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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느는데 패키지사는 칼바람 속에 길도 안 보인다

하나투어 임원 24명 징계, 노랑풍선 리프레시 휴가 권장 반면 글로벌 OTA는 실적 2배

2019.08.06(Tue) 13:59:43

[비즈한국] 국내 1위 패키지 여행사인 하나투어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일 발표한 인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인 수준이다. 김진국 대표이사의 감봉 3개월을 포함해 총 24명의 본부장급 임원이 정직이나 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다. 특히 중국사업본부장을 비롯해 주요 인사들의 정직은 복귀 후 직책 보류라 권고사직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나투어는 최근 랜드사 미지급금 사건과 관련해 대표이사 감봉 3개월을 비롯, 총 24명의 본부장급 임원에게 정직이나 감봉 등의 징계를 내렸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하나투어 본사 모습. 사진=이송이 기자


업계는 “최근 불거진 하나투어 분식회계와 현지 여행사와의 미지급금 및 이중장부 사건(관련기사 하나투어 '이중장부' 사과, 랜드사에 외면받는 까닭) 등에 대한 책임을 짚고 넘어가는 액션”이라는 시각이다. 지난 6월 하나투어의 이중장부 문제 등이 방송을 타고 이슈화 되면서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가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하나투어는 이를 외부 기관에 맡겨 엄중히 감사하겠다고 나선 상황이었기 때문에 임원의 징계 등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징계는 하나투어에서 유례없던 일이다. 이는 “미지급금이나 이중장부의 정황을 본사에서 모를 리 없다”는 의혹을 해소하고 국내 1위 패키지사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다. 하나투어는 “사장 직속 감사실을 신설하고 재발 방지 매뉴얼을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투어의 내부 분위기와 맞물려 패키지 시장의 업황 역시 전체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4월 초 6만 원대 중반이었던 하나투어 주가는 꾸준히 하락해 현재 3만 원대 후반에서 4만 원대 초반을 오르내린다. 몇 년간 업황이 가장 좋았던 2018년에 12만 원 대까지 갔던 것에 비하면 3분의 1토막이 났다. 비상경영 체제도 2단계로 넘어갔다. 

 

하나투어는 “마케팅과 광고비 등 영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투어는 최근 비상경영 체제에 자주 돌입하고 있다. 전체적인 경기가 위기 상황이었던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주 4일 근무, 임금 80% 지급’이라는 특별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적이 있지만 최근의 비상경영체제는 전체적으로 해외여행시장​이 활기를 띠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모두투어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가 역시 비슷한 곡선을 그린다. 2018년 최대치를 찍으며 4만 원대까지 올라갔지만 작년 말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현재는 1만 원대 중반 선에 머물고 있다. 예약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15%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발표도 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올 1월 코스닥에 상장한 노랑풍선의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 장 진입 초반에는 공모가인 2만 원을 웃돌며 2만 원대 후반에서 3만 원대까지 등락을 거듭했던 주가가 5월 말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1만 원대 중반이다. 일부 투자자는 “여행업의 전체적인 상승기운을 보며 기대심리를 갖고 대출을 받아 노랑풍선의 주식을 공모가 이상으로 매입했지만 패키지 여행사들의 여러 악재와 개별 자유여행자들의 증가로 인한 온라인여행사(OTA)들의 성장이 변수가 됐다”며 “여행시장이 단순히 성장할 줄로만 보고 세부 시장을 면밀히 살피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노랑풍선은 7월부터 600여 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일주일에서 한 달까지 쓸 수 있는 무급 리프레시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현재 7~8월 여름 성수기이고 9월 추석 성수기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대륙별 팀에 따라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본상품부서의 경우는 예약상황이 좋지 않아 휴가를 더 권하는 분위기다. 

 

증권가 역시 “원화 약세와 내수 경기 불안 등의 요소로 인해 3, 4분기 실적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3분기 일본 여행 실적이 후쿠시마 원전 사태 당시의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후쿠시마에서 200km 떨어져 있는 도쿄까지 여행제한구역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고 보도된 만큼 ‘보이콧 재팬’이 지속되면 여행업 전체의 실적 하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본 안 가기 운동이나 패키지 여행사들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2019년 상반기 출국자는 이미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출국자가 최고치에 달했던 작년과 비교해도 이미 5%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늘어난 출국자는 글로벌온라인여행사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신용카드결제와 계좌이체, 휴대폰결제 등을 근거로 한 와이즈앱의 상반기 주요 온라인여행사들의 결제금액 추정치를 보면, 아고다의 결제액은 작년 상반기 474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6473억 원으로 늘었다. 호텔스닷컴도 3648억 원에서 6269억 원으로, 트립닷컴 역시 1606억 원에서 3466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패키지사들의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리는 반면 온라인여행사들(OTA)들의 실적은 상승세다. 특히 글로벌 OTA들의 실적이 해마다 2배 가까이 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이용객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수치다”며 “출국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패키지사들의 실적은 계속 하향곡선이고 온라인여행사들, 특히 아고다나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등의 글로벌 OTA들의 실적이 껑충껑충 뛰고 있다. 다만 이 실적은 수수료든 현지 경비든 모두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돈”이라며 여행업의 팽창이 국내 여행산업의 팽창과 직결되지 않음을 시사했다.

 

패키지 여행사 내부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상장한 패키지사들의 실적 하향곡선이 다시 상승곡선으로 반전을 일으킬 만한 동력이 딱히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라며 “시급히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데 패키지사들이 현재 수십, 수백억 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다는 차세대 온라인 시스템의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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