 액티비티 예약 시장에서 와그는 세계로 뻗어갈 수 있을까. 

 

와그(WAUG)가 최근 135억 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와그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와그 캡처


여행 액티비티란 여행지의 각종 투어와 교통, 입장권은 물론 맛집 식사권과 휴대폰 유심까지 포괄한다. 항공과 호텔을 제외한 여행지에서의 모든 활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성장하고 자유여행이 본격화되며 여행 액티비티 시장도 급팽창하는 추세다. 

 

# 액티비티 상품 직접 계약이 와그의 경쟁력

 

2016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와그는 현재 세계 170개 도시의 2만여 액티비티 상품을 판매한다. 마이리얼트립(My Real Trip), 클룩(KLOOK), 케이케이데이(KKday) 등과 경쟁하는 현지투어 예약 앱이다. 

 

최근 와그는 일본에 지사를 설립하고 싱가포르에도 법인을 세웠다. 와그가 집중하겠다고 밝힌 지역은 일단 싱가포르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동남아시아다. 올 1월부터 싱가포르와 필리핀에서 영어 서비스를 테스트 하고 있고 일본어는 내달 초부터 서비스 예정이다. 

 

선우윤 와그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든 서비스다. 우리가 보유한 세계 각국의 액티비티 서비스를 굳이 한국에서만 팔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각국의 액티비티 상품을 갖춰 놓았다면 세계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하겠다는 생각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다른 토종 여행 액티비티 앱 마이리얼트립이 글로벌화보다는 한국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된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가 “한국인이 좋아하는 곳을 한국인 스타일로 다닐 수 있도록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며 항공과 호텔 서비스를 더해 교차판매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유저를 늘리는 전략과도 다른 노선이다(관련기사 [인터뷰]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해보기 전엔 모른다"). 

 

한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액티비티 시장은 마진이 많지 않아 박리다매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유저 확보를 위한 마케팅에 한동안 자금을 태워야 한다. 사업 초기에는 당분간 역마진으로 가야 싸다는 인식을 줄 수 있어 금방 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중간 공급업체를 통해 상품을 제공한다면 다른 플랫폼과의 경쟁 시 가격 외에는 차별점을 둘 수 없다는 이유다.  

 

이러한 업계의 시선에 선우윤 대표는 나름의 자신감을 비쳤다. 선우 대표는 “2만 개 와그 상품의 90%는 중간업체를 통하지 않고 영업사원을 통해 상품공급처와 직계약을 맺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마진율을 가져올 수 있었다”며 “B2C 시장뿐 아니라 타 플랫폼에 상품을 공급하는 B2B 시장 역시 와그의 사업 모델인 만큼 가능성은 크다”고 자신했다. 

 

와그는 현재 트립닷컴, 트리플 등에 B2B로 상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쿠팡 등의 이커머스를 상품 판매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선우윤 대표에 따르면 중국 시장이 크지만 섣불리 중국어로 직접 판매하기보다는 트립닷컴에 상품을 공급하는 B2B 방식으로 간접판매를 할 예정이다. 

 

선우 대표는 또 마이리얼트립과는 달리 “항공과 호텔 시장에는 관심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항공과 호텔은 기존 사업자들이 이미 선점한 시장이다. 우리는 잘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잘할 수 있는 지역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 판매자가 직접 자신의 상품을 올리는 오픈마켓 형식의 마이리얼트립에 비해 자사 MD가 직접 상품의 상세내용을 정리한다는 점도 마이리얼트립과 차별화된다고 밝혔다. 

 

정작 와그가 상대해야 할 상대는 시장 장악력을 가진 클룩과 케이케이데이 등 글로벌 업체들이다. 사진=모바일 앱 캡처


# 사용자 편의성 우선, 규모의 경제 넘어서야

 

정작 와그가 상대해야 할 상대는 시장 장악력을 가진 클룩과 케이케이데이 등 글로벌 업체들이다. 홍콩 업체 클룩의 경우 최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주도 아래 2600억 원의 투자를 받아 총 누적 투자액의 규모가 6000억 원을 넘었다. 전 세계 20개국에 지사를 두고 9개 언어로 서비스 하고 있다. 

 

대만 업체 케이케이데이 역시 전 세계 11개국에 지사를 두고 80여 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에 비해 와그의 누적 투자액은 250억 원 정도이고 이제 막 글로벌화를 선언하고 2~3개의 지사를 설립했다. 과연 이들 업체와 글로벌 경쟁이 가능할까. 

 

한 액티비티 플랫폼 관계자는 “승부를 가르는 두 가지 요소는 시스템 내 고객 사용편의성(UI, UX)과 상품 보유 업체와의 직접 계약 능력이다. 상품을 직접 계약해야만 상품의 내용과 가격에서 경쟁력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클룩과 케이케이데이 역시 상품의 80~90%를 상품 보유 업체와 직접 계약한다. 

 

더구나 케이케이데이는 11개 지사, 클룩은 20개 지사가 있는 등 아시아 국가 전역의 지사에서 상품 공급을 지원한다. 또 대만에서 출발한 케이케이데이와 홍콩에서 출발한 클룩이 자국의 상품 제공에서 우위를 보일 것은 당연하다. 이 두 업체가 먼저 글로벌화를 추진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클룩은 동남아에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케이케이데이의 경우엔 일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사실 국내 시장만 보더라도 와그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주요 거래 국가에 지사를 설립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결국 상품을 직접 계약하고 서비스해야만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보된 상품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최대한 많은 국가의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것이 와그의 글로벌화의 배경이다. 

 

이준호 클룩 한국지사장은 “세계 액티비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지금은 경쟁이 아니라 파이를 키워야 할 때”라며 플랫폼 간의 경쟁보다는 상생을 강조했다. 박상화 케이케이데이 한국지사장 역시 “개별 여행자들의 항공과 호텔의 앱 예약률이 50%를 넘어선 것에 비해 온라인 여행 액티비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시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네 개의 주요 여행 액티비티 앱 대표들의 말을 들어보면, 당분간 국내에서 플랫폼 간의 가격경쟁이 과열되는 이커스머스식의 치킨게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떤 변수가 존재할지 아직 미지수다.          

 

또 다른 여행 앱 관계자는 “항공이나 호텔은 정형화되어 날짜와 목적지, 인원만 정하면 되지만 현지투어는 종류도 광범위하고 사용 방법과 티켓의 활용법 등 변수가 많다. 결국 현지투어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고객에게 이 부분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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