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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인당 4만건 심사…국감,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부실처리 우려

총 64만 건 접수, 주택금융공사 직원당 하루 952건 심사해야…탈락자 위한 대책 마련도 촉구

2019.10.15(Tue) 15:13:27

[비즈한국] 국회 정무위원회 감사위원들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심사 과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대출 수요 예측 실패로 신청자가 크게 불어나 제한된 인원과 시간에 비해 처리할 문서가 산적한 까닭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인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참석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11월 말까지 대출 심사를 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가능하더라도 부실하게 심사해 정작 필요한 서민들이 대환 받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종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이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야 감사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찬웅 기자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이용자가 최저 1%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와 금융위원회가 함께 출시했다. 공급 규모는 20조 원 내외다. 2015년엔 사흘 만에 한도를 20조 원 추가해 총 40조 원을 공급했다. 그러나 올해는 주금공 공급 여력을 고려해 추가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20조 원은 적어도 너무 적은 액수였다. 9월 16일부터 29일까지 2주 동안 온·오프라인을 통합해 총 64만 3875건이 접수됐다. 신청액은 73조 9253억 원으로 예상 한도액의 3배를 훌쩍 넘겼다.

예상을 훌쩍 넘는 신청에 당초 10월부터 대환을 시작하려던 주금공의 계획은 무산됐다. 추혜선 의원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11일까지 대환 실행 건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금공 관계자는 추혜선 의원실에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공급을 목적으로 별도 심사지원반을 구성해 대출 심사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대출 심사를 위해 336명 수준의 인력을 운영 중”이라며 “지사의 대출 심사 비중을 70~80% 수준으로 확대하고 본사 직원 전체를 심사에 투입할 것이며, 계약직을 추가로 채용해 기한 내 대출 심사를 완료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추혜선 의원실이 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부로부터 제공받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심사지원 확대(안). 추혜선 의원은 “주금공이 서민형 안심전환 대출 처리에 급급해, 다른 서비스를 축소 운영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추혜선 의원실


그러나 추혜선 의원은 15일 국정감사에서 주금공으로부터 “직원당 하루 평균 952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영업일수 44일을 곱하면 한 사람당 약 4만 2000건을 심사하는 셈”이라며 “특히 전산 오류로 보완이 필요한 게 1만 8000건에 육박하고, 시세에 반영되지 않은 다세대 주택은 별도로 심사를 해야 한다. 이를 다 고려해 심사 계획을 수립한 것이냐”라고 부실 심사 우려를 제기했다. 

추 의원은 이어 “본사 직원 전체를 심사에 투입하겠다고 하는데 그럼 다른 일들은 뒤로 미뤄놓겠다는 의미냐”며 “이를 증명하듯 주금공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실적을 공사발전 기여도 평가에 반영하고 보금자리론 마케팅을 지양하라는 내용을 직원들에게 배포했다”고 기존 상품 축소 운영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에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보금자리론 마케팅을 지양하라 지시한 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자격에 미달되는 분들이 보금자리론으로 많이 신청해 별도로 마케팅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며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아파트의 경우 감정평가가 쉬운데, 다세대 주택은 직원들이 일일이 해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다. 기존 업무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지사에 업무 부담을 안기기보단 본부에서 부서별로 추가로 한 개 팀을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주금공을 향한 여야 감사위원들의 우려는 끊이질 않았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요 예측 실패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서 떨어진 신청자를 보금자리론으로 이끌어야 한다. (마케팅을 지양할 게 아니라) 서민들이 보금자리론을 제대로 신청할 수 있도록 주금공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정부 돈을 들이지 않고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하고 있는데, 왜 탈락자가 37만 명에 달하며 이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주금공 정책을 비판했다.

이정환 사장은 고용진 의원의 질의엔 “수요 예측을 잘못해 국민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 보금자리론 강화 등 탈락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도 김선동 의원 질의엔 “탈락자에게 추가 공급하려면 정부 출자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추가 공급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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