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법원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가 진전이 없다고 지적하며 회생절차 폐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시장에서는 홈플러스가 사실상 청산 기로에 놓였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잇따른 점포 폐점과 임금 체불 문제까지 겹치면서 영업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직원들의 생계 불안 역시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DIP 3000억 조달 난항…법원, 사실상 수행 불가능 판단
지난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 채권단, 양대 노조(일반노조·마트노조) 등 주요 이해관계인에게 공문을 보내 절차 진행 방향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법원이 지적한 부분은 DIP(긴급운영자금대출) 3000억 원의 조달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DIP 3000억 원을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지주, 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 원씩 분담하는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메리츠금융과 산업은행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금 확보는 어려워졌다.
법원은 이에 홈플러스가 제출한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이 사실상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회생절차를 폐지할 것인지 의견을 물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회생절차를 지속할 의지가 있을 경우,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과 새로운 제3자 관리인을 추천할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논의는 회생 일정의 법정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절차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행법상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 회생계획안 인가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3월 절차가 시작된 홈플러스의 가결 시한은 오는 3월까지다. 다만 법원은 필요에 따라 최장 6개월까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절차 지속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해관계인 간 입장에는 온도차도 감지된다. MBK파트너스는 회생계획안에 찬성하고, DIP 자금조달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 쪽에서는 조달 여건을 더 살펴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거론되고 있으나 공개적으로 강한 반대 입장을 내놓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노조 중 일반노조는 조건부 동의 입장을 밝힌 상태다.
반면 마트노조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에는 반대하면서도 회생절차 폐지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구조조정 방식은 수용하기 어렵지만 회사가 무너지는 것도 원치 않는 만큼, 새로운 회생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분위기다.
마트노조 측은 “회생절차 연장을 강력히 요구한다. 자금 마련 역시 MBK의 책임 있는 자구노력을 전제로 추진되어야 하며, 새로운 관리인은 공공적 성격을 가진 유암코가 적격이라고 생각하고 법원에 적극 추천했다”고 밝혔다.
#텅 빈 매대, 밀린 급여…홈플러스 청산 위기감 커지나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회생 절차가 중대한 분기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이 회생안의 실행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절차 폐지 가능성까지 열어두자 위기감도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추가 자금 조달, 자산 매각, 외부 투자 유치 등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법원이 청산이나 자산 처분 중심의 정리 절차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홈플러스는 최근 운영자금 부족으로 경영난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연말 5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 들어 12개 점포 추가 폐점을 공지했다. 납품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매대가 비어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직원 급여 지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월 급여는 일부만 지급됐으며, 2월 급여 역시 정상 지급이 어렵다고 안내된 상황이다.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넘기지 못하고 청산 단계로 접어들 경우 사회적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사와 전국 점포, 물류센터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파견·용역 인력까지 포함하면 생계에 영향을 받는 인원이 수만 명에 이를 수 있으며, 납품업체와 협력사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청산이 곧 즉각적인 영업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통상 자산 매각과 점포 처분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일부 점포는 투자자 인수나 임차 운영 형태로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MBK파트너스가 법원의 청산 결정을 기다리며 점포를 순차 매각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가 점포 수 유지를 압박했더라면 고용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을 텐데, 그런 조치가 없었던 점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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