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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응답하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노조 와해 의혹' 제기

'기네스 보상안'은 노조 갈라치기 시도 주장…25일까지 공식 답변 요구

2026.02.19(Thu) 11:14:41

[비즈한국] 과반 여부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최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와해 시도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공식 공문을 발송했다.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노사 간 신뢰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과반 노조 성립을 앞두고 교섭 주도권이 커지는 시점에서 최고경영진에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것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최근 교섭 과정에서 단결권 침해 등의 문제 상황이 있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공식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19일 발송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최준필 기자


초기업노조는 19일 이재용 회장 앞으로 ‘26년 임금교섭 관련 부당노동행위 의혹 제기 및 경영진 공식 입장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 공문에서 최근 진행된 본교섭과 집중교섭 과정에서 사측 교섭위원들이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침해하고 지배·개입의 의도가 다분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문에는 △교섭 과정에서 사용자 측 개입 정황 △조합원 탈퇴 종용 및 조직 약화 시도 의혹 △복수노조 체제에서 차별적 대응 가능성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담겼다. 노조는 이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 사안으로 규정하고, 사실관계 확인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임금 교섭의 핵심 쟁점인 사측의 ‘기네스 보상안’은 갈등의 기폭제가 됐다. 노조는 집중교섭에서 초과이익성과급(OPI)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이 아닌 영업이익의 20%로 개편하고 연봉 50% 상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EVA 기준을 현행으로 유지하는 대신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대 실적을 경신해 이른바 ‘기네스’를 기록하면 일회성 보상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초과 성과 1조 원당 연봉 1%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임단협 교섭이 성과급 산정 방식과 임금 인상률을 둘러싸고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회사 측 일부 대응이 교섭력 약화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일부 교섭위원이 “DS 노조 분리가 낫지 않냐”, “내년에도 교섭이 있으니 또 요구하라”, “집행부는 현업 복귀 시 특혜를 받는다”, “기네스 달성 조건은 당연하니 신경 쓰지 마라. 내가 장담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번 공문을 통해 이 회장과 경영진에게 △기네스 보상안의 의도된 기획 여부 △노조 폄훼 및 분열 조장 발언을 한 위원들에 대한 조치 계획 △경쟁사 수준의 성과급 구조 개선안 도입 의지 등 세 가지 핵심 사항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노조는 “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대표성을 흔드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최고경영자가 직접 상황을 인지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초기업노조는 앞서 조합원 수가 전체 근로자의 과반을 넘어섰다고 주장하며 고용노동부를 통한 검증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과반 노조 지위가 공식화될 경우 교섭대표노조로서 단체교섭권을 단독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제기된 부당노동행위 의혹은 향후 교섭 구도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조는 오는 25일 내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사측이 명확히 회신하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를 경영진의 직접적인 지시에 의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향후 과반수 노동조합 지위가 확정된 이후에는 노사 합의 사항을 최소화하겠다는 ‘강대강’ 대응 예고까지 덧붙였다.

 

회사 측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교섭 재개 여부와 향후 쟁의 수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갈등 속에 과반 노조 출범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최고경영진을 상대로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것은 노사 관계의 긴장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공동교섭단 내 다른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와 삼성전자노조동행은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초기업노조는 사측 교섭위원들의 문제 발언이 담긴 녹음본을 교섭대표노조인 전삼노에 공식 요청한 상태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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