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각자의 위치에서 경영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의 지난해 경영 실적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 최고 실적 거두고도 노사 분위기 악화
이재용 회장의 지난해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매출은 2024년 300조 8789억 원에서 2025년 333조 6059억 원으로 10.88%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조 7260억 원에서 43조 6011억 원으로 33.23%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의 존재로 인해 삼성전자를 두고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조 2063억 원으로 삼성전자보다 높다.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직원 성과급을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 기준 2964%로 책정했다. 연봉이 1억 원인 SK하이닉스 직원은 성과급으로만 1억 4820만 원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부서에 따라 성과급을 연봉의 43~50% 수준으로 정했다. 삼성전자 직원 역시 적지 않은 성과급을 받긴 하지만 SK하이닉스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호실적을 거두고도 노사 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삼성전자 노사는 최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돌입했는데, 삼성전자 공동교섭단은 초과이익성과급과 관련해 연봉 50% 상한 폐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에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 다수의 노조가 있다. 이들은 최근 삼성전자 공동교섭단을 꾸려 임단협 교섭에 나섰다(관련기사 "성과급 갈등으로 뭉쳤나" 삼성전자 첫 '과반 노조' 등장 초읽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SK하이닉스를 영업이익 부분에서 다시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꼽는다. 삼성전자는 12일 세계 최초로 HBM4의 양산·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조만간 HBM4 양산에 돌입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어쨌든 삼성전자가 한 발 앞서 나간 셈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2026년에는 글로벌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다양한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로직,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모두 갖춘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반도체 회사로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호텔신라, 실적 개선됐지만 기대보다는 아쉬움
이부진 사장의 호텔신라도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이부진 사장은 2010년부터 호텔신라 사장을 맡고 있다. 호텔신라의 매출은 2024년 3조 9746억 원에서 2025년 4조 683억 원으로 3.06% 증가했다. 호텔신라는 2024년 영업손실 52억 원을 기록했지만 2025년에는 영업이익 135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호텔신라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200억 원대로 예상했다. 정부가 지난해 중국인의 무비자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호텔신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호텔신라가 기대 이하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면세점 부문 때문이라는 평가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 면세 부문에서 임차료와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이익이 악화됐다”며 “임차료는 공항 이용객 수 증가에 따라 국내외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며 일회성 비용은 마카오 사업 종료와 해외 면세점 임차료 감면 이연 관련 총 100억 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 부문은 어려운 업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영 효율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호텔 부문은 브랜드 및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위탁운영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매출은 감소
이서현 사장은 2015년 삼성물산 사장에 취임했다가 2018년 물러났다. 이후 2024년 4월 삼성물산 전략기획 담당 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 사장은 2024년 중간에 합류한 만큼 2025년 실적은 경영 복귀 후 사실상 첫 성적표라는 평가다.
삼성물산의 매출은 2024년 42조 1032억 원에서 2025년 40조 7422억 원으로 3.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 9834억 원에서 3조 2927억 원으로 10.37%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매출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좋은 실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물산의 사업 부문은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등으로 나뉜다. 이 중 건설 부문의 매출이 2024년 18조 6550억 원에서 2025년 14조 1480억 원으로 4조 원 이상 줄어든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물산은 “하이테크를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준공 단계에 이르며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정부가 원전 사업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국내 다수의 원전을 준공했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에 대해 “원전 모멘텀이 꾸준히 가시화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소형모듈원자로(SMR) 프로젝트에 더해 팀코리아 및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협력을 통한 신규 대형원전 등 수주 파이프라인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는 점은 매우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핫클릭]
·
분기 '30조' 눈앞인데…삼성전자 임단협이 멈춘 곳은 '성과급 산식'
·
10·15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원정매입 급감…외지인 비중 19%
·
'도로 막혀도 마음은 가볍게' 설 귀성 교통정체 최고조
·
미래에셋의 '전 자산 토큰화' 시동…코빗 인수로 실행 단계 들어갔다
·
부산 7배·서울 6배… BTS 가는 곳마다 '숙박 바가지' 몸살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