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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다 파는 온라인 여행상품 '판매책임'은 달라요

각 플랫폼 유통구조 따라 서비스 질과 문제 처리 방식 천차만별…소비자 사전인지 필요

2019.07.18(Thu) 19:03:14

[비즈한국] 여행상품 판매 채널이 급격히 온라인화 하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의 여행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여행상품은 판매가격이 높고 연결 상품 소비율도 높은 데다 타깃 소비자층도 넓어 매출 비중도 크기 때문. 혹자는 “100원 남는 휴지 1000개 파느니 10만 원 남는 여행상품 하나 파는 게 더 낫다”고 말한다. 때문에 여행 전문 앱(애플리케이션)은 물론이고 오픈마켓이든, 일반 쇼핑몰이든, 소셜커머스든 요즘은 어느 플랫폼에나 대부분 여행 카테고리가 생겨났다. 

 

어느 플랫폼이나 소비자 눈에는 비슷비슷해 보이는 상품들을 진열하고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각각의 플랫폼에서 여행상품이 유통되는 구조는 사뭇 다르다. 여행상품은 그 유통 방식이나 구조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나 안전도까지 달라질 수 있어 일반 소비자라도 각각의 플랫폼 구조를 알 필요가 있다. 항공이나 호텔은 상품의 질이 고정돼 있어 가격차가 소비를 결정하는 반면, 현지투어의 경우 소비 경로에 따라 그 서비스가 천차만별이다.    

 

현지투어는 크게 관광지의 입장권을 파는 티켓 판매와 현지에서 가이드를 통해 액티비티를 하거나 관광지를 둘러보는 투어로 나뉜다. 티켓 판매는 항공이나 호텔처럼 유형의 상품이라 가격이 중요할 뿐 서비스 질과는 무관한 반면, 투어의 경우는 누가 취급하는 어떤 상품이냐에 따라 서비스 질에 차이가 난다. 물론 동일한 공급자의 동일 상품이 마이리얼트립이든, 와그든, 위메프든, 11번가든 판매채널만 달리 해 판매되고 있는 경우도 많지만 막상 투어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그 처리 방식이 플랫폼의 유통구조에 따라 각각 달라진다.

 

여행상품은 그 유통 방식이나 구조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나 안전도까지 달라질 수 있어 일반 소비자라도 각각의 플랫폼 구조를 알 필요가 있다. 현지투어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kkday 제공


# 와그는 B2B로, 마이리얼트립은 사전 검증으로 리스크 해결? 

 

현지투어를 주로 취급하는 국내 여행 전문 플랫폼은 마이리얼트립과 와그가 대표적. 두 업체 모두 젊은 스타트업으로 최근 여러 투자를 받으며 사업을 확대하고 유저를 늘리는 중이다. 

 

일단 와그는 개인 판매자와는 거래하지 않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피한다. 현지 여행사들과 계약해 상품을 판매하는 B2B 방식으로 상품 판매 당사자가 와그가 된다. 중개 플랫폼이지만 온라인 여행사로 봐도 무방하다. 부킹닷컴이나 아고다가 호텔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OTA(Online Travel Agency)이고 와이페이모어가 항공권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OTA라면 와그는 현지투어를 전문으로 하는 OTA라 할 수 있다.  

 

반면 마이리얼트립은 애초에 유학생과 현지 거주민이 안내하는 독특한 현지 가이드 투어로 유명해졌다. 현지인이 직접 짠 투어와 액티비티 일정이 현지 경험을 중시하게 된 여행자들의 수요와 맞아 떨어졌다. 역설적으로 그러면서 여행의 안전도에 대한 리스크가 이슈로 떠올랐다. 공유숙박인 에어비앤비의 경우처럼 사업자가 아닌 개인판매자가 자체적으로 만든 상품을 올리는 것이라 더 재미있을 수는 있지만 안전에 대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에 현지투어를 공급하는 한 현지여행사 대표는 “마이리얼트립이 성공한 건 기존의 틀을 깼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가 성공한 것처럼 여행의 현지투어를 개인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개념에서 접근해 트렌드에 적중했다”고 분석하면서도 “작은 여행사는 여행중개 플랫폼에 수수료를 내며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통신판매중개업자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여행상품을 취급하려면 적어도 국내 여행사가 가지는 의무도 함께 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인이 직접 짠 투어와 액티비티 일정이 현지 경험을 중시하게 된 여행자들의 수요와 맞아 떨어졌다. 하지만 여행의 안전도에 대한 리스크가 이슈로 떠올랐다. 사진=마이리얼트립 캡처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 투어를 공급받기도 하고 개인이 투어 프로그램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개인이 현지투어 상품을 직접 올리면 한 팀의 예외도 없이 영상통화와 필요서류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상품의 질과 진행자의 자질을 검증한다. 라이선스가 필요한 특정 장소 투어라면 자격 여부도 꼭 체크한다”고 안전을 자신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마이리얼트립의 기본 비즈니스모델(BM)은 오픈마켓이지만 여행업의 특성상 단순한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역할만 하지는 않는다”며 “소비자 불만족 시 중재할 수 있는 중재팀도 따로 두고 판매자인 파트너들과 소비자의 입장을 조율한다. 중요한 것은 법적인 테두리보다 이용자들의 생생한 후기”라고 밝혔다. 그는 또 “보험료가 커 국내 몇 몇 대형 여행사만 가입되어 있는 배상 책임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지에서 투어를 진행하는 원천 제공자는 하나투어 같은 대형 여행사든, 작은 플랫폼이든 대개 비슷하다. 즉, 다른 시스템에서 움직이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 오히려 단체를 진행하는 일정에서보다 솔직한 후기가 시시각각 달리는 개인 여행자들에게 더 신경 쓰게 된다는 것이다.


# 위메프는 판매당사자, 티몬은 판매중개자, 쿠팡은 반반 

 

국내에서 여행업에 등록 하려면 관광진흥법에 따라 관광사업자등록과 영업보증보험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 보험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오픈마켓이나 플랫폼 사업자가 일반 제품 중개처럼 통신판매중개업으로서의 정체성만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고객의 시간제화와 경험을 다루는 서비스업인 여행업을 중개하는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엿볼 수 있다. 

 

일단 직접 상품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통신판매자인 위메프는 상품에 판매자를 따로 고지하지 않고 문제가 생겼을 때 위메프가 직접 처리한다. 판매자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최근 오픈마켓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동시에 펜션 예약 업체를 인수해 숙박 중개를 하며 일부 여행업의 직접 역할을 하고 있어서 보증보험과 관광사업자등록을 갖추고 있다.   

 

반면 G마켓과 옥션의 여행 카테고리에서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이베이코리아는 “통신판매중개업인 오픈마켓으로서 판매를 중계할 뿐 여행사가 아니므로 관광사업자등록이나 보증보험에 가입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오픈마켓인 11번가는 “오픈마켓이라도​ 여행상품을 취급하고 있고 업태에도 여행업이 추가됐기에 보증보험에 들고 관광사업자등록을 냈다”고 했다. 

 

오픈마켓인 11번가는 “여행상품을 취급하고 있고 업태에 여행업이 추가됐기에 보증보험에 들고 관광사업자등록을 냈다”고 밝혔다. 사진=11번가 캡처


티몬은 “가구나 식품 등 전체적으로는 오픈마켓 형태를 띠고 있지만 여행 카테고리는 예외다. 티몬투어에서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판매중개 하고 항공권은 가격비교 서비스인 메타서치 방식이다. 현지투어는 현지투어 플랫폼과 연동한다”며 “하나의 플랫폼이지만 세부 카테고리에 따라 비즈니스모델이 다르다. 티몬 제휴사들은 대부분 여행사들이라 관광사업자등록과 보증보험에 가입된 적법한 여행업태를 갖추고 있다. 티몬은 판매중개업체로서 이중으로 이를 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통신판매중개업자, 즉 오픈마켓 업체들은 그들이 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는 것처럼 거래 당사자가 아니다. 상품에 대해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반 여행사건, 플랫폼 사업자건 유통구조가 어떻건 간에 소비자는 여행상품을 구매하는 곳에서 일정 책임을 져 주길 바란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으면 좋겠지만 여행상품에는 늘 리스크가 존재한다. 책임 소재가 모호해질 때 소비자는 불안을 느낄 것”이라면서 “여행 산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직결된 만큼 사업자들 간 자율이나 전자상거래법에 명시된 통신판매업 관련 법률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여행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나서서 특별한 지침을 만들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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